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시간 선진국 3분의2 수준… 희망자 많지만 일회성으로 끝나

한국 자원봉사의 실태 자원봉사 참여율 21.4 2005년 이후로 계속 정체선진국은 40%로 높아 자원봉사의 정체 이유 봉사자 욕구 반영 못하고 서비스에만 치중돼 있어 봉사활동은 이타적 활동에서 벗어나 하나의 시민교육 역할 모델로 발전해야 할 때 싱가포르의 경우 모든 NPO가 분기별 미팅봉사 성공사례 공유 등 체계적 시스템 갖춰 교보생명교육문화재단은 최근 서울 남한산성에서 나무심기를 위한 ‘다솜이 가족자원봉사’를 모집했다. 15가족 모집에 지원한 가족만 136가족. 경쟁률이 10 대 1에 달했다. 이 프로그램은 지난해엔 분기마다 진행했는데, 반응이 좋아 올해엔 매달 진행하고 있다. 강원도 철원에서 진행된 1박2일 철새 모이 주기 봉사는 가장 인기있는 대표 프로그램이다. 송헌석 사업팀 과장은 “독거노인을 돌보는 자원봉사의 경우 가족이 함께하기 어렵고 힘들어서인지 참가자 수가 적은 데 반해, 환경 관련 자원봉사엔 지원이 몰린다”고 했다. 교보생명교육문화재단은 4년째 이 프로그램을 진행해오고 있다. 송 과장은 “자원봉사가 어렵지 않고 가족끼리 즐겁게 참여하면서 사회를 바꿀 수 있다는 인식을 확산시키는 게 목표”라며 “기존 사회복지기관만이 아닌, 환경이나 교육 등 다양한 영역의 자원봉사거리를 만들기 위한 사례를 보여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태안 자원봉사 5년, 100만명은 어디로? 우리나라 국민 100만명이 자원봉사를 한 충남 태안군 기름유출사건이 벌어진 지 벌써 5년이 됐다. 기름띠를 없애는 데 반세기가 걸릴 것이라던 예측과 달리, 시커멓고 역한 기름내로 가득하던 태안은 어느새 70만명이 찾는 갯내음 나는 해변으로 되살아났다. 그럼 과연 대도시 직장동료부터 시골 부녀회까지, 초·중·고등학생들부터 고사리손 아이까지 함께한 가족들까지 그 많던 자원봉사자들은 어디로 갔을까.

처벌로 일관 말고 교실 분위기 바꿔야

문화학습협동 네트워크 사토 요사쿠 대표 이지메(왕따), 히키코모리(은둔형 외톨이), 등교 거부…. 일본의 청소년문제는 우리보다 훨씬 역사가 깊다. 청소년문제에 집중하는 일본의 NGO 또한 다양하다. 일본 문화협동네트워크 대표 사토 요사쿠씨는 1993년부터 등교거부 청소년을 위한 대안학교(프리스쿨)를 운영해오고 있으며, 1999년부터 히키코모리 청소년을 위한 비영리법인 ‘문화학습협동네트워크’ 대표를 맡고 있다. 지난 15일 서울시립 하자센터에서 열린 한·일 교육포럼 ‘청소년 폭력과 부적응을 말하다’에 참석한 그를 만났다. ―한국에선 학교폭력·왕따·자살 등 청소년 문제가 심각하다. 일본의 청소년 문제는 어떤가. “일본에선 세 차례 큰 흐름이 있었다. 1980년대 중반 도쿄의 한 중학교에서 재일동포 아이가 왕따를 당하다 못해 자살했다. 가해학생들은 교실 안에서 그 학생의 ‘장례식 놀이’까지 했고, 담임교사도 관여해 큰 사회적 파장이 일었다. 아무도 왕따문제를 자각조차 못하던 시기였다. 1990년대 중반에는 또 한 번 대형 사건이 터지면서 ‘아동권리조례’가 만들어졌다. 이전에는 왕따 피해자에 초점을 맞춰 가해자 처벌을 위주로 했다면, 이후부터 왕따 구조 자체를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교실 내 스트레스가 쌓이고, 누군가가 교실 안에 있는 누군가에게 스트레스를 풀며, 주변의 친구들은 이를 방관하게 된다. 2000년대 중반부터는 사이버상의 왕따가 극성을 부렸다. 왕따 피해자 친구를 집단으로 매도하고, 심지어 하반신 사진을 올려놓는 등 ‘인터넷 왕따’로 아이들이 연속으로 자살했다.” ―일본 정부의 대책은 어떻게 변했고, 효과는 있었나. “일본의 정책은 별로 변한 게 없다. 처벌주의로 일관하고 있다. 수치목표를 정해놓고 ‘모든 학교를 히키코모리 제로를 만들어라’고 하는 식은 별 효과가 없었다. 최근에는 청소년들이 일본 문부과학성에 정책을 비난하는 편지나

