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펀딩] “함께 살 새 집 지어질 날 올까요”…은평재활원 50명 장애인들의 기다림

“저요? 하루 종일 휠체어에만 있는데….” 평소에 무얼 하며 노느냐고 묻자, 이승연(가명·15)군이 미소와 함께 답했다. 이군은 온몸의 근육이 서서히 퇴화하는 근이영양증을 앓고 있다. 한때 뜀박질을 할 정도로 건강했지만, 병의 진행이 빨라지면서 아예 걸을 수 없게 됐다. 근이영양증은 심장 근육에까지 진행되면 목숨을 잃을 수 있고, 20세 이후로는 생존 가능성이 낮은 병이다. “안타깝죠. 한창 꿈 많을 시기인데 자기 병이 어떻게 진행될지 알고 있으니까요. 나중에 요리사가 돼서 친구들에게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준다더니, 어느 순간부터 ‘저는 이제 못 하잖아요’ 하더라고요.”(이보라 사회복지사) 이군은 현재 지적장애인 거주시설인 서울 은평구 은평재활원에서 생활한다. 어릴 적 부모와 분리돼 일반 아동시설에서 지내다 지적·지체 장애 증세로 2011년 이곳에 왔다. 이군을 돌보는 이보라 사회복지사는 “친구들처럼 ‘춤을 배우고 싶어요’, ‘빵 만드는 제과제빵사가 되고 싶어요’ 하던 아이가 언젠가부터 앉아서 할 수 있는 일로 꿈이 바뀌더라”며 “옆에서 응원해줘도 자신이 이미 꿈을 포기해버린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런 이군에게는 간절한 소원이 하나 있다. 재활원의 또래 친구들과 같은 방을 쓰는 것이다. 하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다. 원래 지내던 재활원 건물이 2014년 안전진단 E등급을 받아 철거되면서, 3년 전부터 50명 원생이 아파트 1곳과 빌라 2곳에 떨어져 살게 됐기 때문이다. 또래들이 지내는 5층 빌라 건물은 엘리베이터가 없어 이군 혼자만 차로 10분 정도 떨어진 아파트에서 중년배 형들과 함께 생활하고 있다. 이수현 은평재활원 팀장은 “또래 친구들이 낮에 치료를 받으러 들렀다가도 저녁이 되면 각자 숙소로 가버리기

장애인에 날개 달아주는 ‘기술’의 힘

지난 12일, 서울 강남구 디캠프 선릉센터에서 열린 ‘에이블테크 디파티(Able-tech D.PARTY)’ 현장. ‘기술’을 활용해 장애인의 일상 속 불편함을 해소하고자 하는 스타트업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에이블테크란 장애인이 직면하는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보조 공학 기술을 포함, 사용자 접근성을 고려한 기술을 말한다. 서울시NPO지원센터와 디캠프가 공동 주최한 이날 행사는 에이블테크 산업 내 스타트업과 지원 기관, 투자자 간의 네트워킹을 위해 마련됐다.     ◇기술로 장애 장벽 낮추는 ‘에이블테크(Able-tech)’    참석한 에이블테크 기업 6곳은 AUD사회적협동조합, 토도웍스, 무의협동조합, 위에이블(we.able), 사운드플렉스 스튜디오, 설리번이다. AUD사회적협동조합은 청각 장애인의 의사소통과 사회 참여를 위한 문자 통역 및 자막 서비스 앱 ‘쉐어타이핑’을 제공한다. 문자 통역은 소리 정보를 실시간 자막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다. 박원진 AUD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은 “내년 1월 즈음엔 인공지능 ‘에이브릴’을 활용해 문자 통역사가 필요 없는 인공지능 문자 통역 서비스도 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토도웍스는 수동 휠체어에 장착해 사용하는 전동키트 ‘토도드라이브’를 개발, 수입 제품보다 저렴한 가격(176만원)에 보급하는 IT 소셜 벤처다. 정성환 토도웍스 본부장은 “스마트폰 앱으로 조이스틱을 무선 조종하는 서비스를 준비 중이며 궁극적으로 자율주행까지 나아가려 한다”고 했다. 무의협동조합은 교통 약자를 위한 서울 지하철 환승 지도 제작 프로젝트로 잘 알려진 장애 인식 개선 콘텐츠 제작 회사다. 사운드플렉스 스튜디오는 시·청각 장애인을 위해 화면 해설, 자막 등이 탑재된 ‘배리어 프리(barrier-free)’ 콘텐츠를 기획·제작한다. 위에이블은 접근 가능한 여행지를 지도화하고, 장애 인식 개선을 위한 미디어 스타트업을 준비 중이다. 벙어리장갑을 ‘엄지장갑’으로 바꿔 부르자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던 설리번은

