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 구구컬리지 대표는 “배우고 싶은 사람은 마음껏 배울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하지원 청년기자
“누구나, 원하는 만큼 배울 수 있는 사회를 향해”… 구구컬리지의 ‘99%를 위한 교육’

[인터뷰] 박용 구구컬리지 대표 “중·고등학교를 중간에 그만둔 아이들이 어떤 일자리를 가질 수 있을까요. 수입이 불안정한 아르바이트를 전전할 가능성이 큽니다. 미래를 계획하고, 미래에 투자할 여유가 없죠. 이 친구들에게 엑셀을 가르쳐준 적이 있어요. 기초적인 내용만 알려줬는데도 이 기술을 활용해 안정적으로 경력을 쌓고, 자연스럽게 앞으로 인생에 대한 새로운 계획을 내놓더라고요. 단순한 엑셀 교육이 아이들에게는 삶의 전환점이 된 거죠.” 지난 2일 서울 성동구 헤이그라운드에서 만난 박용 구구컬리지 대표가 말했다. 구구컬리지는 ‘99%를 위한 교육’이라는 비전을 가지고 설립된 비영리단체다. 모든 직원이 개발자 출신이라는 특성을 살려 정보 격차 문제를 해결해 교육 불평등을 완화하고자 한다. 충분한 교육 기회를 가지지 못했던 청년을 대상으로 교육용 애플리케이션을 만들고, IT기술에 대한 강의를 제공한다.  -왜 99%라는 수치를 선정한 건가. “1%라고 하면 상위 1%를 떠올린다. 이들은 자유롭게 배울 수 있는 환경을 가진 사람들이기도 하다. 학습에 제약이 있는 나머지 99%를 위한 교육을 하자는 의미에서 이 수치를 내세웠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비유적인 표현이다. 사실은 100%, 모두가 자유롭게 학습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다.” -교육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있나. “구구컬리지 설립은 지난해에 했지만, 정확히는 2015년부터 이어져 온 사업이다. 삼성전자를 2014년에 그만두고 경기 성남에 있는 ‘일하는 학교’에서 학교 밖 청년들을 대상으로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그때 한 친구에게 엑셀 사용법을 가르쳐줬다. 그 친구가 엑셀 기술을 재밌게 배우더니 얼마 후 안정적인 직장에 취업해 삶에 대한 계획을 열정적으로 세우는

김현진 코리안앳유어도어 대표는 “시각장애인들과 만날 때마다 ‘말을 너무 잘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대화를 통해 언어도 잘 가르칠 수 있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코리안앳유어도어 제공
“시각장애인은 안마사만 해야 하나요?”… 시각장애 한국어 강사 100명 키운 사회적기업

[인터뷰] 김현진 코리안앳유어도어 대표 “시각장애인이 안마사 같은 특정 직업으로만 내몰리는 게 부당하다고 생각했어요. 제가 직접 만나 본 시각장애인들은 다재다능하고 잠재 역량도 높았거든요. 이 사람들을 위한 좋은 일자리가 없는 현실이 답답했죠.” 사회적기업 코리안앳유어도어에서는 시각장애인들이 ‘한국어 강사’로 활동한다. 코리안앳유어도어에서 직접 강사 교육을 받고, 외국인에게 온라인으로 1대1 한국어 회화 수업을 진행한다. 2018년 말부터 현재까지 교육을 받고 강사로 일하는 인원은 총 97명. 1년 만에 2배가 늘어날 정도로 급속히 성장했다. 지난달 26일 서울 구로구에 있는 코리안앳유어도어 사무실에서 김현진(31) 대표를 만났다. -왜 장애인 일자리에 관심을 갖게 됐나요? “제가 어릴 때부터 아토피가 굉장히 심했어요. 아토피 흉터가 잘 보이니까 자연스럽게 차별도 많이 받았어요. 그러다 보니 ‘아픈 건 아픈 거고, 왜 내가 할 수 있는 일까지 무시당하지’라는 생각을 자주 했어요. 그래서 장애인 일자리에도 관심이 갔던 것 같아요. 장애인은 일할 수 없다고 여기는 사회에 화가 났어요. 제가 직접 해결해보고 싶었죠. 대학생 때는 정신장애인도 바리스타로 함께 일하는 카페에서 인턴으로 일했어요. 장애인이 일자리를 얻으니 당사자 삶뿐 아니라 가족의 삶까지 나아지더라고요.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더 좋은 일자리가 없을까’ 고민을 시작했죠.” -다양한 장애군 중 시각장애인의 일자리에 집중한 이유는요? “다양한 장애에 대해 공부하는 스터디에 참여했어요. 그러다가 우리나라에 시각장애인이 많다는 것, 그리고 이들이 후천적으로 장애를 얻은 경우가 많다는 걸 알게 됐어요. 시각장애인이 국내에 25만명 정도인데 90%가 중도 실명인 거예요. 비장애인과 똑같이 사회 경험을 쌓아도 시각장애를 얻으면 경력이