전문가·정부 중심 아닌 ‘청소년 중심’… 경쟁보다 문화예술 교육 강화한 ‘행복 학교’로

청소년 문제 대처 방안… 현장 전문가에게 듣는다 학교문제 함께 해결하는 철저한 협업시스템으로 교사문화 조성돼야 집에서 받은 스트레스 학교폭력으로 이어져… 못사는 나라 여행 후 행복의 소중함 느끼기도 학교폭력과 청소년 문제가 촉발된 계기는 지난해 12월 발생한 ‘대구 중학생 자살사건’이다. 하지만 학교폭력과 왕따, 우울증과 자살 등 우리 사회의 청소년 문제는 곪을 대로 곪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지난 2월 교육과학기술부는 학교폭력 근절 종합대책을 발표, 가해학생 처벌과 피해학생 보상 등을 주로 한 ‘불관용(Zero-tolerance)’ 원칙을 내놓았다. 하지만 ‘더나은미래’가 세미나와 심포지엄, 인터뷰 등을 통해 만난 현장 전문가들은 “청소년 문제는 학교와 가정, 지역공동체 등 우리 사회의 건강성에 대한 척도이기 때문에, 가해자와 피해자라는 이분법적 구도는 ‘대증요법’적인 처방일 뿐”이라고 입을 모았다. ▲㈔들꽃청소년세상 김현수 공동대표=”18년간 위기 청소년을 돌봐오면서 청소년 문제의 해결은 청소년 중심으로 해야 한다고 생각해왔다. 청소년은 늘 대상화되고, 전문가나 정부 중심으로 청소년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 아이들을 대상화시켜 놓고 뭔가를 진행하면 쉽다. 아이들과 함께 기획·연구하고 프로그램을 시도하려면 수십 배의 노력이 든다. 청소년 문제 진단과 조사활동, 정책개발 등에서 청소년이 중심이 되고 전문가가 이를 돕는 형태로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 ▲서울시 하자센터 박형주 교육사업단 팀장=”교사문화가 바뀌어야 한다. 학교의 문제를 함께 머리 맞대고 풀어내려는 협업시스템이 필요하다. 철저히 분업시스템이다. 아무리 좋은 프로그램이 있어도 ‘넌 뭘 맡아’ 식으로 역할배정을 통해 개인별로 진행된다. 함께 브레인스토밍을 거쳐 기획하고 협업하는 에너지가 없다. 학생들 또한 은연중에 이런 에너지가 학습된다.”

학생·교사 간 마음 열리니 학교 팀워크 분위기 좋아져

청소년 교육 생태계를 바꿔라_’딱딱한 학교’가 달라졌어요 부천 부인중학교 학생·교사 간 교류 위해 학기 초 일주일 상담주간 행정시스템 ‘학년제’로 문제아 학생 돌봄 수월 경기도 부천 부인중학교 중앙문을 열면, 카페가 나온다. 각종 트로피와 홍보자료로 꾸며진 어두컴컴한 현관이 아니다. 원목나무가 깔린 바닥, 안락한 소파와 수다 떨기 좋은 탁자 대여섯 개, 아기자기하게 꾸민 모둠활동 자료들이 걸린 벽…. 카페 이름은 ‘다락(多樂) 카페’. 즐거움이 많이 생겨나길 바라는 마음에서 지어진 이름이다. 학교 옥상은 또 어떨까. 스산하고 지저분하게 버려진 공간은 옥상텃밭이 됐다. 귀농운동본부 도시농부학교 졸업생을 텃밭강사로 모셔, 1년치 환경과목을 여기서 배웠다. 11월에는 배추를 수확해 김장김치까지 담았다. 학생들뿐 아니라 교사와 학부모도 텃밭동아리를 만들어 참여했다. 부인중학교는 지난해 3월에 이어 올해도 ‘혁신학교’로 지정됐다. ‘학교는 왜 필요한가. 교사는 누구인가. 학교의 주인은 누구인가.’ 질문을 던진다는 건 답을 찾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부인중학교 박은희 혁신부장은 “사회 전체가 경쟁과 불안 속에서 사니까 아이들이 많이 위태위태하다”며 “학교는 이 아이들을 돌봐줘야 하고, 배움은 즐거워야 하며, 아이들은 서로 협력해야 한다는 모토로 출발했다”고 말했다. 47명의 교사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은 ‘수업이 바뀌면 학교가 바뀐다’며 수업 혁신을 시도키로 했다. 3월 첫날 책상을 ‘ㄷ’자 모양으로 바꿔 모둠별 수업을 시도했다. 한 달에 한 번 수업을 완전히 개방했다. 수업 참관과 수업 촬영, 동영상 분석 등을 통해 서로 수업 컨설팅을 했다. ‘아이들의 삶을 담은 자서전 쓰기’를 진행한 이윤정 국어교사는 “친구들이 쓴 자서전을 발표할 때 자기와 연관성을