“영어 못하는 이민자 부모 걱정 사라집니다”

美 비영리 스타트업 토킹포인츠 임희재 대표 “미국은 한국과는 비교가 불가능할 정도로 빈부 격차가 학업 성취도에 큰 영향을 미쳐요. 저소득층 부모의 경우 학교의 교육 참여도는 부유층의 절반 이하예요. 부모의 아이 교육 참여 여부에 따라 학습 성취도가 2배 이상 차이가 납니다.”  미국 실리콘밸리의 비영리 스타트업 ‘토킹포인츠(https://talkingpts.org)’ 임희재(31·사진) 대표가 부모와 교사 간의 양방향 소통을 도와주는 번역 플랫폼을 개발한 이유다. 교사가 토킹포인츠 웹사이트 혹은 앱을 이용해 학부모에게 메시지를 보내면, 구글 번역 시스템을 활용한 플랫폼을 통해 학부모의 모국어로 번역돼 전송된다. 학부모도 간편하게 모국어로 문자메시지를 써서 교사에게 전송하면 된다. 굳이 스마트폰을 사용할 필요도 없다. 토킹포인츠가 설립된 지 올해로 3년 차, 현재 영어뿐만 아니라 스페인어·아랍어 등 22국 언어에 대한 번역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으며 미국에서만 45개 주에서 약 8만명이 사용하고 있다. 지난 18일, SK행복나눔재단의 사회혁신가들의 네트워킹 프로그램 ‘SIT(Social Innovators Table)’ 강연 발표자로 방한한 임 대표를 만나 비영리 스타트업 대표로서의 경험을 물었다. 임 대표가 다문화 교육 문제에 주목한 이유는 무엇일까. 결정적인 계기는 스탠퍼드 대학원에 다니면서 근처의 저소득층 밀집 지역인 이스트 팰로앨토의 공립학교를 방문하면서였다. 교실에 히스패닉계를 비롯해 다양한 언어를 쓰는 친구가 많았고, 학부모 미팅에도 통역사를 부를 정도였다. 캘리포니아주 고등학생의 43%가 집에서는 영어를 사용하지 않고 있었다. 임 대표는 2014년 오클랜드에서 열린 ‘스타트업 위크앤드 에듀케이션(Startup Weekend Education)’에서 ‘토킹포인츠’ 아이디어를 처음 발표했다. 이후 학교에 다니면서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이어 스탠퍼드대 경영전문대학원의 ‘사회적 혁신 펠로’와 글로벌

