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로 상처 입은 구례… ‘주민의 힘’으로 일어서다

구례 수해 현장 ‘공동체 중심 재난 대응’ “우리 도서관을 자원봉사 쉼터로 쓰면 어떨까요?” “어르신들이 선풍기도 없이 바닥에 비닐 깔고 지내신다는데 도울 방법을 찾읍시다.” 심각한 수해를 입은 전남 구례가 주민들의 힘으로 다시 일어서고 있다. 인구 2만5000여 명이 사는 구례가 폭우로 물에 잠기자 주민들은 공공보다 빠른 속도로 대응을 시작했다. 각자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후원금이나 물품을 모아 나누고, 마을도서관은 자신들의 공간을 자원봉사자용 쉼터로 내놨다. 생활협동조합은 더 조직적으로 피해 상황 파악을 진행했다. 다양한 주민 조직들이 초반 재난 대응 시기부터 지금까지 서로 안부를 묻고 일손을 보태며 지역을 일구고 있다. 주민이 주축이 된 대응팀, 공공보다 조직적으로 움직였다 지난달 7일부터 이틀간 쏟아진 500㎜ 물 폭탄에 구례가 직격탄을 맞았다. 구례군에 따르면 수해 피해액만 1200억원으로 추정된다. 피해 직후 2주가량 매일 2000명이 넘는 자원봉사자가 전국 각지에서 몰려들어 큰 도움을 줬지만, 겪어본 적 없는 큰 물난리에 자원봉사자 관리까지 겹치면서 군청 업무가 마비될 지경이었다. 아이쿱생협이 먼저 나섰다. 지난 2017년 포항·경주 지진을 겪으며 생협 조합원 중심으로 ‘재난대응위원회’를 꾸렸던 아이쿱은 당시 획득한 노하우를 발휘했다. 구례섬지아이쿱생협 관계자들은 현장 복구를 위해 해야 하는 일부터 파악하기 시작했다. 대피소에 거주하는 이재민들의 목욕과 식사 지원, 필요 물품 등을 구례군청에 전달하기도 했다. 아이쿱과 협력하는 비영리단체 에이팟코리아도 주민들이 요구하는 물품들을 정리해 자원봉사센터나 다른 비영리단체와 공유했다. 구례에 기반을 둔 주민 조직들도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구례군 사람들의 문화 거점인 산보고책보고(산책) 마을도서관은 즉시 자신들의 공간을

“나도 어엿한 이주민 선배… 우리가 나서 후배들 자립 도와야죠”

[우리사회 利주민] 소모뚜 주한미얀마노동자복지센터 운영위원장 소모뚜(45) 주한미얀마노동자복지센터 운영위원장이 한국 땅을 밟은 건 1995년이다. 한글 자모를 겨우 읽던 스무 살 청년은 “한국에서 강산이 두 번 넘게 변할 만큼 시간을 보냈다”며 너스레를 떨 만큼 한국어에 유창한 중년이 됐다. 그에게 일어난 변화는 한국어 실력만이 아니다. 고향 미얀마에서 민주화 운동을 하던 그는 이주노동자 인권 운동의 상징으로 거듭났다. 2003년 한국 정부의 미등록 이주노동자 단속과 대대적인 강제 출국 조치에 맞선 장기 농성장 한가운데 그가 있었다. 또 ‘이주노동자의 방송(MWTV)’ 설립, 이주민들로 구성된 다국적 밴드 ‘스톱 크랙다운(Stop Crackdown)’ 활동 등 이주노동자 인권운동사(史)의 기념비적인 현장마다 빠지지 않았다. 이와 동시에 주한 미얀마 대사관 앞에서 군부 독재에 저항하는 시위를 10년간 이어갔고, 미얀마 민주화를 위해 한국에 있는 미얀마인들을 모아내는 구심점 역할도 하고 있다. 지난 18일 인천 부평동에 있는 미얀마 식당 ‘브더욱 글로리’에서 만난 그는 “인권의 소중함을 한국에서 배웠다”고 했다. “한국은 시민의 힘으로 민주화를 이뤄낸 나라잖아요. 인권이 존중받는 사회가 얼마나 중요한지 느껴요. 미얀마 군부에 억눌려 주눅 들어 살던 미얀마 사람들도 자유로운 한국에서 살면서 자신감을 되찾곤 해요.” 한국인에게 의존해선 안 돼… 자립이 원칙 소모뚜 위원장은 난민이다. 지금이야 한국을 ‘참 살기 좋은 나라’로 표현하지만 한국 정착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미등록 이주노동자로 생활하던 소모뚜 위원장은 2004년 난민 신청을 했다. 당시 법무부는 “본국에서 민주화 활동을 소극적으로 했고 귀국해도 처벌받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로 난민 신청을 기각했다. 이후 소송을