고대현 소이프 대표는 “자립준비청년에 대한 경제적 지원이 늘었지만, 이것만으로 부족하다”면서 “살면서 만나게 될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도록 ‘자립 역량’을 키워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소이프 제공
“자립준비청년의 ‘지속가능한 자립’을 돕습니다”

[인터뷰] 고대현 소이프 대표 “자립준비청년에게 자립은 ‘옮겨심기’예요. 작은 화분에 심었던 나무가 양분을 먹고 커지면 새로운 화분에 분 갈이를 해줘야 하는 것처럼, 사람도 화분 안에 갇혀서는 성장할 수 없어요.” 고대현(40) 대표가 운영하는 사회적기업 ‘소이프’에서는 자립준비청년이 지속가능한 자립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자립준비청년이 자신의 이야기를 녹여낸 디자인 제품을 만들고, 이를 통해 얻은 수익금을 자립에 활용할 수 있게 한다. 지난달 29일 서울 서대문구의 소이프 사무실에서 고 대표를 만났다. -처음에 아이들과 어떻게 만나게 됐나요? “2014년부터 보육원 봉사활동을 했어요. 보육원에 사는 친구들이랑 카메라를 들고 서울 곳곳을 돌아다니는 사진출사 봉사활동을 했죠. 자연스럽게 밥도 같이 먹고 이야기도 많이 나눴어요. 그러다 문득 이 친구들은 여름방학을 어떻게 보내는지 궁금하더라고요. 물어보니까 그냥 방학 내내 시설 운동장에 앉아서 하염없이 시간을 보낸다고 하더라고요. 그 말을 듣고 이 시간 동안 아이들과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했죠.” -고민에 대한 답은 무엇이었나요? “아이들이 찍었던 사진을 디자인 교육에 활용해보자고 생각했어요. 제가 디자인 전공이거든요. 포토샵과 일러스트로 사진 작업하는 방법을 가르쳐줬죠. 그러다 보니 친구들을 더 자주 만나게 됐어요. 한 달에 한 번 정도 만났는데, 매주 한두 번씩은 보게 됐어요.그 과정에서 아이들이 점점 성장하는 것을 목격했어요. 중학교 3학년일 때 처음 만난 아이가 성인이 될 때까지 인연을 이어갔죠. 그때 고등학교 졸업 후에는 보육원을 퇴소해야 하는 것도 처음 알게 됐어요. 여기에 정책의 사각지대가 있더라고요.” -어떤 사각지대가 있었나요? “집을 구하는 것부터 이사,

17일 서울 여의도 월드비전 사무실에서 만난 아순타 찰스 아프가니스탄월드비전 회장은 “지난 1년간 탈레반 치하로 인해 아프간 여성이 활동하는 데 제약이 많았다”면서 “월드비전은 꾸준히 여성의 인권 보호를 위해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월드비전 제공
아프간, 탈레반 장악 1년… “여성 탄압에 맞선 현지 여성 활동가 200명”