환경 문제 해결방안 찾는 사회적 기업가들, 11월 9일부터 11일까지 제주에 모인다

D3 임팩트 나이츠 초청 해외 기업가들 지난 19일 랜싯 환경오염·보건위원회(The Lancet Commission on pollution and health)는 ‘매년 900만명이 대기·수질오염 등 환경오염으로 목숨을 잃는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전 세계 사망자의 16%, 6명 중 1명이 환경오염 때문에 조기 사망한다는 것이다. 특히 위원회는 환경오염으로 인한 조기 사망자의 약 92%가 중국과 인도를 비롯한 아시아, 동유럽, 아프리카 중남부 지역 등 소득이 낮거나 중간 수준인 국가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제는 해결책에 주목할 시기다. 이미 사회적기업가들은 세계 곳곳에서 기후변화, 대기오염 문제 등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다음 달 9일부터 11일까지 제주에서 열리는 글로벌 임팩트 투자 포럼 D3 임팩트 나이츠(D3 Impact Nights)에서는 환경문제를 해결하는 글로벌 기업가들을 만날 수 있다. 이번 포럼에 참여하는 중국 스타트업 이쿼타 에너지(EQouta Energy)는 빌딩의 에너지 사용량을 빅데이터를 활용해 분석하고, 스마트 그리드(일반적인 전력망에 ICT 기술을 접목시킨 차세대 전력망) 기술을 접목해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솔루션을 제공한다. 또한 탄소배출량 측정 시스템까지 통합시켜 중국의 탄소배출권 시장에서 거래할 수 있는 시스템까지 개발했다. 춘광샬롯왕(Chunguang Charlotte Wang) 이쿼타 에너지 대표는 미국 아이오와주의 도르트대학(Dordt College) 컴퓨터과학 학사, MIT 시스템 디자인 및 관리 석사, 워싱턴대 컴퓨터과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고, 2012년에는 하버드 중국 시드 시니어 펠로(Harvard China Seed Senior Fellow)로 선정된 인물이다. 아시아 아이들용 미세 먼지 마스크를 개발한 에어모션(airmotion)의 비비호(Bibi Ho) 설립자와 가드닝으로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하는 대만의 첫 번째 비콥(B-corp) 도미(Domi)의

성장하는 임팩트 투자… 주요 키워드는 기후변화·더 좋은 일자리

국내 임팩트 투자 트렌드 나라 안팎으로 임팩트 투자를 둘러싼 관심이 뜨겁다. 임팩트 투자는 재무적 수익뿐 아니라 사회·환경적 가치를 고려한 투자로 사회적기업이나 소셜 벤처의 재원 조달 방법으로 일컬어진다. 지난 18일 문재인 정부는 ‘사회적경제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며 1000억원 규모의 ‘임팩트 투자 펀드’를 신설할 것을 밝혔다. 중소기업벤처부를 중심으로 모태펀드(80%)와 민간(20%)이 출자해 펀드를 구성하거나 엔젤 투자자가 임팩트 투자를 하면 매칭 펀드 방식으로 투자를 하게 된다. 해외에서는 임팩트 투자 시장에 대한 관심이 주류로 확산되는 추세다. 지난 4일 글로벌 대형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텍사스퍼시픽그룹(TPG)에서는 ‘라이즈'(Rise)라는 이름의 임팩트 투자 펀드를 20억달러(약 2.3조원) 규모로 결성했다고 발표했다. 이와 관련, 다음 달 9일부터 11일까지 임팩트 투자 기관 ‘D3쥬빌리’는 제주 히든클리프 호텔&네이처에서 글로벌 임팩트 투자 포럼 ‘D3임팩트 나이츠(D3 Impact Nights)’를 열고, 임팩트 투자와 관련된 심도 깊은 논의를 이어간다. 더나은미래는 지난해에 이어 ‘D3 임팩트 나이츠’의 단독 미디어 파트너로 참여한다. ◇한층 다양해진 임팩트 투자자들 민간 투자자들이 소셜 벤처, 사회적기업 등에 투자를 시작한 지는 10년 남짓 정도. 2008년 다음 창업자 이재웅씨가 소셜 벤처 투자기관 ‘에스오피오오엔지(sopoong)’를 설립했고, 2011년에는 G마켓 재무이사(CFO) 출신 이덕준 D3쥬빌리 대표가 샌프란시스코와 서울에 거점을 둔 글로벌 임팩트 투자회사를 설립했다. 이덕준 D3쥬빌리 대표는 “초기에는 투자 클럽을 만들어 엔젤 투자자와 소셜 벤처의 접점을 만들었다”고 했다. 이재우 보고펀드(Vogo fund) 대표, 윤훈섭 스타트업엑스엔젤스 대표도 초기 D3 투자 클럽에 참여했던 임팩트 투자자들이다. 정부는 주로 ‘생산적 복지’ 차원에서 임팩트

“폐렴 백신 있는데, 왜 매년 100만명이나 목숨을 잃을까요?”

