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의 리더를 찾아서] ⑥ 세이브더칠드런 김노보 이사장

“내가 직접…” 참여형 캠페인 든든한 후원자 모집 비결이죠 적선하듯 돈 주던 사람들 정기후원자 한 명도 없어 길거리 캠페인 최초 시도 현재 15만명 270억 모금 ‘신생아살리기 모자뜨기’ 아내 잃은 남편이 뜨개질 해 보내는 등 감동적 사연 잇달아 한국NGO 해외원조 과제 한 지역 오래 지원해야 1919년 영국 런던의 트래펄가 광장에서 에글렌타인 젭이라는 여성이 전단지를 나눠주다 체포됐다. “굶주림을 물리치자”는 제목과 함께 기아에 시달리는 오스트리아 어린이의 사진을 담은 전단지 때문이었다. 적국을 이롭게 할 수 있다는 이유였다. 며칠 뒤 열린 재판에서 그녀는 유죄판결을 받았으나, 그 취지에 공감한 재판장은 단지 벌금 5파운드만 선고했다. 검찰은 이 5파운드를 기부했고, 이것이 ‘세이브더칠드런(Save the Children)’ 기금의 시작이다. 1953년 6·25전쟁 당시 한국지부를 세웠던 세이브더칠드런 코리아는 이제 원조를 주는 나라 30개 중 9위에 속한다. 지난해 12월 세이브더칠드런 이사장으로 취임한 김노보 이사장은 2004년 이후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한 세이브더칠드런 코리아의 토대를 닦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30년간 기업에서 일하시다 한국네슬레 상무로 퇴직한 후 2004년 세이브더칠드런에 합류하셨는데, 특별한 계기가 있으셨는지요. “당시 저는 심장병 어린이 치료지원을 하던 한국어린이보호재단의 후원자였습니다. 2003년 정년퇴직하고 쉬고 있는데, 2004년 무렵 전임 이사장님께서 세이브더칠드런과 한국어린이보호재단의 합병작업을 도와달라고 하셔서, 감사로 활동했습니다. 직원 수 10여명인 작은 조직이었는데, 6개월 정도 지켜보니 너무 허술했어요. 직원들한테 10명씩 할당을 주면서 아는 사람을 통해 후원을 부탁하는 식이었어요. 기업체에 제안서를 써가는 것도, 구걸하는 형태였어요. ‘평생 할 일인데 전문성을 키워야겠다’ 싶어서, 제가

[Cover Story] 히트 제조 디자이너, 나눔을 히트시키다

카이스트 사회공헌디자인연구소 배상민 교수 세계 디자인 무대서 최연소 교수로 이름날려 코닥 디지털카메라 등 만든 제품마다 ‘인기’ ‘접는 MP3 플레이어’ 애플 ‘아이팟’ 제치고 획기적 디자인으로 찬사 소비자, 포장 푼 뒤에야 나눔상품인지 알게 돼…그만큼 제품 질에 승부 8년째 수익금 전액 기부 저소득층 교육지원 쓰여 “살기좋은 마을 선물하러 이번엔 아프리카로 떠나요” 동양인 최초로 27세에 세계 3대 패션스쿨 중 하나인 뉴욕 파슨스 디자인스쿨의 최연소 교수로 강단에 선 디자이너가 있다. 그의 손을 거친 제품은 항상 ‘대박’이었다. 코닥의 디지털카메라가 그랬고, 3M의 포스트잇 패키징이 그러했다. 소비자의 요구를 정확히 파악한 그의 제품은 곧장 기업 매출 신장으로 이어졌다. 코카콜라·샤넬·가네보·랄프로렌·골드만삭스·JP모건 등 미국의 대표 기업들이 앞다퉈 제품과 기업 로고(CI) 디자인을 부탁했다. 하지만 그는 지난 2005년 13년간의 화려했던 뉴욕 생활을 정리하고 돌연 귀국, 카이스트(KAIST)에 ‘사회공헌디자인연구소’를 만들었다. 세계 최초로 ‘사회공헌디자인(Philanthropy Design)’ 개념을 만든 그는 기부 상품을 기획·디자인해, 수익금 전액을 저소득층 어린이들에게 기부하는 나눔 프로젝트를 8년째 지속해오고 있다. 궁금했다. 미국의 성공한 디자이너로 꼽히던 그가 ‘기부 상품’과 ‘사회공헌디자인’에 열중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 17일 오후, 카이스트에서 배상민(40) 교수를 만났다. “상업 디자인을 하면서 ‘아름다운 폐품(廢品)’을 만들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본주의 시장에선 소비자가 첫눈에 매력을 느껴 구입하도록 만들고, 6개월이 지나면 싫증을 느끼도록 제품을 디자인해야 합니다. 그래야 좋은 디자이너라고 하죠. 제가 디자인한 상품이 광고에 나오고, 상을 받아도 전혀 기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제 디자인이 사람들의 과소비를 조장하고, 환경 문제를