[인터뷰] 아순타 찰스 아프가니스탄월드비전 회장 지난 15일은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지 1년째 되는 날이었다. 불과 1년 만에 아프간 사회에서 여성은 지워졌다. 여성의 취업은 학교, 병원 등 일부 기관으로 제한됐고, 학생들은 중·고등교육에서 배제됐다. 또 여성부를 폐지한 대신 ‘권선징악부’가 부활하면서 이슬람 근본주의에 따른 각종 제한 조치들이 법제화됐다. 지난 5월에는 탈레반 정부가 여성의 부르카(눈 부위의 망사를 제외하고 온 몸을 덮는 복장) 착용을 의무화하는 포고령을 내렸다. 아프간에서 인도적지원을 수행하는 여성 NGO 활동가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17일 서울 여의도 월드비전 사무실에서 만난 아순타 찰스 아프가니스탄월드비전 회장은 “지난 1년간 여성이 활동하는 데 제약이 많았다”면서 “월드비전은 꾸준히 여성의 인권 보호를 위해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20년 6월 취임한 찰스 회장은 탈레반 치하로 어려움을 겪는 아프간의 현실을 전하고, 국제사회의 지원을 촉구하기 위해 13일 한국을 찾았다. 다음은 일문일답. -탈레반 장악 후 아프간 여성 인권의 현주소는? “탈레반이 정권을 장악하기 이전, 아프간 의회 내 여성 의원 비율은 26%였다. 하지만 지금은 여성 의원이 한 명도 없다. 탈레반은 장관부터 사무직까지 여성 공무원들을 일제 해고했다. 여성의 사회활동 자체를 찾아보기 어려운 실정이다.” -활동가들 사정은 어떤가? “월드비전은 탈레반 정부에 ‘우리는 여성이 없으면 일하지 못한다’고 말한다. 여성 취업에 제약이 많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탈레반 정부를 설득하는 과정을 거친다. 현재 200여 명의 여성이 월드비전에서 일하고 있다.” -여성에 좀 더 집중하는 이유는? “여성과 여아가 가장 많은

14일 서울 마포구 서울창업허브에서 배태관 오이스터에이블 대표가 AIoT 기술이 탑재된 다회용컵 수거기기를 소개하고 있다. /임화승 C영상미디어 기자
“재활용품 버리면 보상 지급… 자원순환 문화 만듭니다”

[인터뷰] 배태관 오이스터에이블 대표 “폐기물을 분리배출 할 때 기분이 어떠세요? 재활용에 기여한다는 기쁨보단 무거운 마음이 더 들죠. 이처럼 재활용에 대한 책임을 소비자에게 지우는 방식은 한계가 있습니다. 소비자들이 재활용이나 재사용을 직접 실천하면서 보람을 느끼려면 납득 가능한 수준의 보상을 줘야 합니다.” 폐자원 재활용 스타트업 오이스터에이블의 배태관(38) 대표는 ‘보상’ 이야기부터 꺼냈다. 지난 14일 서울 마포구의 서울창업허브에서 만난 그는 “적절한 보상은 행동을 만들고 자연스럽게 문화로 이어진다”라며 “자원순환 문화도 소비자에게 보상을 통해 정착시킬 수 있다”고 했다. 오이스터에이블은 2019년 일회용컵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고자 설립한 환경 스타트업이다. 창업 4년차인 올해 기준으로 ‘오늘의 분리수거’ ‘랄라루프’ ‘HERO8’ 등 3개의 솔루션을 통해 자원순환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오늘의 분리수거’는 재활용 분리배출함에 재활용품을 넣으면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 기술을 결합한 AIoT(사물지능융합기술, Artificial Intelligence of Things)가 인식하고,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사용자에게 보상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지난해 말 기준 서울, 부산 등 12개 시·도에 500대가 설치·운영 중이며 애플리케이션 누적 가입자는 8만명에 이른다. 다회용컵 반납기 ‘랄라루프’에도 AIoT가 적용됐다. ‘HERO8’은 분리배출 인증플랫폼이다. “폐자원 빅데이터, 돈이 됩니다” -최근 몇 년 사이 폐자원 활용 스타트업이 많아졌습니다. “폐기물 시장이 그만큼 큽니다. 대부분의 업체가 폐자원 수거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 오이스터에이블은 폐자원 데이터에 집중해요. 이렇게 수집한 데이터를 활용해 환경보호에 힘쓴 소비자에게 보상을 주는 방식이죠.” -데이터로 돈을 번다는 이야기인가요? “폐자원 업체들은 재활용품 거래대금으로 보상을 지급합니다. 정확히 말하면 보상이라기보다 거래대금을 나누는 거죠. 거래대금의 경우 500㎖ 페트병