″지역 공동체가 살아야 장애인도 산다”

[레벨up로컬] 사회적협동조합 ‘파파스윌’의 엄선덕 이사장 ‘파파스윌’은 2015년 경기 김포 양촌읍에 설립된 사회적협동조합이다. 발달장애인 직업훈련과 일자리 제공을 목표로 설립된 단체지만, 장애인을 위한 일만 하는 건 아니다. 지역사회 소외계층,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 소상공인들과 협력하고 나누며 지역 공동체를 살리는 일에 앞장서고 있다. 지난 25일 파파스윌이 운영하는 카페 ‘달꿈’에서 만난 엄선덕(57) 이사장은 “지역 공동체가 살아야 장애인도 산다”고 했다. “‘조금은 다르고 약한 사람들‘을 포용하는 공동체를 만드는 게 중요해요. 그래야 장애인도 그 안에서 어울려 살아갈 수 있어요. 우리가 지역사회 이주민, 협동조합, 사회적기업들과 연대하는 이유입니다.” 장애인이 존중받는 공동체를 꿈꾸다 파파스윌은 발달장애인 자조 모임에서 시작됐다. 중증 지체·지적장애인 아들이 있는 엄선덕 이사장은 특수학교 하나 없는 김포의 현실을 고민하다 답답한 마음에 다른 장애인 당사자, 부모들과 모임을 시작했다. “자조 모임에서 가장 먼저 기획한 건 비장애인을 대상으로 하는 ‘조력자 아카데미’였어요. ‘조력자’는 장애인의 가족과 주민을 뜻합니다. 장애인도 주체적인 의지와 욕구가 있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알려주고 그들과 소통하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아카데미였는데 지역 사회에서 반응이 뜨거웠어요.” 자조 모임 부모들은 차근차근 성장하는 자녀들을 보며 다른 도전을 해보기로 했다. 2016년 사회적협동조합으로 법인 등록을 한 뒤 발달장애 청년들의 직업훈련을 시작했다. ‘민들레와 달팽이’라는 이름의 카페를 열어 바리스타 교육, 디저트 만들기, 손님 응대하기 등 장애 정도에 따른 직업훈련을 진행했다. 이어 ‘빼무락’이라는 공방을 열어 비장애인과 장애인이 함께 참여하는 목공예, 비누 공예, 도예 강좌를 운영했다. 지난해 12월에는 김포시청에 직영 카페를 하나 더 냈다.

“삼성물산, 베트남 석탄화력발전 사업 철회하라”…유럽 기관투자사들 공개 압박

유럽의 주요 기관 투자사들이 삼성물산에 베트남 신규 석탄화력발전 사업의 참여 의사를 철회하라고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31일(현지 시각)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영국 최대 기업연금 운용사인 리걸앤드제너럴 그룹, 노르웨이 연금사인 KLP, 핀란드의 금융사인 노르디아 은행 등은 삼성물산에 “심각한 기후 위기를 일으켜 기업 평판에도 크게 악영향을 줄 수 있는 베트남 붕앙2 석탄화력발전 사업 참여 의사를 즉각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미리암 오미 리걸앤드제네럴 지속가능투자 책임자는 “삼성물산 측에 이번 베트남 사업은 물론 아시아 지역의 신규 석탄화력발전 사업에 관여하지 말라는 의사를 전달했다”며 “이 문제를 계속 주시하며 삼성의 대응을 지켜볼 것”이라고 했다. 이들이 문제삼은 붕앙2호기는 베트남 하띤성 붕앙 공업지대에 건설 예정인 1200메가와트(MW)급 신규 석탄화력발전소로 2025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한국전력 주도로 삼성물산과 두산중공업이 설계, 조달, 시공 사업자로 참여할 것을 검토 중이다. 해당 사업은 지난 2007년부터 추진돼 왔으나 환경오염 논란과 석탄화력 발전의 수익성 악화로 13년 가까이 지연돼 왔다. 영국과 싱가포르 기업들이 사업에 참여했다가 모두 투자를 철회했다. 지지부진하던 사업이 급물살을 타게 된 건 지난 7월 한전이 중화전력공사(CLP)가 가지고 있는 2200억원 규모 사업 지분을 매수하면서다. 이후 삼성물산 등 국내 기업들이 사업에 참여를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내외 환경단체는 물론 삼성물산과 한전 지분을 가진 금융권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사업 철회를 요구한 기관 투자사들이 보유한 삼성물산 지분이 많지는 않지만, 세계 주요 투자사가 공개적으로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은 큰 압박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더나미 책꽂이] ‘슬기로운 뉴 로컬생활’, ‘서로 다른 기념일’ 외