엘스 토릴 국경없는의사회 액세스 캠페인 총괄 인터뷰 화이자,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등 글로벌 제약회사에 필수의약품 가격 인하, 복제약 연구 지원하기도    “제네릭(복제약)의 글로벌 접근성 제한 말라.” 최근 인천에서 16개국이 모인 제20차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협상의 화두였다. 국제 의료구호단체 국경없는의사회는 한국과 일본 정부에게 “적정 가격으로 형성된 복제약의 접근성을 제한하는 조항을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 RCEP은 세계 인구의 절반 가량에 영향을 미치는 다자간 무역협상이다. 이번 회의에는 아세안(ASEAN) 10개국과 자유무역 협력국인 한국, 일본, 중국, 인도, 호주, 뉴질랜드에서 지난 17~28일까지 참가했다.  국경없는의사회에 따르면, 한국과 일본 정부는 제약사들의 지적재산권 보호를 확대해 각 기업의 영향력을 연장하는 조항을 RCEP에 포함시키려 하고 있다. 이는 복제약을 통한 시장 경쟁과 무역을 제한, 필수의약품 접근성을 더 낮추는 ‘개악’이라는 게 국경없는의사회의 입장이다.  제약사들의 가격 구조와 필수의약품 접근성. 어떤 상관관계가 있을까. 지난달 27일 서울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개발도상국백신제조사네트워크(DCVMN)’ 컨퍼런스 참가를 위해 방한한, 엘스 토릴(Els Torreele) 국경없는의사회 캠페인 총괄을 만났다. 그녀는 필수의약품 접근성 강화를 위한 캠페인(이하 ‘액세스 캠페인’)을 책임지고 있다. 엘스 토릴은 생명공학 연구자와 비영리단체 활동가로 시작, 소외의약품 개발 비영리단체 공동 창립자를 거친 바 있다. 그녀가 털어놓는 필수의약품 접근성의 실태, 왜곡된 의약품 가격 책정 구조 등을 들어보자.    ◇1만달러에서 100달러로 낮아진 치료제, 수십만 목숨 살려 토릴 총괄이 이끄는 ‘액세스 캠페인’은 1999년 노벨 평화상을 수상하면서 받은 수익금으로 시작하게 된 캠페인이자 국경없는 의사회 산하기구다. 개발도상국에서 꼭 필요한 약을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도록 제약회사 등을 압박하고 문제를

[시니어 공익을 만나다] “제3의 인생 커리어, 제3섹터에서 ”

‘시니어, 공익을 만나다’ 시리즈의 세 번째 편, “시니어 사회공헌, 앞으로 나아가려면?” 폴에릭 틴백 제3의 커리어 대표 인터뷰     “5060세대는 제2의 인생이 아닌 제3의 인생, 제3의 커리어를 찾아야 합니다.” 덴마크에서 중장년층의 새로운 삶을 지원하는 사회적기업인 ‘제3의 커리어’ 폴에릭 틴벡(71) 대표가 지난달 26일 ‘서울50+국제포럼’ 주요 연사로 참석했다. 서울시50플러스재단이 주최한 서울50+국제포럼은 ’50+, 배움은 더 길게 나눔은 더 가깝게’라는 주제로 지난달 26일부터 이틀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및 서울50플러스캠퍼스 일대에서 열렸다. 이번 방한 기간 ‘퇴직 후 삶의 징검다리 놓기’를 주제로 강연한 그는, 퇴직을 앞둔 중장년층이 명확한 삶의 목적을 찾을 수 있도록 설계된 EU 모델 등을 소개하며 이 같은 말을 했다. 지난달 27일 서울 한 호텔에서 만난 틴벡 대표에게 50+세대의 제3의 커리어와 사회참여를 물었다.   -제3의 인생이란 무엇인가?  “제3의 연령기에 갖는 커리어를 의미하는 것으로, 나는 제3의 커리어라고도 부른다. ‘인생 3기’는 충분히 독립적 생활이 가능하고 기존의 커리어를 연장하는 시기이다. 현재 은퇴를 앞둔 혹은 이미 은퇴한 50+세대가 해당된다. 즉 어린이에서 성인으로 넘어가는 시기가 제1의 인생, 성인에서 중장년기로 넘어가는 때가 제2의 인생, 그리고 중장년기에서 노년기로 넘어가는 시기가 제3의 인생인 것이다. 과거 농경, 공업 사회에서는 ‘유아기-청년기’ 다음에 바로 ‘노년기’가 왔다. 평균 수명이 짧았기 때문이다. 반면 현재 인생 사이클은 ‘유아기-청소년기-청년기-중장년기(50+세대)-노년기’ 순서가 됐다. 청소년기, 중장년기 등 새로운 세대가 생긴 것이다. 이는 평균 수명의 연장과 노동과 교육의 변화가 가져온 결과다. 이런 변화에 따라 50+세대는

