
내년이면 고등학교 1학년이 된다. 서울은 고교 평준화 지역이기 때문에 내 친구들은 가고 싶은 고등학교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추첨을 기다리고 있다. 장애가 있는 나는 입학이 1년이나 남았는데도 벌써 고등학교 답사를 다니고 학교에 입학 문의를 해야 한다. 근 몇 개월간 주변 고등학교들을 돌아보며 한국 고등학교, 특히 사립 고등학교들이 장애 학생에게 참 불친절하다는 걸 깨달았다. 소위 ‘명문’이라는 고등학교도 경사로나 엘리베이터 같은 시설이 갖춰지지 않은 경우가 많았고 특수 교사가 없는 학교도 있었다. 심지어 장애 학생을 받아본 적이 한 번도 없다며 은근히 부정적인 의사를 내비치는 곳도 있었다. 이런 학교들이 아직도 있다는 사실이 나를 충격에 빠뜨렸다. 내가 다닌 초등학교와 중학교는 매우 가깝고 엘리베이터도 잘 갖춰져 있다. 덕분에 지난 9년간 친한 친구들과 같은 동네에서 자라고 학교도 함께 다닐 수 있었다. 이런 내게 ‘고등학교를 알아본다’는 행위 자체가 어색했다. 어릴 적,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여러 곳에서 거부당했다고 엄마에게 듣긴 했지만 그때는 워낙 어려서 잘 몰랐기 때문에 장애 학생에게 담을 쌓는 듯한 교육 현실을 이번에 처음 느껴본 셈이다. 엉뚱하게도 가장 먼저 든 생각은 ‘내가 특출나게 잘하는 것이 없어 다행이다’였다. 몇 달 전 누군가 ‘외고를 가는 게 어떠냐’고 제안한 적이 있었다. ‘그 정도 재능은 없는데…’ 하면서도 가벼운 마음으로 인근 외고를 알아봤는데, 엘리베이터가 전혀 설치돼 있지 않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다른 지역 학생들까지 일부러 찾아와 입학할 정도로 꽤 평판이 좋은 학교였기 때문에 좀 놀랐다. 만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