슬기로운 뉴 로컬생활 ‘지방이 소멸한다’는 경고까지 나오는 시대, 서울 아닌 곳에서의 삶을 일궈가는 9팀의 이야기가 담긴 책이 나왔다. 이들의 공통점은 자신이 운영하는 비즈니스를 통해 자신이 사는 지역을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려 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서울 이외의 변두리라는 ‘지방’이라는 말을 거부하고 지역의 특색이 살아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 ‘로컬’이라는 단어를 쓴다. 책에는 광주, 속초, 남원, 목포 등 각지에서 서점, 게스트하우스, 브루어리 등 다양한 방식으로 로컬을 만들어가는 사람들의 고군분투기가 생생하게 담겼다. 그렇다고 로컬에서의 삶을 낭만화하지 않는다. 자원과 인프라가 부족한 지역의 현실과 그 안에서 사업을 일구는 과정의 어려움도 솔직하게 담았다. “망망대해에서의 외로움과 막막함을 떨쳐내는” 노력이 드러나는 개별 팀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왜 이들이 ‘지방에 사는 사업가’가 아니라 ‘로컬 혁신가’로 불리는지 자연스레 이해하게 된다. 윤찬영, 전충훈 외 7명 지음,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 기획, 스토어하우스 펴냄, 2만2000원   서로 다른 기념일  농인 부부의 일상을 아름답게 풀어낸 에세이. 농인은 청각장애를 치료 대상으로 보지 않고, 스스로 ‘보는 문화권의 구성원’이라 칭한다. 비장애인을 ‘청인’이라고 부르는 것도 이때문이다. 청인 가정에서 태어난 저자는 자신을 비정상으로 보는 시선을 괴로워하다, 스무살 되던 해 농인으로 살기로 결심하고 보청기를 제거했다. 아내 마나미는 농인 가정에서 자랐고, 부부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은 청인이었다. 저자는 ‘서로 다름’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된다. 소리로 듣는 대신 더욱 섬세히 바라보며 소통할 수 있지만, 아이가 듣는 노래에는 절대 공감할 수 없다. 저자는 이

위커넥트, 경력 보유 여성 재취업 교육 프로그램 참가자 모집

소셜벤처 위커넥트가 경력 보유 여성의 재취업을 돕는 온라인 교육 프로그램 ‘커리어 리스타트 챌린지’ 4기 참가자를 오는 27일까지 모집한다. 커리어 리스타트 챌린지는 출산과 육아, 가족 돌봄 등을 이유로 경력에 공백이 생긴 여성들을 소셜벤처에 재취업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세부적으로는 ▲소셜벤처의 이해 ▲관련 직무 역량 교육 ▲육아 중인 소셜벤처 재직자 멘토링▲수강생 간 네트워킹 지원 등으로 구성된다. 교육 프로그램은 다음 달 1일부터 18일까지 총 3주간 진행되며,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온라인으로 열린다. 위커넥트는 “참가자들에겐 프로그램 종료 후 이력서와 자기소개서에 대한 개별 피드백과 지망 기업에 대한 분석까지 제공할 계획”이라며 “프로그램 참여가 경력 보유 여성의 새 출발로 연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이번에 4회차를 맞는 커리어 리스타트 챌린지는 지난해 11월 시작해 지금까지 193명이 참여했다. 참여 신청은 위커넥트 홈페이지(www.weconnect.kr)에서 하면 된다. 이 프로그램은 서울 성동구 지원으로 무료로 제공되며, 성동구민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박선하 더나은미래 기자 sona@chosun.com]

“장애·인종·나이 상관없이 춤추며 ‘다르게, 함께’ 사는 사회 만들고파”

