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을 먹고 몸이 따뜻해지면 잠자리에 들었어. 그렇지 않으면 너무 추웠거든” 매년 겨울, 주영재(61·가명) 할아버지에게 온기를 준 유일한 물건은 ‘술 한 병’이었습니다. 벽과 지붕이 무너진 단칸방은 바람조차 제대로 막아주지 못했습니다. 좁은 집안에 들여놓지 못해 비바람에 그대로 노출된 가전제품은 언제 화재의 원인이 될지 모르는 시한폭탄 같았습니다. 할아버지에게 집은 불안하고 추운 공간이었습니다.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와 네티즌이 만든 선물, ‘기프트 하우스’ 그런 할아버지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민 것은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였습니다. 현대 엔지니어링과 협력해 저소득층 재난위기가정에 영구적으로 집을 지원하는 ‘기프트 하우스’의 입주자로 할아버지를 선정한 것이죠. 희망브리지와 현대엔지니어링은 붕괴의 위험과 살을 에는 추위로부터 할아버지를 지켜줄 수 있는 따뜻하고 아늑한 공간을 계획했습니다. 지역사회도 힘을 모았습니다. 충북 음성군청은 기프트하우스가 세워지는 과정에 있어 복잡한 행정 처리를 도왔고, 미공건축사사무소의 손영태 건축사는 건축 인·허가와 관련된 문제에 팔을 걷어붙였습니다. 네티즌들은 할아버지의 보금자리에 온기를 더했습니다. 네이버 해피빈에 할아버지의 ‘기프트 하우스’를 위한 모금함이 개설됐고, 작년 11월부터 올해 3월까지 447명의 네티즌이 자신의 콩을 기부했습니다. 많은 사람의 참여로 모금된 377만원은 할아버지의 새 이불과 세탁기, 냉장고, 밥솥이 됐습니다. 특히 해피빈을 통해 할아버지의 사정을 알게 된 동서식품 임직원들의 도움이 컸습니다. 십시일반 기부금을 출연한 인연으로, 올해에는 청주 지역사회를 위한 벽화그리기 봉사에까지 힘을 보태 주었습니다. 이제는 희망을 갖고 살아갈 수 있어요 지난해 12월, 기프트 하우스에 입주한 할아버지는, 더 이상 추위를 이기기 위해 술을 마시지 않아도 됩니다. 따뜻하고 아늑한 집이 있으니까요. 변한 것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