[나눔의 리더를 찾아서] ⑤ 박두준 아이들과미래 상임이사

“원칙 지키는 투명한 운영 복지계의 벤처 꿈꿉니다” 소자본·소인력으로 시작, 35개 기업 프로젝트 진행 기업의 사회공헌은 장기적인 계획 필요해 기부자 의도대로 예산 쓰는 것이 중요 전문성 축적하려면 인재 대우 제대로 해야 밑바닥 현장을 아는 리더는 무섭다. 경험과 네트워크를 갖췄기 때문에, 추진동력만 있으면 로켓포처럼 불을 뿜는다. 아동·청소년을 지원하는 민간독립재단인 ‘아이들과미래’ 박두준(48) 상임이사를 만났을 때의 느낌이 그랬다. 선배의 권유로 자원봉사 관련 일을 하다 그 매력에 빠져 20년 가까운 세월을 보냈다. 2004년 그는 송자 이사장의 면접을 거쳐 ‘아이들과미래’ 사무국장이 됐다. 직원 4명에 사업비는 거의 바닥나 있던 상태였다. “틈새시장을 공략하겠다”며 기업 사회공헌을 전문영역으로 택한 지 8년째, 직원은 22명으로 늘었고 기부금도 60억원에 이른다. 지난 6월, 그는 ‘아이들과미래’ 상임이사가 됐다. “밥벌이가 어려워 서른아홉 살에야 결혼했는데, 예전에 말렸던 친구들이 지금은 모두 부러워한다”고 했다. 종교기관이나 기업체의 지원이 없는 독립재단으로, 매년 꾸준히 성장한 비결을 들어봤다. ―’아이들과미래’는 기업 CSR활동을 전문적으로 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아이들과미래’는 2000년 벤처기업들이 ‘복지계의 벤처를 만들자’며 설립한 것입니다. 당시 아름다운재단, 여성재단 등 독립재단을 만드는 트렌드가 있었거든요. 58억원을 갖고 시작했는데, 자본금 30억원을 제외한 사업비가 28억원 정도였어요. 사무국장으로 왔더니, 사업비는 거의 다 쓴 상태였어요. 사회복지공동모금회처럼 모금활동을 해서 사업을 배분해야 하는데, 그럴 만한 인력도 인프라도 없었죠. 틈새시장으로 ‘기업 사회공헌을 해보자’고 했어요. 2005년 8월에 삼성증권으로부터 1억원을 받아 ‘청소년 경제증권교실’ 프로젝트를 한 게 최초였는데, 매년 한두 개씩 늘어 지금은