과학자들이 재능기부로 만드는 특별한 강연

2010년 정재승 교수의 아이디어로 시작, 올해로 8회째 맞아   저와 함께 ‘강연 기부’ 해주실 과학자 없으신가요? 지난 2010년, 유명 뇌 과학자 정재승 카이스트 바이오 및 뇌공학과 교수는 개인 SNS에 글 하나를 올렸다. 지방 강연 후 돌아오는 기차 안에서 떠오른 한 아이디어 때문이었다. ‘과학자, 공학자, 과학작가 등이 한날 한시에 전국에서 재능기부로 강연을 하면 어떨까? 우연히 강연을 들은 한 아이가 미래 과학자가 된다면?’ 그는 동료 과학자들과 함께 이 아이디어를 발전시켜 나갔다. 전국의 지방 중소도시 청소년을 위한 무료 과학 강연회 ‘10월의 하늘’이 탄생한 배경이다. ‘10월의 하늘’은 과학 강연을 접하기 힘든 청소년들이 과학에 대해 꿈을 꿀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주는 강연이다. 10월의 하늘이라는 이름도 탄광촌 소년이 로켓 과학자의 꿈을 이뤄가는 과정을 그린 영화 ‘옥토버 스카이(October Sky)’에서 따왔다. 10월의 하늘 준비모임의 주최로, 2010년부터 매년 10월 마지막 주 토요일마다 전국 30여개 도서관에서 무료로 진행된다. 각자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는 과학 커뮤니케이터들이 강사로 서고, 후원 없이 강연자 및 행사 진행자 전원의 자발적인 재능 기부로만 꾸려진다. ‘피카츄가 뚱뚱한 이유’, ‘티라노사우르스는 털복숭이일까 아닐까’. 과학과 기술을 위주로, 청소년들에게 과학에 대한 재미와 꿈을 심어줄 수 있는 강연 주제들이 매회마다 청소년들을 맞이한다. 인공지능, 뇌, 천문학, 고생물학 등 거의 모든 과학영역을 다루지만, 전문 과학자가 아니더라도 과학에 대한 이야기라면 누구든 강연자로 재능을 기부할 수 있다. 실제 음악가, 소설가, 화가 등 다양한 분야에서도 강연자로 참여한 바 있다. 강연자 뿐 아니라 행사 준비 및 진행자로도 많은 이들이

“민주주의는 동사, 교육은 ‘건강한 시민’ 길러내야”… 비판교육 석학 마이클 애플 인터뷰

“민주주의의 새 역사를 썼다는 촛불 이후에도, 세월호 참사를 겪고 난 지금에도, 학교는 왜 이런가요?” 지난달 26일,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촛불청소년인권법제정연대’ 출범식이 열렸다. 청소년·교육·인권 등 214개 시민사회단체들이 모여 결성한 연대체다. 촛불청소년인권법제정연대는 “청소년도 대한민국 시민으로서 지난 겨울 광장에서 평등하게 촛불을 들었지만, 촛불혁명을 계기로 탄생한 새로운 정부 하에서도 청소년 인권이나 삶은 달라진 게 없다”며 청소년 참정권 보장, 어린이 청소년 인권법 및 학생 인권법을 담은 청소년인권법 제정을 촉구했다.  지난 겨울, 1000만명이 광장에 섰던 촛불집회. 그로부터 수개월이 흘렀지만 학교 현장에서 ‘촛불’은 이어지고 있다. “광장에는 있어도 학교에는 없는 게 민주주의”라며 ‘교육에서의 민주주의’를 외치는 목소리가 터져나오는 것. 지난 7월엔 “경쟁과 사교육의 중심에 있는 외국어고·자립형사립고를 폐지하라”며 ‘특권학교 폐지 촛불시민행동’이 출범하는가 하면, 지난 9월엔 학생들의 참정권과 인권 보장을 요구하는 ‘촛불청소년인권법제정연대’도 출범했다. 교내 성 평등과 인권, 다양성에 대한 요구도 터져 나왔다. 지난 8월,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 ‘페미니즘 교육’을 진행했다는 이유로 한 초등학교 교사에게 온·오프라인상의 인신공격이 계속된 것과 관련해 온라인에선 ‘#우리에겐 더 많은 페미니스트 선생님이 필요합니다’ 캠페인이 진행됐다. 하룻밤 사이 1000명이 넘는 이들이 캠페인에 서명했다. 지난달 1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더불어민주당 ​권미혁 의원과 ​전교조 여성위원회, 시민들의 직접 민주주의 플랫폼 ‘우주당’ ​등은 “학생들이 다양성과 자유 안에서 뛰어 놀도록 해야 하고, 여성이나 소수자라는 이유로 성 역할이나 편견을 강화해선 안 된다”며 교육부 내 성 평등 전담 부서를 설치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난민들을 언어교사로 고용하는 사회적기업 ‘채터박스’를 아십니까