[우리사회 利주민] 문화예술단체 ‘쿨레칸’ 만든 임마누엘 사누 “춤은 우리가 가난한지 부자인지, 어떤 피부색을 가졌는지 모른다. 단지 지금 당신이 춤을 춘다는 사실만 안다.” 서울 당산동의 한 건물 지하 1층에 마련된 춤 연습실에는 이런 문구가 붙어 있다. 이 글을 붙인 사람은 지난 2012년 서아프리카 부르키나파소에서 온 무용수 임마누엘 사누(40)다. 그는 지난 2014년 한국인 동료와 함께 문화예술단체 ‘쿨레칸’을 세우고 부르키나파소 전통 춤 공연과 장애인·비장애인이 함께하는 춤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12일 만난 사누는 쿨레칸을 단순한 ‘무용단’이 아닌 ‘공동체’라고 설명했다. “쿨레칸은 누구나 춤을 출 수 있고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고 다른 사람과 연결될 수 있다는 믿음을 전달하는 공동체입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수업을 통해 이런 메시지를 전하고 있어요.” 떠나고 싶었지만 떠날 수 없었던 나라 한국 그는 지난 2014년 불거진 ‘아프리카 출신 무용수 착취 사건’의 주인공이다. 그가 일하던 포천 아프리카 박물관이 부르키나파소에서 그를 포함한 무용수 12명을 데려와 착취한 사건이다. 박물관은 매월 월급 50만원을 지급하면서 그들을 매일 무대에 서게 했고, 어린이 체험 활동 강사 일까지 시켰다. 쥐가 나올 정도로 열악한 숙소를 제공하고, 항의하면 “아프리카 사람은 하루 1달러면 살지 않느냐”는 식으로 말하면서 여권까지 압수했다. 결국 언론 보도로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문제가 해결됐고, 그의 동료 대부분은 본국으로 돌아갔지만 그는 한국에 남았다. “처음엔 저도 한국을 떠나고 싶었어요. 하지만 한국에 나쁜 사람만 있는 게 아니라 저를 도와주는 친구도 많았어요. 한국에 ‘만딩고 춤’을

기부 내역 공개·소액 기부 가능…젊은 세대 참여율 높다

‘블록체인 기부’ 중간 점검해보니 굿워터 프로젝트, 클릭 몇 번으로 기부 기존 복잡한 절차 빼 참여 이끌어냈지만 기부금 사용 과정 몰라 ‘투명성’엔 문제 카카오의 블록체인 계열사 ‘그라운드X’가 국제개발 NGO ‘굿네이버스’와 함께 블록체인 기부인 ‘굿워터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프로젝트가 시작된 건 지난달 16일. 한 달 만인 이달 14일 기준 1639명이 블록체인 기부에 참여해 7만4714.17 클레이(Klay)를 기부했다. 현금으로 환산하면 약 5600만원이다. 카카오톡과 연동된 암호 화폐 지갑 클립(Klip)에 가서 ‘기부’ 버튼만 누르면 가상 자산인 클레이가 굿네이버스의 가상 지갑으로 이전되는 방식이다. 굿네이버스는 모금 종료 시점인 이달 31일 이후 클레이를 현금화해 잠비아 아동의 물 부족 문제 해결에 사용할 예정이다. 이번 블록체인 기부가 주목받는 이유는 카카오톡과 같은 수퍼앱에서 블록체인 기부를 도입한 세계 최초의 사례이기 때문이다. 그라운드X는 “기존의 블록체인 기부는 복잡한 인증 절차를 통해 계좌를 개설해야 해서 시간도 오래 걸리고 사용자의 불편함이 컸다”면서 “클립을 통한 기부는 사용자의 편의성을 높여 단 몇 번의 클릭만으로 기부를 가능하게 한 게 특징”이라고 했다. 블록체인 기부에 대한 진입 장벽을 낮췄다는 것이다. 블록체인 기부는 비교적 기부 참여율이 저조한 젊은 세대의 동참을 이끌어 낸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한 달여간 굿워터 프로젝트에 참여한 사용자들의 연령대를 분석해본 결과, 20~30대 비율이 60%에 달했다. 지난 2019년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20·30대 기부율은 각각 17.6%, 29.1%로, 40·50대의 기부율인 35.9%, 31.8%보다 낮았다. 상대적으로 기부를 적게 하는 20~30대가 블록체인 기부에서만큼은 두각을 나타낸 셈이다.