한국에서 온 편지… 잃었던 ‘의사의 꿈’ 되찾았죠

[굿네이버스 ‘희망편지 쓰기 대회’] 르완다 자말 이야기 가족 생계 책임진 자말, 굿네이버스 도움으로 학교 다닐 수 있게 돼 자말 응원 편지쓰기 211만2824명 참여 시각 장애인 박유진양 직접 편지 써 마음 전해 지난 3월 조선일보 ‘더나은미래’ 지면을 통해 소개되었던 아프리카 르완다의 자말(10)군. 2년 전 에이즈로 아버지를 잃고, 아픈 엄마를 대신해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10㎏이 넘는 물동이에 물을 길어 나르며 돈을 벌던 소년. 그를 향한 희망의 편지가 대한민국 곳곳에서 모이기 시작했다. 그로부터 3개월이 지난 6월 중순, 르완다에서 자말을 다시 만났다. 한국에서 모인 희망편지를 전하기 위해서였다. 그 사이 자말에게는 많은 변화가 생겼다. 자말은 요즘 아침마다 물동이가 아닌 책가방을 메고 5분 거리에 있는 학교로 간다. 11시 40분 학교를 마치면 집에 돌아와 숙제를 하거나 어머니를 도와 식료품 가게 일을 한다. 집도 없어 월세로 버티던 자말의 가족에게는 식료품 가게를 겸한 새 집이 하나 생겼다. 자말의 엄마는 자그마한 가게에서 채소와 과일, 잡화 등을 팔 수 있게 됐다. 물론 공짜는 아니다. 가게 운영을 통해 벌어들이는 수익의 일부와 2%의 이자를 내야 한다. 빚을 모두 갚으면 자말 가족은 자립은 물론, 가난을 탈출할 수 있게 된다. 자말이 다시 ‘의사가 되겠다’는 꿈을 꾸게 된 건 수많은 한국의 후원자 덕분이다. 국제구호개발 NGO 굿네이버스 르완다 지부의 백세현 사무장(39)은 “자말 가족에게 소자본 창업이 가능한 기금을 저금리로 대출해줘, 식료품 가게를 운영할 수 있게 되었다”며 “앞으로

[‘기업 사회공헌의 현실과 대안’ 시리즈] ④”기업 사회공헌, 시대 흐름과 비즈니스 전략 조화를”

기업 사회공헌베테랑에게 물어봤다 과거, 건물 수리·PC 지원 지금은 진로적성교육 등 꿈 키워주는 방식으로 ‘홍보 잘되는 프로그램이 좋은 사회공헌’ 공식 깨야 기업과 비영리단체 간 협력하는 동반자로… 더나은미래는 지난 5월부터 ‘기업 사회공헌의 현실과 대안’이라는 주제로 기획 기사를 연재해왔다. 국내 기업 사회공헌의 투명성과 진정성 부족, 일회성 마케팅 이벤트로 전락한 사회공헌, NGO 등 이해관계자와 파트너십이 결여된 사례 등을 통해 기업 사회공헌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과연 기업 사회공헌의 대안은 무엇일까. 이에 더나은미래는 짧게는 10년, 길게는 18년 동안 국내 기업에서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기획·실행해온 대표주자 4명을 한자리에 모아 의견을 나눴다. 좌담회에는 방대욱 다음세대재단 상임이사, 나영훈 포스코 사회공헌그룹 차장, 박필규 GS칼텍스 사회공헌팀 차장, 이경운 LG디스플레이 사회공헌팀 팀장이 참석했다. 사회= 결론부터 얘기해보자. 어떤 사회공헌 프로그램이 좋은 프로그램인가. 방대욱= 좋은 프로그램이라는 것도 시대에 따라 변화하고 있다. 기업 사회공헌은 크게 ABC 3단계로 구분해 볼 수 있다. A 단계(Altruistic Stage) 의 기업 사회공헌은 불우이웃돕기 성금을 내는 등 단순 기부에 머물렀다. B 단계(Business Focued Stage) 에선 비즈니스와 연계된 전략적 사회공헌을 시도하고, 임직원이 참여하는 자원봉사를 기획했다. ‘다음(Daum)’의 대표공익사업인 ‘희망해’를 보면, 인터넷이라는 미디어 플랫폼을 이용해 모금활동을 한다. 기업전략과 사회공헌 사업이 그 맥을 같이 하고 있다. 아직 C 단계(Community Involved Stage) 로 가는 기업 숫자는 많지 않지만, 몇몇 기업에서 고민하고 있다. 지역사회의 니즈(needsㆍ욕구)를 찾아 적극적으로 개입해서 해결하는 단계다. 즉 단계별로 좋은 프로그램이 다를 수 있을 것 같다.