[더나은미래x영국문화원]글로벌 사회적기업 트렌드 읽기     수십년 경력을 가진 검증된 엔지니어 파투니(Patuni)는 1994년 아프가니스탄 카불(Kabul)을 떠났다. 그녀는 카불 대학교에서 토목 공학을 공부하는 100명의 수강생들 중 5명 뿐인 여학생 중 하나로, 아프가니스탄을 변화시키고자 노력하는 아프간의 희망세대이기도 했다. 아프간 전쟁이 발발한 90년대, 그녀가 살던 카불은 탈레반으로부터 점점 더 많은 위협을 받고 있었다. 1994년, 탈레반 세력이 카불의 한 결혼식장에서 일으킨 폭탄테러로 70명의 사상자가 나오자, 파투니는 이곳을 떠나기로 결심했다. 아프간을 떠난 그녀는 대륙 바깥 이곳저곳을 여행했다. 마침내 정착한 곳이 영국 런던이었다. 이후 10년간 그녀는 계속해서 청소부 같은 저숙련 직업을 전전했다. 파투니의 딸인 무르샬은 그런 경험이 난민들 사이에서 공공연한 것이라 말한다. “아무리 다른 소수 그룹에 비해 평균 이상의 교육 및 훈련 수준을 갖춰도 난민들의 고용률은 현저하게 낮아요. 대부분의 일이 사람들을 잘 마주치지 않는데다 매우 불완전한 고용상태인 경우가 많죠. 더 숙련되고 보상이 높은 다른 직업으로 옮겨갈 기회도 많지 않아요. 보수는 무척이나 낮고요.” 무르샬은 현실을 이렇게 설명한다. “잘못된 직업소개소에 들어가 외국 이름이 적힌 이력서를 내민다고 생각해보세요. 게다가 업무 공백도 긴 이력서를 보여준다면 어떻게 될까요. 매우 불리하게 작용할 겁니다.” 무르샬은 어머니인 파투니의 경험으로부터 영감을 받아 2016년 사회적기업 ‘채터박스(Chatterbox)’를 설립했다. 난민들이 가진 가능성을 더 나은 방법으로 활용하도록 돕기 위해서다. 그녀는 난민들을 개인과 단체를 대상으로 한 언어 교사로 고용해 온라인 또는 오프라인으로 서비스 이용자들에게 1:1 수업을 제공하도록 했다.  “난민들은 서너