지난 6일 시각장애인의 버스 탑승을 돕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버스스로'를 개발자한 대학생 (왼쪽부터)송지은, 윤주연, 이현동씨를 만났다. /이건송 C영상미디어 기자
“시각장애인이 버스 타는 세상을 꿈꿉니다”

[인터뷰] ‘버스스로’ 개발한 송지은·윤주연·이현동 버스는 시각장애인이 가장 꺼리는 교통수단이다. 2020년 한국시각장애대학생회가 시각장애인 13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82%는 버스를 가장 이용하기 어려운 교통수단으로 꼽았다. 정류장에 버스 여러 대가 도착할 경우 소리만으로 탑승 차량을 찾기 어렵고, 승차문 위치도 파악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이러한 문제를 인공지능(AI) 기술로 해결하기 위해 대학생 3명이 실험에 나섰다. 이들이 개발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버스스로’에는 시각장애인 스스로 근처 버스 정류장을 찾고 차량에 탑승하도록 돕는 기능이 탑재됐다. 지난 6일 서울 동작구 한 카페에서 버스스로 개발팀 ‘유얼아이’를 만났다. 시각디자인 전공자 송지은(25)씨와 컴퓨터공학 전공자 윤주연(23)·이현동(22)씨로 구성된 팀이다. 이들은 지난해 4월부터 10개월간 현대오토에버가 주관한 ‘배리어프리 앱 개발 콘테스트’에 참여해 버스스로를 개발했고 우수상을 받았다. 올해 1월에는 안드로이드 앱을 출시했다. 송지은씨는 “이번 도전이 시각장애인의 버스 이용률을 높이는 하나의 밑거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시각장애인 눈 대신하는 AI·GPS -앱만 있으면 시각장애인도 버스를 탈 수 있다는 이야기인가. 송지은=버스스로 기능은 크게 세 가지다. GPS(위성위치확인시스템)를 활용해 사용자의 위치에서 가까운 버스정류장을 파악하고, 버스 도착 시각을 음성으로 알려준다. 정류소에서는 머신러닝 기반의 AI 기술로 버스 번호를 식별한다. 버스 안에서 하차벨 위치를 찾아주는 기능도 있다. -비장애인도 버스 여러 대가 한꺼번에 도착하면 혼란스럽다. 이현동=버스가 정류장에 도착하면 앱에 탑재된 카메라 기능을 사용하면 된다. 카메라를 차도 방향으로 비추면 AI가 번호를 인식하고, 탑승하려는 버스가 사용자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것을 진동 횟수로 알려준다. 가까워질수록 진동이 빨라진다. -어두운 밤에도 카메라가 버스

올 7월 창립 10주년을 맞은 루트임팩트의 허재형 대표는 "앞으로의 10년은 사각지대에 있는 혁신 조직을 찾아 자본과 연결하는 시기로 보낼 것"이라고 했다. /이신영 C영상미디어 기자
사회혁신 위해 달려온 10년… 이젠 비영리 지원 나선다