“내 임팩트는 내가 측정한다”…소셜벤처 자가공시 서비스 나와

무료 공개한 임팩트스퀘어 “임팩트 생태계 활성 기대” 임팩트투자사인 ‘임팩트스퀘어’가 소셜벤처 스스로 임팩트를 측정할 수 있도록 돕는 무료 서비스를 내놨다. 지난 13일 임팩트스퀘어는 ‘IMP(Impact Management Project) 프레임워크를 준용한 소셜벤처 자가공시 서비스'(이하 ‘자가공시 서비스’)를 내부 연구소인 ‘임팩톨로지’ 홈페이지(www.impactology.org)에 공개했다. 소셜벤처는 이 서비스를 통해 제시된 질문에 답하는 것만으로 임팩트 측정 보고서를 완성할 수 있다. 총 8개 단계를 거치며 해당 카테고리에서 제시되는 세부 질문에 답하면 이 답변들이 모여서 임팩트 보고서로 정리되는 방식이다. 임팩트스퀘어는 “소셜벤처 스스로 현재 위치를 점검해보고, 문서화된 임팩트 측정 보고서를 외부 홍보 자료나 투·융자 유치의 기초 자료로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게 목적”이라고 했다. 임팩트스퀘어가 개발한 자가공시 서비스는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임팩트 측정 기준인 IMP의 ‘임팩트 관리 프레임워크’를 한국 상황에 맞게 수정해 만들어졌다. IMP는 지난 2016년 설립된 임팩트 평가 네트워크로, 전 세계 2000여 개 국제기구·임팩트투자사·소셜벤처가 회원사로 가입돼 있다. UNDP(유엔개발계획)도 지난 2018년부터 IMP 프레임워크를 통해 SDGs(지속가능 발전목표) 달성 정도를 평가하고 있다. 도현명 임팩트스퀘어 대표는 “소셜벤처가 사업 목적을 명확히 하고 투자를 유치하는 등 성장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내놓는 임팩트를 잘 정리하고 측정하는 과정이 꼭 필요한데, 기존 임팩트 측정 방식은 비용이 많게는 1000만원까지 들어 개별 기업의 부담이 컸다”며 “무료로 도구를 제공해 임팩트 생태계 확산에 기여하려고 자가공시 서비스 개발에 나섰다”고 밝혔다. [박선하 더나은미래 기자 sona@chosun.com]

“지구 위한 생각 이야기하면서 지구를 해칠 순 없죠”

친환경 FSC 인증 방식으로 책 펴낸 방송인 타일러 라쉬 “타협하지 않아도 된다는 걸 증명하고 싶었습니다.” 미국 출신 타일러 라쉬(32)가 방송 데뷔 6년 만에 첫 단독 저서를 냈다. 책 제목은 ‘두 번째 지구는 없다’. 환경보호의 중요성을 담아낸 책이다. 2014년 JTBC 예능 프로그램 ‘비정상회담’에 출연해 한국인보다 더 정확한 한국어로 촌철살인 코멘트를 날리던 그가 이제야 첫 책을 낸 이유는 따로 있었다. 그동안 숱한 출판 제의를 받았지만 그가 내건 ‘특별한 조건’을 받아주는 곳이 없었다. 콩기름 잉크와 친환경 인증 종이를 사용해 책을 출판하고 싶다는 게 조건이었다. 지난달 28일 서울 마포구 연남동에서 만난 타일러는 “이 조건을 받아주는 출판사를 찾는 데 시간이 꽤 걸렸다”며 웃었다. “사람들과 생각을 나누는 걸 좋아하는 제게 출판은 오랜 꿈이었지만, 욕심 때문에 스스로 세운 원칙을 무너뜨릴 순 없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결국 원하는 방식대로 책을 내게 됐죠. 출판했다는 사실보다 옳다고 믿은 걸 증명했고, 좋은 선례를 만들었다는 게 기뻐요. 제가 했으니 다른 작가들은 저보다 훨씬 쉽게 ‘친환경 인증 책’을 낼 수 있게 되겠죠.” 종합 출판사가 펴낸 국내 첫 FSC 인증 책 그의 책은 FSC(Forest Stewardship Council·산림관리협의회) 인증을 받은 종이와 콩기름 잉크를 사용해 제작됐다. FSC는 국제적인 산림 보호 비영리단체로 인증을 까다롭게 해주는 것으로 유명하다. 종이나 가구 등 제품 자체의 친환경 여부만 따지는 게 아니라 벌목 과정에서 원주민이나 노동자들을 착취하지 않았는지까지 평가한다. FSC 인증을 통과한 제품은 환경·사회·경제적

“기업과 사회, 공생의 길 찾는다”