영리기업, 사회적기업 키울 수 있을까… “생존 안 되면 지원 의존할 수 밖에”

사회적기업 ‘딜라이트’ 김정현 대표 정부지원·외부 도움 받고… 돈·명예 모든걸 희생한다는 사회적기업 편견 없애야 ‘딜라이트’는 성공한 청년 사회적기업의 대명사다. 2010년 9월 창업한 딜라이트는 청각 장애인을 위한 보청기를 34만원짜리 초저가로 판매하는 서울형 사회적기업이다. 사회적기업 연구동아리 활동을 하던 대학생 3명이 함께 경기도 부천의 가톨릭대 창업보육센터에 사무실을 열고 보청기 개발을 성공시킨 것이 그 시작이다. 이제 딜라이트는 직원이 41명, 작년 매출액 15억원, 오프라인 지점도 9개나 설치됐다. 하지만 최근 만나본 일부 사회적기업가는 “딜라이트가 20억이 넘는 외부 투자를 받은 이후 달라졌다. 과연 사회적기업인지 영리기업인지 잘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왜 그런 걸까.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에 위치한 딜라이트 본사에서 김정현(26) 대표를 만나 그 이유를 들어봤다. ―딜라이트가 외부투자를 받은 이후 기업 성격이 영리기업 쪽으로 바뀌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이 많다. “처음에 34만원짜리 제품 딱 1개뿐이었는데, 2010년 9월부터 온라인 판매를 시작해 그해 2억원어치를 팔았다. 전화와 편지를 수십통 받았고, 제주도에서 부모님 모시고 비행기 타고 오거나 지방에서 KTX 타고 올라왔다. 온라인을 통해 공급했더니 애프터서비스를 하는 것도 문제이고, 사람들이 직접 보청기를 보고 난 후 사용해보고 싶어하더라. 그때가 스물네 살이었다. 갑자기 커지니까 고민이 많았다. 처음엔 작게 시작해서, 영업공간도 없고 제조시설도 없었다. 모두 외부시설에 생산주문을 맡기고 있었다. 학교를 휴학하고 제대로 투자유치를 받기로 했다. 여러 곳과 접촉했는데, 투자의사가 있는 곳이 딱 3곳이었다. 한 곳은 절대적인 금액이 너무 적어 현 상황을 해결할 수 없었고, 또 한 곳은 금융·재무적인 투자만

“무엇을 원하고, 해결하고 싶은지에 집중하라”

알렉스 니콜스 영국 옥스퍼드대 사회적기업 연구소 ‘스콜센터’ 창립 멤버 옥스퍼드대 스콜센터-단순 가르침 벗어나… 1년에 한 번 포럼회, 기업 네트워크 구축 청각장애인 취업 위해… 고민하던 MBA 학생, 택배社 차려 고용까지 “그들에겐 필요한 것곰곰이 생각해봐야” 국내에서 빠르게 자리매김한 사회적기업의 한 단계 도약을 위해선 무엇이 필요할까. 지난 7월 3일 전북 전주에서 열린 ‘제2회 아시아 사회적기업 리더 공동포럼 2012(SELF ASIA with ASES 2012)’에선 전 세계 사회적기업 권위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사회적기업의 생태계 조성과 연대를 위해서다. 알렉스 니콜스(Alex Nicholls) 교수는 영국 옥스퍼드대 최초의 사회적기업가 정신 분야 종신교수이며, 2004년 사회적기업가 정신을 위해 설립한 스콜센터의 창립 멤버다. 현재까지 40편 이상의 논문과 5권의 저서로 사회적기업을 연구해왔으며, 특히 2009년 사회투자에 대해 쓴 논문은 영국경영학회가 뽑은 기업가 정신 부문 최우수 논문에 선정되기도 했다. ―영국 옥스퍼드대의 ‘스콜센터(Skoll Centre)’는 미국의 아쇼카재단과 함께 대표적인 사회적기업 양성기관으로 꼽힌다. 먼저 센터를 소개해달라. “스콜센터는 옥스퍼드대 내에 있는 학부과정의 하나로, 세계적인 사회적기업가를 키우기 위해 설립됐다. 2003년부터 이베이 초대회장인 제프 스콜(Jeff Skoll)이 만든 스콜재단으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아 운영하고 있다. 단순히 가르치는 것뿐 아니라, 일 년에 한 번씩 ‘스콜 세계포럼’을 통해 사회적기업가들의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데 도움을 준다. 멘토링의 개념을 도입해 기존 사회적기업가들이 학생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 사회적기업과 관련된 프로젝트를 만들어 나가는 데 도움을 준다. 옥스퍼드 외에도 하버드, 스탠퍼드, 시애틀, 뉴욕대 등에서 사회적기업가를 배출하기 위한 교육기관을 운영한다.” ―한국에선 사회적기업 육성 정책이 ‘고용’과