[인터뷰] 창립 10주년 맞은 루트임팩트 허재형 대표 공업단지 성수동에혁신가 공유오피스 조성입주 기업 간 협업 선순환 임팩트 기금 36억으로비영리 조직 지원 계획 허재형(40) 루트임팩트 대표는 서울 성수동을 사회혁신가들의 성지(聖地)로 만든 인물 중 하나다. 루트임팩트는 2012년 7월 비영리사단법인으로 출범해 국내 사회적기업과 소셜벤처를 발굴하고 지원해왔다. 지난 8일에는 경북 경주에서 열린 ‘제4회 대한민국 사회적경제 박람회’에서 사회혁신 생태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법인 설립 당시 서른한 살이던 허 대표는 10년이 흐른 지금도 여전히 젊은 CEO에 속한다. 지난 12일 서울 성동구 헤이그라운드 서울숲점에서 만난 그는 “루트임팩트 출범 당시 구성원 중에 유일한 30대였고, 모두 20대였다”면서 “온갖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건 사회를 바꿔보자는 목표 아래 혈기 왕성한 젊은이들이 모였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창업 당시 8명으로 시작한 루트임팩트는 2017년 혁신가들의 공유오피스 ‘헤이그라운드’ 성수시작점(1호점)을 조성했고, 2019년엔 서울숲점(2호점)을 열었다. 현재 헤이그라운드에 입주한 혁신 조직은 120곳. 구성원은 1100명이 넘는다. 공업단지 성수동을 ‘사회혁신 1번지’로 ―업계 동료가 10년 만에 엄청 늘었습니다. “이른바 사회혁신가로 불리는 사람들을 지원하기 위해 인프라를 만들고, 그 인프라를 바탕으로 커뮤니티를 만든 결과라고 생각해요. 소셜벤처·사회적기업 등으로 표현되는 ‘임팩트 지향 조직’이 한데 모이니까 외부의 여러 이해관계자가 참여할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예컨대 투자자 그룹이나 기업 사회공헌팀, ESG 경영을 위해 협업할 벤처를 찾는 기업도 있죠. 지금은 입주 기업들이 또 다른 조직을 발굴해서 성수동으로 이끌고 있습니다.” ―선순환이군요. “지금은 생각해보면

하지원 에코맘코리아 대표는 지난 4월 'ESG생활연구소'를 만들었다. 지난 13년 동안 청소년 환경교육을 해 온 경험을 바탕으로 기업 임직원이 ESG 역량을 키울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신영 C영상미디어 기자
“ESG경영 제대로 하려면 구성원부터 달라져야”

[인터뷰] ESG생활연구소 만든 하지원 에코맘코리아 대표 기업 모든 구성원의 ESG 가치 체화 도울 것핵심 인력 마인드 교육, 전문가 미팅 등 제공 임팩트 있는 작은 기업과 대기업·공공기관 연계도 지난 4월 22일 ‘지구의 날’ 특별한 연구소가 출범했다. 13년 동안 청소년을 대상으로 환경 교육을 해 온 하지원(53) 에코맘코리아 대표가 설립한 ‘ESG생활연구소’다. 2009년 설립된 에코맘코리아는 국내 NGO 중 유일하게 유엔환경계획(UNEP)과 양해각서를 맺고 청소년 환경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UN청소년환경총회, 글로벌에코리더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요즘 어딜 가나 ESG 이야기가 들립니다. ESG 경영이 본래 목적에 맞게 실현되려면 구성원의 의식 변화가 선행돼야 하죠. ESG생활연구소는 기업 구성원들이 ESG의 가치를 내재화하고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게 돕는 역할을 하려고 합니다.” 지난달 서울 광화문 한 카페에서 하지원 대표를 만났다. ―오랫동안 환경 교육을 해온 사람으로서 최근 ESG 열풍을 어떻게 보는지. “한 용어가 이렇게 짧은 시간에 전 세계에 퍼지고 온 국민에게 각인된 적이 있었나 싶다. ESG라는 개념이 많은 사람에게 인식되는 데까지는 성공했다. 문제는 취지에 맞게 제대로 구현돼야 한다는 것이다.” ―’제대로’라는 말에 뼈가 있는 듯한데. “기업 차원에서는 ESG ‘등급’을 올리는 것이 첫 번째 미션이다. 하지만 성적이 높다고 실력이 있는 건 아니다. 기업에서 열심히 비용과 시간을 쓰면서 ESG 경영을 해도 실제 지구와 미래 세대에 도움이 안 될 수도 있다. 또 기업 관계자들과 이야기해보면 ESG 경영을 잘하고 싶은 마음은 있는데 방법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 ESG를 왜

