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연주의 우리 옆집 난민] 요셉이네 가족은 리비아에서 왔습니다. 2011년 ‘아랍의 봄’ 사태로 무아마르 카다피 독재 정권이 무너지고 나서, 리비아는 끊임없는 부족 간의 전쟁과 IS의 공격으로 피폐해졌죠. 자동차 수출 사업으로 리비아와 한국을 오가던 요셉이 아빠는 한국에 투자이민을 신청해 한국 땅을 밟았습니다. 2016년 한국에서 태어난 요셉이는 지난 3월 세 번째 생일을 맞았습니다. 요셉이는 희망마을센터의 ‘왕자님’이랍니다. 요셉이의 매력은 ‘시크함’. 경로당 근처 놀이터에서 놀 때 할머니들이 “고 녀석 예쁘기도 하다!”, “머리는 ‘빠마’한 거야?”하며 요셉에게 말을 걸어도 요셉이는 놀이기구에만 열중합니다. 그러다가 놀이터를 떠날 시간이 되면 일부러 할머니들 앞에서 가서 미스코리아가 퇴장하듯 손을 흔들어 인사를 건네고 몇 분께는 ‘손 뽀뽀’를 날리죠. 요셉이의 시크한 애교에 할머니들은 ‘심쿵’하여 환성을 지르시고요. 그런 요셉이를 볼 때마다 제 머릿속에는 ‘인티 아살’이란 말이 떠오릅니다. ‘당신은 꿀입니다’라는 뜻의 아랍어인데, 친한 사람끼리 서로 친근함을 표현할 때 써요. 올해 초 제가 이집트에 가 있을 때 요셉이 가족과 전화 통화를 했는데, 요셉이가 제게 “인티 아살”이라고 하려다가 “인티 바살(당신은 양파입니다)”이라고 해버린 일화가 있습니다. 요셉이 엄마와 저는 요셉이의 말실수가 너무 귀여워서 크게 웃고 넘어갔죠. 그런데 요셉이는 그걸 마음에 담아두었나 봐요. 제가 이집트에서 한국으로 돌아온 뒤 요셉이 가족을 만나지 못하고 있다가 몇 주 전에야 오랜만에 요셉이 엄마와 통화를 했습니다. 한참 얘기를 나누는데, 요셉이가 엄마에게 저를 바꿔 달라고 떼를 쓰더군요. 수화기를 건네 받은 요셉이는 제게 대뜸 “인티 무쉬 바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