프랑스 SOS그룹 자회사 CID 니콜라 아자르 대표_”영리·나눔 함께 창출하는 사회적 기업에 투자”

전문 경영인 고용 정부·민간기업 협력 등 매년 8000억원 매출 한국 ‘미스크’와 MOU, 28년 노하우 전수할 것 프랑스의 사회적 기업 SOS그룹은 역사만 28년이 됐다. 직원은 7000명이고, 매년 8000억원의 매출을 올린다. 34개의 자회사가 있고, 프랑스와 해외에서 270개 비영리단체를 운영한다. 빈곤층을 대상으로 한 병원 5곳을 운영하고, 매일 2000명의 노숙자에게 거주공간을 제공하며, 전과자나 장애인, 마약중독자들을 2년 동안 사회적 기업에 고용한 후 일반 기업에 재취업시키는 것 등이 주 업무다. 고용노동부 지원을 받아도 생존하기 버거운 우리나라의 사회적 기업과 비교하면 놀라울 정도다. 그 비결은 뭘까. 지난 2월 말 방한한 SOS그룹 자회사인 CID(le Comptoir de l’Innovation) 니콜라 아자르 대표를 만나 들어보았다. CID는 총 4800억원가량을 운용하며 사회적 기업에 투자하는 ‘사회적 기업 창업투자사’다. ―CID가 일반 창업투자사와 다른 점은 무엇인가. “한 회사에 5년 동안 투자한다. ‘인내심 있는 자본’이라고 할까. 보통 자본은 만기가 1년이다. 일반적으로 A라는 회사가 1년 안에 15%의 ROE(자기자본이익률)를 얻었다고 한다면, 누군가는 15% 손실을 낸 것이니까 현재의 자본주의 시장에서는 공생이 이뤄질 수 없다. 윈-루즈(Win-lose) 게임일 뿐이다. 우리는 5년 동안 투자해서, 평균 5%의 수익률을 낸다. 유럽에서 이 정도는 꽤 괜찮은 수익이다.” ―CDI에서는 기업들에 대한 사회적 지표 랭킹도 매긴다는데…. “우리는 일반 지표와 사회적 지표 두 가지로 나눠서 50대 50으로 랭킹을 매긴다. A라는 대기업이 큰 수익을 내지만, 환경을 오염시킨다고 치자. 일반 지표에서는 AAA를 받아도, 사회적 지표는 낮은 등급을 받는다. 고용관계, 지역사회 기여, 환경

기업사회공헌 교육현장 가다

진정한 복지 몰라 ‘답답’… 생생한 현장 소리에 속이 뻥~ “다문화 관련 사회공헌을 해도 우리 기업들은 꼭 얼굴에 티가 나는 걸 하고 싶어합니다. 얼굴색이 우리와 비슷하면 안 되죠.(웃음)” 강의를 듣는 학생들도 웃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회사에서 자꾸 성과 보고하라고 하지요? ‘언론에 확 뜰 만한 사회공헌 프로그램 없을까’ 고민하시죠?” 학생들은 또 고개를 끄덕끄덕한다. 지난 2월 29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서 열린 ‘기업사회공헌 관계자 교육’ 심화과정의 모습이다. 이날 오후 5시에 열린 첫 강의엔 빈자리가 거의 없었다. ‘아동·청소년 사회공헌 추진현황과 트렌드 변화’라는 주제로 열린 첫날 강의를 맡은 김지혜 남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사회공헌은 경쟁을 하면 안 되는데, 우리 기업들은 자꾸 1년 만에 성과를 보려고 하고 ‘튀는 사업’을 하고 싶어 한다”며 “기업이 잘할 수 있는 아동·청소년 관련 사회공헌 요소를 찾고 싶다면 탈(脫)시설적이고, 지역사회에 기반을 두고 있으며, 소규모인 곳을 고려하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기업 사회공헌 담당자들, “열공 중” 기업마다 사회공헌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요즘 사회공헌 담당자들은 ‘열공 중’이다. 사회공헌 전담 부서가 생겨난 지 2~3년이 채 안 됐고, 그나마 홍보팀에서 사회공헌 업무를 전담하는 경우도 많은 것이 현실이다. 비(非)전문가가 그만큼 많다는 뜻이다. 실제로 지난해 ‘더나은미래’가 국내 30대 기업의 사회공헌 담당자들을 조사한 결과 ‘전문교육’과 ‘담당자들 간의 교류를 통한 노하우’에 대한 욕구(9명)가 매우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서창희 코오롱 복지재단 이사장은 “복지현장에서 진짜 필요한 게 뭔지 알기가 어렵고, 파트너 기관인 NGO에 무조건