신선 아름다운재단 열여덟어른 캠페이너도 고민 많던 자립 초년생의 순간이 있었다. 그는 "보호시설 퇴소 후 생전 처음 받아본 고지서에 당황했던 기억, 보일러 고장으로 불이 날 뻔했을 때의 아찔했던 기억이 생생하다"면서 "그간의 시행착오에서 얻는 자립의 노하우를 모아 후배들의 건강한 자립을 응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건송 C영상미디어 기자
“자립준비청년, 동정 어린 시선 벗어나 가능성 많은 청년으로”

[인터뷰] 신선 아름다운재단 열여덟어른 캠페이너 열여덟 나이에 어른이 되어야 하는 청년들이 있다. 만 18세를 맞아 법적으로 성인이 되면 머물던 보육원 등 아동복지시설에서 나와야 하는 ‘자립준비청년’들이다. 아름다운재단의 신선(30) 캠페이너도 자립준비청년이었다. 남들보다 이른 시기에 홀로 삶을 꾸리는 일은 마치 교과서 없는 과목의 시험을 치르는 것과 같았다. 지난달 24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신선 캠페이너는 “자립전문가가 되어야겠다는 결심은 자립 준비 청년 당사자만이 느끼는 고민과 답답함을 풀고 싶은 마음에서 시작됐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019년부터 ‘열여덟어른’ 캠페인의 활동가로 자립준비청년들의 현실을 왜곡 없이 전하고, 당사자 중심의 정책과 제도가 마련될 수 있도록 목소리 내고 있다. 자립준비청년이라는 말이 쓰이기 시작한 건 지난해부터다. 그간 시설의 보호가 끝났다는 뜻으로 ‘보호종료아동’으로 불렀지만, 이들을 능동적이고 주체적인 존재로 바라본다는 의미로 용어가 변경됐다. 아름다운재단에서 자립준비청년을 지원하는 캠페인 ‘열여덟어른’은 매년 시즌을 거듭하며 자립에 나선 청년들을 향한 편향된 시선을 바로잡고, 관련 정책을 논의해왔다. 신 캠페이너는 지난 3년간 진행된 캠페인의 모든 시즌에 참가한 유일한 활동가다. 블로그와 유튜브 팟캐스트 등 여러 채널을 통해 자립을 준비하며 겪었던 시행착오와 열여덟어른이 살아가는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꾸준히 전하고 있다. 그가 캠페이너가 되겠다고 선언했을 때 주변 반응은 좋지 않았다. 누군가는 보육원 출신에 대한 편견 때문에 나중에 취업이 힘들 거라며 걱정했다. 그럼에도 이 일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은 두 가지의 이유가 있었다. 첫째는 보고 배울만한 자립 청년 선배가 없었던 어린 시절의 기억, 둘째는 조건 없이

이지연 동물해방물결 대표는 "동물해방이라는 표현 안에는 인간해방도 포함된다"라며 "동물해방은 곧 우리 모두의 해방"이라고 말했다. /주민욱 C영상미디어 기자
“동물해방 없이는 인간해방도 없다”

