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4월 14일(수)

[기자수첩] 소셜벤처의 힘, 생태계

[기자수첩] 소셜벤처의 힘, 생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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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하 기자

지난 17~19일 소풍벤처스 주최로 서울 역삼동에서 열린 ‘임팩트 액셀러레이팅 마스터코스’에 참여했다. 2019년부터 매년 개최되는 임팩트 액셀러레이팅 마스터 코스는 ‘임팩트 액셀러레이팅의 모든 것’을 알려주는 프로그램이다. 임팩트투자의 개념부터 국내 임팩트투자 현황, 창업팀 발굴과 관리 방법, 사회적가치 평가 등 말 그대로 ‘모든 것’이 담겨 있다. 소풍벤처스가 직접 사용하는 툴킷을 그대로 공개하고 투자 심의 관련 서류 관리법, 대표님 멘탈 관리법 등 실제 펀드를 따고 창업팀을 발굴, 육성하는 과정에서 사용하는 모든 내용을 공개한다.

듣다 보니 ‘이렇게 다 공개해도 되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과정에 참여한 인원은 40명. MYSC, 사단법인피피엘 등 같은 초기 소셜벤처나 사회적기업을 키우는 기업이 대다수였다. 쟁쟁한 경쟁자들에게 신입사원 연수 수준의 내용을 모두 공개하는 게 쉽지 않겠다 싶었다. 문득 처음 임팩트 액셀러레이팅 마스터 코스에 초대하던 한상엽 대표의 말이 떠올랐다. 그는 “영업 비밀을 다 공개한다”면서 “생태계가 자라야 우리도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소풍벤처스가 생태계의 중요성을 절감하는 건 어쩌면 조직 특성 때문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소풍벤처스는 2008년 소풍이라는 이름으로 설립된 국내 최초 임팩트 전문 액셀러레이터다. 사회적기업육성법이 생긴 게 2007년이니 말 그대로 ‘맨땅에 헤딩하듯’ 일해왔을 것이다. 다른 조직과 힘을 합쳐 필요한 제도를 만들어달라고 정부에 요구하고, 언론과 대중에게 사회적가치를 위해 뛰는 기업과 투자의 가치를 알리고…. ‘사회적으로 지속가능해야 재무적으로도 성장할 수 있다’. 아름다운 말이지만 실제 기업 운영 과정 모든 단계의 구체적인 의사 결정 마디마다 이를 모두 적용하기는 쉽지 않다. 소풍벤처스 운영과 육성 기업에 대한 개입 과정에서도 시점마다 두 가지를 견주거나 따져 보면서 의사 결정을 해왔을 것이다.

세상에 완벽한 조직이란 없겠지만 ‘액셀러레이팅 노하우’ 측면에선 영업 비밀을 공개해 생태계를 키우기로 한 게 소풍벤처스의 결정이다. 그리고 이건 “우리는 모두 임팩트 로켓을 띄우는 발사체”라는 교육 마무리 발언에서도 드러났다. 소풍벤처스는 가장 먼저 생겨난 발사체에서, 발사체를 띄우는 발사체가 되기로 한 것이다. 그리고 아마 소풍벤처스가 이런 결정을 하기까지 소풍벤처스에게 생태계의 중요성을 가르친 또 다른 동료가 있었을 것이다. 교육이 끝나고, 주말을 지나 그 다음 주까지 단체 카톡방이 자주 울렸다. “주말 내내 곱씹어봐도 정말 좋은 교육이었습니다.” “배운 것 잘 소화해 사회에 도움이 되는 기업을 키우겠습니다.” 임팩트 로켓을 발사하는 발사체 수십개가, 새로운 임팩트 로켓을 태우러 출발했다. 끝없이 퍼져 나가고 증식하는 로켓과 발사체들이 만들 새로운 생태계를 기대해본다.

박선하 더나은미래 기자 sona@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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