[공감펀딩]조금 일찍 태어났을 뿐인데…‘이른둥이’ 가정의 눈물

지훈(가명·3)이는 엄마 뱃속에서 예정일보다 두 달 먼저 나왔다. 쌍둥이 중 둘째였다. 쌍둥이는 태어나자마자 뇌출혈 증세를 보였다. 첫째는 피가 곧 멎었지만, 지훈이는 응고된 피딱지가 뇌 속 관을 막았다. 뇌에 물이 차오르는 ‘뇌수두증’이었다. 물을 빼는 기계와 연결하기 위해 뇌에 관을 삽입하는 수술을 받았다. 당시 몸무게는 2.27㎏. 선천적으로 아래턱뼈가 발달이 덜 된 ‘삐에로 로빈증후군’으로 스스로 호흡도 못 했다. 기관지가 약해 20㎖ 젖병 하나를 먹는데만 두 시간이 걸렸다. “아이가 아프면서 굉장히 힘들어졌습니다.” 애써 담담한 표정을 지었지만 엄마 이희경(가명·41)씨의 삶은 송두리째 변했다. 부산의 한 정수기 회사 코디네이터로 일하던 이씨는 쌍둥이를 임신하면서 사표를 냈다. 남편은 가구공장에서 매일 야근과 지방 출장을 다닌다. 쌍둥이를 가진 기쁨도 잠시, 두 아이의 의료비가 부부를 나락에 빠뜨렸다. “시험관 시술도 무리해서 받았는데, 두 아이의 수술비와 중환자실 비용으로 400만원이 더 들었어요. 지훈이는 감기에 걸릴 때마다 호흡을 못해 입원하는데, 그때마다 20~30만원씩 병원비가 나가요. 빚이 계속 늘어요.” 남편의 월급과 지난 겨울부터 받는 의료급여를 합쳐서 한 달 수입은 150만원 남짓. 생활비와 의료비를 충당하기엔 한참 부족하다. 그녀는 “친정 부모님 도움으로 생활비를 쓰지만 아직 남은 빚이 600만원이나 된다”며 “힘들게 일해도 나가는 돈이 더 많으니 남편도 허탈해한다”고 말했다. 두 돌이 지난 지금도 지훈이는 걸음마를 못 뗀다. 운동 기능을 담당하는 뇌의 백질 부위가 손상됐기 때문이다. 운동 신경의 발달을 돕는 재활치료를 받아야 한다. 이씨는 지난 1년간 일주일에 두 번씩 경기도 포천에서 서울까지

“불평등, 사회 불안, 환경 파괴 등 사회·환경 고려한 투자만 합니다”

  기후변화(Climate Action), 포용적 경제(Inclusive Economy), 성 다양성(Gender Diversity)…. 11월 9일부터 11일까지 제주에서 열리는 글로벌 임팩트 투자 포럼 D3 임팩트 나이츠(D3 Impact Nights)의 메인 주제다. 이 자리에는 재무적 수익뿐만 아니라 사회·환경적 가치를 따져 투자하는 글로벌 임팩트 투자 기관들이 모여 그동안의 성과와 경험을 나눈다. 임팩트 투자란 무엇이며, 임팩트 투자 기관은 어떻게 운영될까. 올해 포럼에 연사로 방한하는 홍콩의 임팩트 투자 기관 RS그룹의 로니 맥(Ronie Mak) 운영 디렉터와 이메일로 사전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녀는 2014년 RS그룹에 합류하기 전에는 HSBC에서 8년 동안 전략 및 M&A 업무 등을 맡았으며 총 15년가량의 투자은행 경력을 가진 인물이다. ―RS그룹은 홍콩에서 중간 규모의 ‘패밀리 오피스(부호가 자신의 자산 운용을 위해 설립한 개인 운용사)’로 알고 있다. 패밀리 오피스가 임팩트 투자를 선택한 이유가 있나. “2008년 세계 금융 위기가 계기였다. 현 시스템이 사람뿐 아니라 환경에도 피해가 되는 식으로 작동되고 있는 걸 깨달았다. RS그룹 의장인 애니 첸(Annie Chen)은 2010년부터 모든 자산을 지속 가능한 발전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투자키로 했다. RS그룹의 총자산이나 투자 수익률은 공개적으로 발표하진 않는데, 우리는 아주 다양한 방식으로 임팩트 투자를 집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각기 다른 방식으로 임팩트 투자를 한다는 것이 무슨 뜻인가. “RS그룹은 기존 투자 방식과 동일한 지분 투자, 채권, 사모펀드, 부동산 등의 자산도 있지만 기부금(grants)이나 현금(cash)으로도 투자를 한다. 투자뿐만 아니라 자선까지 혼합해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는 것이다. 어떤 지역을 대상으로, 어떤 사업을 진행하는지, 투자자로서 얼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