[인터뷰] 이지연 동물해방물결 대표 1978년 발표된 유네스코 ‘세계 동물권 선언’ 제3조는 ‘어떤 동물도 잘못된 처우나 잔인한 행위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명시한다. 그로부터 44년이 지난 오늘, 인간을 포함한 동물이 고통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는 당시의 선언은 잘 지켜지고 있을까. 지난 24일 서울 종로구에 있는 서점 풀무질에서 이지연(31) 동물해방물결 대표를 만났다. 동물해방물결은 국내 최초로 ‘동물해방’ ‘종 차별철폐’ 등을 전면에 내건 비영리단체다. 국제동물권단체 LCA(Last Chance for Animals)의 도움을 받아 2017년 11월 설립됐다. 동물해방물결은 동물권에 대한 인식을 확산시키고 입법을 촉구하기 위한 캠페인, 집회, 추적 조사 등의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 대표를 비롯한 활동가 8명과 1000명이 넘는 후원자들이 동물해방을 위한 물결을 일으키고 있다. 동물해방, 불편한 진실을 외치다 -언제부터 동물권에 관심 있었나? “어릴 때부터 거의 매년 동물원에 갈 정도로 동물을 좋아했다. 대학교 3학년 때쯤 춘천의 한 동물원에서 바닥에 널브러진 호랑이가 철창문을 두들기며 울부짖는데 불행해 보였다. 사육 환경이 열악해서 더 그렇게 느껴졌다. ‘저 호랑이도 인간처럼 고통을 느끼는 존재구나’라고 생각했다. 한 동물을 보며 시작된 문제의식이 점차 다른 동물로까지 확장됐다. 사육, 실험, 오락 등으로 비인간 동물이 고통받는 현실에 눈을 떴다. 이후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환경지리학 석사를 하던 중, 우리나라에도 동물권을 위한 움직임이 시급하다고 느꼈다. 한국에 돌아와 여러 동물권 단체에서 캠페이너로 활동하다가 윤나리 사무국장, 전범선 자문위원과 함께 동물해방물결을 만들게 됐다.” -구체적으로 어떤 활동을 하나? “2018년 10월에 국내 첫 ‘동물권 행진’을 주최했다. 시민

송시현(왼쪽) 변호사와 권유림 변호사는 '동물의 권리를 옹호하는 변호사들'(동변) 단체에서 활동하고 있다. 동변은 법률 자문, 연구, 지원 활동 등을 한다. 지난 10일에는 동물보호법 위반 사건을 정리한 신간 '동물에게 다정한 법'을 출간하기도 했다. /임화승 C영상미디어 기자
“오늘도 말 없는 동물을 변론합니다”

