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나은미래·더퍼스트 공동기획] [숨은 영웅을 찾아서] (2) 셋넷학교 박상영 교장 10년전 탈북청소년 10명과 함께 시작… 자격증 취득·문화교육·현장학습 수업 대학 진학보다 친구 찾기 중심 시간표·행사 등 전 과정 지역과 소통… 늘 “떳떳하게 출신 밝혀라” 강조 이역만리 타국 땅에서 스쳐간 사람을 3년 뒤 다시 만나게 될 확률은 얼마나 될까. 탈북 청소년 박상영(52) 셋넷학교 교장 이야기다. 1999년 중국 용정으로 봉사활동을 떠났던 박 교장은 난생처음 북한 아이들을 만났다. 가진 돈을 다 털어주고 “잘 살아야 한다”며 작별인사를 건넸는데, 3년 만에 자신이 다니는 교회 앞마당에서 그들과 재회했다. 고생 끝에 남한에 온 만큼 잘 지낼 줄 알았던 아이들의 얼굴에서는 좀체 행복을 읽을 수 없었다. 그는 10여 명의 탈북 청소년을 데리고 주말마다 온 동네를 쏘다녔다. 새로운 사람도 만나고, 예술도 배우게 했다. 그렇게 시작된 대안교육이 장소를 갖추고 커리큘럼을 만들면서 ‘셋넷학교’가 됐다. 올해로 딱 10년이다. ◇탈북 청소년 생존 위한 ‘선택 교육’ 여의도의 유명 증권회사에서 직장생활을 하던 박 교장은 채 2년을 채우지 못하고 그곳을 떠났다. ‘한 번뿐인 인생을 돈보다 가치 있는 일에 쓰자’는 결심 때문이었다. 6개월간 가족을 설득한 끝에 대화문화아카데미에서 문화교육운동을 시작했고, 1995년에는 학교 밖 청소년들을 위한 대안 배움터 ‘따또학교’를 세웠다. 그리고 2004년, 중국 용정에서 만난 탈북 청소년들과의 인연으로 셋넷학교를 시작했다. “우리는 선택의 사회를 살고 있습니다. 결혼이나 학업, 직장에 대한 고민을 하죠. 그러나 북한에서는 당이 모든 걸 결정합니다. 탈북 청소년들은 언어가 통하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