[Cover Story] 12가지 핵심과제 ⑧ 시민사회… 비영리단체 성공 노하우

미국 사회 이끈 비영리단체 12곳… ‘협력’이 성공 비결 지도자·현장전문가 대상, 4년에 걸쳐 심층분석 미국에는 현재 180만개 이상의 비영리단체가 활동하고 있고, 해마다 3만개의 비영리단체가 새롭게 생겨나고 있다. 이들의 예산 규모는 1000조원이 넘는다(한국 비영리단체 예산 총액은 1조41억원, 2010년 한국개발복지 NPO총람). 최근 15년 동안 비영리단체의 성장 속도는 미국 전체 경제 발전 속도를 앞지르고 있다. 미국의 비영리단체들이 이렇게 짧은 기간 내에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아쇼카 책임경영자이자 시드재단 이사인 레슬리 크러치필드(Leslie R. Crutchfield)는 듀크 대학의 사회적기업진흥센터와 함께 2008년부터 4년에 걸쳐 비영리단체 지도자 2790명과 현장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설문과 심층인터뷰를 통해 미국 내 성공한 비영리단체 12곳의 6가지 공통된 습관을 밝혀냈다. 이 내용을 담은 책 ‘선을 위한 힘'(소동)을 발간한 레슬리 크러치필드는 ‘더나은미래’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이들이 성공한 비결은 큰 규모의 예산도, 현란한 마케팅 능력도, 완벽한 경영 노하우 때문도 아니었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성공한 비영리단체 12곳을 선정한 기준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비영리단체마다 각각의 비전과 사업방법 등이 다르기 때문에 비영리단체의 성과나 영향력을 구체적으로 측정하긴 어렵다. 예산 규모나 재무 정보로는 비영리단체가 운영을 효율적으로 하는지를 검증할 수 있을 뿐 그 단체의 영향력이나 성과 자체를 측정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일차적으로 단체를 통해 혜택을 받은 사람 수, 미국 또는 전 세계의 시스템을 변화시킨 성과, 정부 정책에 미친 영향력 등 구체적인 결과물을 산출한 뒤, 다른 비영리단체들이 롤 모델로 채택한 곳을 선정했다. 전국의

좋은 인재 찾고, 고객과 소통하려면 CEO가 직접 나서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 챙겨야

제레미 프렙시어스 BSR 총괄 디렉터 CSR 중시하는 기업은 경쟁에서 유리한 위치 확보 소비자 심리 변화 이해하면 니즈 충족시킬 수 있어 CSR 무시했던 나이키 불매운동 겪으며 변화… 지속가능한 상품 만들어 “세상이 바뀌고 있다!” 지난 14일 서울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제2회 국제나눔콘퍼런스’ 참석을 위해 방한한 제레미 프렙시어스(Jeremy Prepscius) BSR 아시아지역 총괄 디렉터는 줄곧 변화를 강조했다. BSR은 1992년 설립된 미국의 샌프란시스코 본사 외에 뉴욕과 파리·베이징·홍콩 등 전 세계 60개국에서 기업 CSR 컨설팅과 리서치 등을 제공하는 비영리 단체다. 현재 홍콩 지역사무소에서 근무하는 프렙시어스씨는 나이키에서 10년 넘게 일하면서 공장이 있는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노동 관련 업무를 맡기도 했다. ―기업 외부에서 아무리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해도 오너나 CEO 다수는 매출액 같은 경제적 수치를 우선시한다. CSR은 장기적이고 눈에 보이지 않지만 매출액은 눈에 보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CSR의 중요성을 설득할 수 있는가. “CSR이 자선 기부나 사회적 영향 등의 개념과 혼용되고 있는데, 본질적인 건 비즈니스다. 최근 급격한 변화가 한꺼번에 일어나고 있다. 분명한 트렌드는 ‘글로벌 IT’와 ‘글로벌 연결성’이다. 전 세계 소비자가 과거에는 생각지 못했던 정보 접근성을 갖고 있다. 중국에선 60여개 이상의 환경단체가 손을 잡고 기업의 환경 오염물질 배출 자료를 웹사이트에 올린다. 한국이나 일본·미국 기업 등을 감시하고 반대하는 캠페인을 한다. 투자자들은 이를 주시한다. 환경이나 노동문제 등에 대해 고려하지 않는 기업에 내 돈을 투자했다가 위험하다고 판단할 수 있다. 누가 이런 것을 주목하는가.