굿네이버스 홈페이지서 영상 시청 후 편지 등록

희망편지 쓰기 대회 참가하려면 단체는 학교 통해 신청 올해 4회째를 맞는 ‘지구촌 나눔가족 희망편지 쓰기 대회’는 국제구호개발 NGO인 굿네이버스(회장 이일하)가 전국의 초·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대표적인 세계시민 교육 프로그램이다. 2009년 처음 시작돼, 지난해에만 무려 2413개 학교 학생 176만4222명이 참여했다. 우리나라 전체 학생의 약 4분의 1에 해당하는 숫자다. 참여 방법은 다양하다. 우선 학교를 통해 단체로 참여할 수 있다. 학교에서 나눔 교육 영상이 담긴 CD와 편지지가 들어있는 ‘희망편지 쓰기 대회 키트(KIT)’를 받으면, 가정에서 가족이 다함께 이 CD를 시청한 후 희망이 담긴 메시지를 편지에 쓰면 된다. 희망편지 쓰기의 주인공은 저개발국의 빈곤아동으로, 올해는 아프리카 르완다에 살고 있는 10세 소년 ‘자말’이다. 개인적으로 참여할 수도 있다. 굿네이버스 홈페이지(www.gni.kr)를 통해 온라인으로 영상을 시청한 후 온라인 편지를 써서 보내면, 자동으로 희망편지 쓰기 대회에 응모된다. 굿네이버스 김미주 언론홍보팀장은 “희망편지 쓰기 대회는 청소년들이 지구촌 이웃들의 현실과 빈곤을 이해하고, 더불어 사는 삶을 실천하는 세계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게 목표”라며 “가정에서 부모님들이 자녀와 함께 영상을 보면서 지구촌의 빈곤 현실과 나눔의 필요성에 대해 배우고, 함께 실천 방법을 고민하면 훨씬 더 효과적인 나눔 교육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가족과 함께 쓴 희망편지를 학교나 인터넷 등에 제출하면, 자동으로 굿네이버스 ‘지구촌 나눔가족 희망편지 쓰기 대회’에 응모된다. 굿네이버스는 이 중 우수작을 선정하여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상 2명, 외교통상부 장관상 2명, 보건복지부 장관상 2명, 여성가족부 장관상 2명, 굿네이버스 회장상

학교에서 1등 하던 자말 손에는 책가방 대신 물동이가…

동영상으로 본 자말의 일상 2년 전 에이즈로 아빠 잃고 엄마도 같은 병 앓아 10㎏ 물동이 온종일 나르며 간신히 가족의 한 끼 해결 가난보다 두려운 건 어느날 갑자기 엄마가 아빠처럼 떠나는 것 가방 대신 물동이를 메야하는 르완다 소년 자말(10). 자말은 2년 전 에이즈(AIDS·후천성 면역 결핍증)로 아빠를 잃었다. 지금 자말의 곁을 지켜주는 유일한 보호자인 엄마도 에이즈로 앓고 있다. 온몸에 힘이 점점 빠져가는 엄마는 자말 곁에 있어주는 것 말고는 해 줄 게 없다. 줄곧 학교에서 1등을 도맡아 했던 똑똑한 자말. 그러나 자말은 지금 남겨진 가족들을 위해 책가방 대신, 물동이를 멘다. 르완다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1달러 미만으로 한 달을 사는, 세계에서 열째로 가난한 나라다. 자말이 살고 있는 곳은 르완다의 빈민 거주지역 기소지 마을. 뜨거운 햇살을 막아주는 천 하나로 대문을 삼은 가장 낡은 흙집이다. 자말은 이곳에서 물동이 배달일을 한다. 물이 귀한 르완다는 10곳 중 1곳의 집에만 수도관이 있기 때문에 수돗물을 판매하는 곳으로 가야 한다. 걷고 또 걷는 자말. 오랜 시간 걸어 도착한 목적지에서 물동이 가득 콸콸 차오르는 물을 보며 자말은 가족의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다는 기쁨에 젖는다. ‘오늘은 밥을 먹을 수 있을까?, 엄마는 언제쯤 병원에 갈 수 있을까?’ 10㎏ 물동이를 양손에 들고 가파른 언덕을 하루에 대여섯 번을 오가며 배달해 버는 돈은 100프랑, 우리 돈으로 200원 남짓이다. 이 돈으로 자말의 가족은 간신히 한 끼를 먹을 수