‘대한민국지속가능경영포럼’ 공식 출범 기업과 사회의 ‘공생(共生)’을 모색하는 전문가 네트워크 ‘대한민국지속가능경영포럼(이하 지속가능경영포럼)’이 지난달 23일 공식 출범했다. 기업·공공기관·연구자가 지속 가능 경영과 사회적 가치 분야를 함께 연구해 실효성 있는 확산 전략을 내놓기 위해서다. 이날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기업과 사회의 선순환을 위한 첫걸음’이라는 주제로 개최한 창립 포럼에는 현대자동차·포스코·KT·한국토지주택공사 등 31개 기업·공공기관의 임직원 80여 명이 참석했다. 지속가능경영포럼은 미국 CEO들의 네트워크인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BRT)’이 지난해 8월 내놓은 ‘기업의 목적에 대한 성명서’에 뿌리를 두고 있다. BRT는 지난 1972년 미국 정치권에 기업 목소리를 대변하기 위해 만들어진 단체로, 지난해 선언에는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CEO, 팀 쿡 애플 CEO 등 181개 기업 대표자가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기업 활동의 목적을 고객·직원·공동체 등 모든 이해 당사자의 번영에 둔 기업만이 살아남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지속가능경영포럼은 국내에 맞는 지속가능경영 전략을 제시하고 콘텐츠 제작·교육에 중점을 둬 활동할 계획이다. 세부적으로는 ▲콘텐츠위원회(지속 가능 경영 관련 논문·정책제안서 제작·발간) ▲미래발전위원회(지속가능경영 전략 연구) ▲BRT 위원회(기업 간 네트워크 확장) ▲전문가위원회(위원회 활동 전반 자문) 등을 통해 진행된다. 지속가능경영포럼은 “사무국 역할을 맡은 한국표준협회를 포함해 KB금융지주, 삼성경제연구소 등 25개 기관이 회원 가입 절차 마무리 단계에 들어선 상태”라며 “오는 10월부터 매주 교육을 열어 활동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했다. 초대 이사장으로 선임된 유창조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지속 가능 경영이라는 세계적인 흐름을 분석하고 연구해 한국 상황에 맞는 실행법을 내놓는 게 목표”라며 “많은 국내 기업이 참여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박선하 더나은미래 기자 sona@chosun.com]

“이동 약자 발목 잡는 건, 장애 아닌 사회적 무관심”

[레벨up로컬] ‘이유 사회적협동조합’ 양윤정·최재영 부부 장애인 콜택시 배차 ‘하늘의 별 따기’ 지체장애인 어머니 보고 사업 결심해 복지관 소유 장애인용 車 통합 관리 배차 효율 높여…내년 전국 확산 목표 모두가 이동할 수 있는 사회 만들고파 사회적협동조합 ‘이유’는 어머니의 한숨에서 시작됐다. 지체장애인인 어머니는 늘 “장애인 콜택시는 타기도 너무 어렵고 불편하다”고 하소연했다. 딸과 사위는 현실을 들여다보고 깜짝 놀랐다. 오후 8시에 차를 불렀는데 차가 다음 날 새벽 4시에 오기도 하고, 시 경계를 벗어날 때마다 새로운 택시를 잡아타야 해 부산에서 차로 15분 거리 울산에 가는 데 세 시간이나 걸렸다. 공무원을 찾아가 이런 상황을 설명해봤지만 “이 정도도 고마운 줄 알라”는 핀잔이 돌아왔다. 딸과 사위는 결국 회사를 차리기로 했다. 양윤정·최재영 부부는 하던 일을 접고 지난 2018년 10월 ‘이동 약자 승차 공유 플랫폼’ 사업을 시작했다. 지난달 27일 부산 해운대구 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만난 양윤정 이사장과 최재영 이사는 “사회적 약자에게 ‘이동의 자유’를 제공하겠다는 뜻으로 협동조합 이름도 ‘이유’라고 지었다”고 설명했다. 공유로 모두가 이동할 수 있는 세상 만든다 이들이 내건 모델은 ‘데이터 기반 승차 공유 플랫폼’이다. 구조는 단순하다. 지역 내 복지관 소속 장애인용 차량을 통합 관리해 차를 호출하면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차량이 배차되도록 하는 방식이다. 양윤정 이사장은 “공공이 콜택시를 늘리고 배차 시스템을 개발하는 데 수십억원이 드니, 개별 장애인 복지기관이 소유한 장애인용 차량을 공유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게 됐다”고 말했다. “장애인 차량 한 대의 하루

제262호 창간 14주년 특집

지속가능한 공익 생태계와 함께 걸어온 14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