전 재산 50% 기부 약속… 빌 게이츠·워런 버핏 이후 저커버그도 동참 물결

미국 부자들의 기부 히스토리 미국의 기부문화 역사는 100년에 달한다. 2010년 미국의 전체 기부금액은 약 3000억달러다. 345조원 규모로, 우리나라 1년 전체 예산을 웃도는 금액이다. 애이미 잭슨 미상공회의소 대표는 “미국인은 매년 평균 1200달러(133만원)를 기부하고, 영국인은 372파운드(67만원)를 기부하고, 한국인은 평균 200달러(19만원)도 안 된다”며 “한국이 경제규모는 세계 10위권 강국임에도, 기부금액은 미국 대비 10분의 1″이라고 말했다. 미국에서 일반인들의 기부 참여가 이렇게 높은 이유는, 수퍼부자들의 뿌리깊은 기부 역사가 자리 잡고 있다. 미국의 자선재단의 수는 총 7만5595개(2008년 기준)에 달한다. 자산총액은 5650억달러(650조)요, 이 재단이 매년 기부하는 액수만 해도 420억달러(48조)나 된다. 에이미 잭슨 대표는 “미국의 기부 역사는 1세대, 2세대, 3세대로 나눠진다”고 설명했다. ◇록펠러·카네기·포드재단…창립 100년을 바라보는 1세대 재단 1세대는 록펠러재단, 카네기재단, 포드재단 등 20세기 초반의 석유나 철강, 자동차 독점기업들이 세운 재단이다. 석유재벌 존 D.록펠러가 창립한 록펠러재단은 2013년 창립 100주년을 맞는다. 지금도 자산 30억달러(3조4000억) 규모다. 미국의 철강왕 앤드루 카네기가 말년에 기업을 매각한 뒤 세운 카네기재단은 미국과 캐나다 지역에 2500개 이상의 도서관을 보급했고, 현 자산이 26억달러(2조9000억)에 달한다. 자동차회사 포드사의 창업주가 만든 포드재단은 자산규모가 110억달러(12조)로, 빌앤멜린다 게이츠재단에 이어 자산규모가 2위다. 에이미 잭슨 대표는 “1세대 재단은 초창기 독점 기업활동에 대한 비난이 많았지만, 지금까지도 탄탄하고 규모가 큰 자선활동을 하고 있다”며 “록펠러재단은 UN과 WHO(세계보건기구)가 만들어지기 전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전염병 퇴치에 앞장서는 등 세계보건기구의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2세대 기부왕 대표주자…빌 게이츠 & 워런 버핏 미국에선 1990년대 인터넷

12가지 핵심과제 ⑦ 기부·나눔 문화_미국자선기부협회 린지 라폴 회장 인터뷰 “이젠 기부도 계획성 있게 지속적 나눔 문화 이어나가야”