[인터뷰] 권유림·송시현 변호사 “최근 동물권·동물보호법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수사기관이나 법원의 행보도 이전과는 달라지기 시작했어요. 동물을 보호하자는 외침이 ‘계란으로 바위 치기’는 아니었던 셈이죠. 하지만 여전히 학대받는 동물들은 법의 문턱, 그 뒤편에 서 있습니다.” 지난 15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한 법률사무소에서 권유림(41·IBS 법률사무소) 변호사와 송시현(37·법무법인 정진) 변호사를 만났다. 각자 다른 법률사무소에서 일하는 이들은 ‘동물’로 연대한다. 권 변호사와 송 변호사는 ‘동물의 권리를 옹호하는 변호사들’(동변) 단체 소속이다. 2014년 동물권에 관심 있는 변호사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동변을 결성했다. 따로 모집 홍보를 하지 않았지만, 변호사들은 알음알음 동변을 찾아왔다. 동변 소속 변호사들은 낮에는 각자 업무를 수행하고, 저녁이나 주말에 모여 동물 관련 사건들을 논의하고 해결한다. 현재 11명의 변호사가 동변 소속으로 법률 자문, 연구, 지원 활동을 벌이고 있다. 2020년에는 서울지방변호사회에서 발간한 ‘동물을 위한 법률지원 매뉴얼’을 집필했다. 지난해에는 카라·동물자유연대 등과 ‘동물학대 판례평석’을 펴내기도 했다. 최근에는 동물보호법 위반 사건을 정리한 신간 ‘동물에게 다정한 법’을 발간했다. 10일 출간된 이 책은 약 8년간 동변이 맡은 사건 가운데 11가지를 꼽아 현행 동물보호법의 주소를 알려준다. 송 변호사는 “변화를 이끌어낸 주요 사건을 이 책에서 복기했다”고 말했다. 학대 당한 동물을 변론하는 방법 동변 소속 변호사들의 주 업무는 ‘고발 대리’다. 동물은 고소·고발의 주체가 될 수 없기 때문에 제3자인 변호사들이 대신 학대 가해자의 혐의를 수사해달라는 고발장을 제출한다. 동변은 2년 전 울산 고래생태체험관 수족관에 갇혀 폐사한 돌고래를 대신해 동물단체들과 함께 창원지방검찰청에

지난달 23일 서울 구로구 사무실에서 만난 장진혁(28) 이노버스 대표는 "폐플라스틱 재활용 수거함인 '쓰샘'을 시작으로 더 다양한 폐기물의 재활용률을 높이고 싶다"고 했다. /이건송 C영상미디어 기자
“AI 로봇이 플라스틱 재활용 구조를 바꿉니다”

[인터뷰] 장진혁 이노버스 대표 “대한민국은 10년 안에 플라스틱 폐기물로 뒤덮일 것이다.” 창업을 꿈꾸던 대학생이 환경 소셜벤처 ‘이노버스’를 설립하게 된 계기는 행사장에서 우연히 들은 말이었다. 지난달 23일 서울 구로구 사무실에서 만난 장진혁(28) 이노버스 대표는 “국내 폐페트병 가운데 10% 정도만 재활용되고 나머지 90%는 모두 버려진다”며 “고품질 재활용 원료를 구하는 기업들은 일본, 중국 등에서 폐페트병을 수입하는 비효율이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 대표는 폐플라스틱을 처리하지 못해 산을 이룰 정도로 난맥에 놓인 국내 재활용 구조를 기술로 해결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이용자 8만명을 보유한 폐페트병 재활용 로봇 ‘쓰샘’이 있다. 이노버스는 인공지능(AI) 로봇으로 재활용 가능한 플라스틱 폐기물을 수집하는 소셜벤처다. IT기술과 4차 산업 기술을 활용해 폐기물 문제를 해결한다는 목표로 2019년에 설립됐다. 핵심 제품은 AI로봇 ‘쓰샘’이다. 쓰샘은 IoT(사물인터넷)을 활용한 플라스틱 수거함이다. 소비자들이 폐페트병을 쓰샘에 넣으면 탑재된 인공지능이 이물질을 검수하고 세척한다. 이후 재활용이 가능한 투명 페트병을 선별하고 압축해 모은다. “쓰샘은 실시간 플라스틱 수집량, 사용자 성비·연령, 운영현황 등의 데이터를 표준화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축적된 데이터 활용 범위는 무궁무진합니다.” 이노버스가 지난해 쓰샘을 통해 수집한 플라스틱은 10t이다. 현재 전국에서 쓰샘 약 70대를 운영 중이다. 장 대표는 “창업 5년차에 기업가치 150억에서 200억원 규모를 이루겠다는 목표가 있었는데 실제로 거의 도달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노버스는 많은 기관·기업들의 러브콜을 받는다. 지난해에만 12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최근 ESG 경영을 도입하는 조직들이 늘면서 친환경 사업에 활용할 고품질 원료는 부족해졌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