미국 고액 기부자들… 3代 모여 유산 기부 논의, 소비습관 나쁜 자녀보다 자선단체 기부 선호해… 법·제도 정비하고, 투명성·전문성 갖춘 자선단체 늘어나야 40년 전, 미국 기부문화에 새로운 바람이 불었다. 충동적으로, 일회적으로 기부하는 게 아니라, 기부자들이 원하는 곳에, 원하는 방법으로 기부하기 시작했다. 자신들이 기부한 돈이 어떻게 쓰이는지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가능하고, 기부 성과를 측정할 수도 있다. 기부한 자선단체로부터 죽기 전까지 연금을 타서 생활비에 보태기도 한다. 은행에서는 나만의 맞춤형 기부 설계가 이뤄지고, 실시간으로 기부액에 따른 세금 혜택을 공지 받는다. ‘계획 기부(Planned Giving)’의 도입은 미국의 개인 기부를 95%까지 끌어올렸고(기업 기부는 5%), 이는 대공황처럼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에도 감소하지 않은 채 성장을 계속했다. 1994년 설립 때부터 미국자선기부협회(ACGA)에서 미국의 계획 기부 모델을 전파하고 있는 린지 라폴(Lindsay L. Lapole) 회장을 지난 6월 13일 인터뷰 했다. -한국에서는 아직 계획 기부란 단어가 낯설다. 계획 기부란 무엇인가. “지금 주머니에 있는 돈을 꺼내어 눈앞의 어려운 이웃에게 기부할 경우, 이는 계획 기부가 아니다. 계획 기부를 하려면 자신의 재산 상태를 살펴본 뒤, 평소 관심을 가지던 자선단체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고, 세제 혜택을 꼼꼼하게 따지는 등 일련의 과정이 필요하다. 자선단체는 기부자의 소득 수준을 고려해 정기적으로, 효율적으로 기부할 수 있는 방법을 안내한다. 계획 기부란 기부자와 수혜자 모두를 행복하게 만드는 전략적이고 신중한 나눔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미국의 고액 기부자들은 어떤 식으로 계획 기부를 하는가. “미국인들은 기부하기 전, 자신의 수입과 재정

이광희 디자이너·홍성태 교수 부부의 아프리카 지원 사업

망고나무 3만 그루에 이어 ‘희망고 빌리지’… 부모 자립에 초점 망고나무 한그루 15달러 100년 동안 열매 맺어 장기적 도움 줄 수 있어 직업교육·문화센터·마트 등 복합 공간 ‘희망고 빌리지’ ‘자선’ ‘봉사’ 아닌 ‘축제’로 자녀에게도 나눔교육 될 것 전·현직 영부인과 재벌가 안주인, 여성 최고경영자 등 국내 상위 1%의 옷을 만드는 ‘톱 디자이너’ 이광희씨는 직함이 하나 더 있다. 외교통상부 산하 사단법인 ‘희망고(HIMANGO)’ 대표다. 2009년 아프리카 남수단 톤즈를 처음 방문한 이후, 이씨의 삶은 달라졌다. 수중의 돈을 털어 망고나무 100그루를 심었고, 지금까지 3만 그루를 심었다. 이제는 바느질과 농사기술을 배우는 복합교육문화센터인 ‘희망고 빌리지’를 짓느라 분주하다. 이씨의 남편인 홍성태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는 국내의 대표적 마케팅 전문가답게 ‘희망고’라는 이름을 직접 지어주며 물심양면으로 아내를 돕고 있다. 단 한 차례의 부부인터뷰에도 응하지 않은 이들이 ‘나눔이야기’를 위해 함께 자리했다. ―유명인사들은 대개 NGO의 홍보대사로 활동하는 반면, 직접 사단법인을 설립해 아프리카 지원사업을 벌이는 경우는 드물다. 왜 이 일을 시작했나? 이광희= 아마 부모님이 아니셨다면 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남수단 톤즈에 도착했을 때의 느낌이 꼭 고향에 온 것 같았다. 목사이던 아버님은 1950년대 6·25전쟁 직후에 해남 땅끝마을에 내려가서 교회를 세우고 ‘해남등대원’을 설립해서 전쟁고아와 장애아 수천명을 키웠다. 간호사 출신인 어머니도 평생 소록도 나환자와 고아, 전쟁 미망인을 뒷바라지했다. 부모님에 비하면 난 가진 게 아주 많다. ―3만 그루의 망고나무 묘목을 배분했다고 하는데, 왜 망고나무인가. 이광희= 망고나무의 개념은 물고기를 잡는 방법을 가르쳐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