“나눔을 가르치려다 ‘배려’를 배웠습니다”

굿네이버스 ‘지구촌 나눔가족 희망편지 쓰기 대회’ 딸과 함께 참가해보니… “10㎏이면 얼마나 무겁죠? 책가방보다 무겁겠죠? 제가 아프리카에 산다면 속상했을 거 같아요” “엄마, 근데 이 편지가 어떻게 아프리카에 가요? 영어로 대신 써줘요? 제 글씨를 못 알아보면 어떡하죠?” 연필을 손에 든 기자의 딸(연서·초2)이 종알종알했다. 지난 7일 저녁, 기자와 딸은 컴퓨터 앞에 앉았다. 굿네이버스에서 실시하는 ‘지구촌 나눔가족 희망편지 쓰기 대회’ 동영상을 보기 위해서였다. 홈페이지(www.gni.kr)에 접속하니, 올해의 주인공 자말(10)군의 사연이 나온다. 지난해엔 초등학교에서 나눠준 CD를 통해 캄보디아에서 오리를 키우며 살아가는 락스미(10)군의 동영상을 보았었다. “르완다요? 잠깐만요?” 아이는 쪼르륵 제 방으로 달려가서, 지도를 찾는다. “찾았다. 쪼그만하네~.” 아프리카 중앙에 위치한 르완다의 면적은 약 2만6000㎢. 우리나라(10만㎢)의 4분의 1에 불과한 작은 나라다. 동영상에선 아프리카 르완다의 빈민 거주지역 기소지 마을에 살고있는 자말의 일상이 나온다. 2년 전 에이즈에 걸려 죽은 아빠, 에이즈에 걸려 아픈 엄마, 가족의 생계를 위해 학교 대신 10㎏ 물동이를 양손에 들고 온종일 걸어도 ‘의사’가 되겠다는 꿈을 놓지 않은 열살 소년…. 에이즈 정기검진 때문에 병원에서 피를 뽑으며, 결과를 초조하게 지켜보는 자말. “아직 괜찮습니다.” 의사의 한마디에, 자말은 하얀 이를 드러내며 환히 웃는다. 화면 내내 볼 수 없었던 귀한 웃음이다. “엄마. 집이 흙집이네요.” “10㎏이면 얼마나 무거운 거예요? 제 책가방보다 훨씬 무겁겠죠?” “아프리카에도 비행기가 있을까? 비행기가 좀 지저분하겠죠? 흙을 밟고 다니니까. 우리는 신발이 있어서 흙을 안 밟는데.” 동영상을 보는 내내, 아이는 이것저것 질문을

[박란희의 작은 이야기] 욕심을 덜어내고 ‘행복한 기자’가 되어보렵니다

목욕탕 때밀이, 이혼전문 변호사, 성인전화방 상담원, 병원영안실 장례지도사(염습사). 짧게는 3일, 길게는 일주일씩 제가 직접 체험해본 후 르포 기사를 썼던 직업입니다. 대통령, 국회의원, 기업 CEO, 시민단체 대표, 교수, 연예인, 큐레이터, 경찰, 노숙자, 마약중독자…. 기자로 일하며 만나본 직업군입니다. 한국에는 1206개의 직업이 있다고 하는데, 10년가량 기자로 일하며 아마 수백 가지의 직업군을 만나보았을 겁니다. 겉으로 봤을 땐 별볼일 없지만 의외로 보람있고 수입도 좋은 직업도 있었고, 화려한 겉모습과 달리 일 자체는 너무 지루하고 성취감이 없는 직업도 있었습니다. 직업마다 나름의 고충과 애환이 있다는 것만이 공통점이겠지요. 일간지 기자라는 직업의 가장 큰 고충은 ‘시간’입니다. 매일 아침 독자의 문 앞에 신문을 갖다놓기 위해, 기자들은 전날 밤을 전쟁 치르듯 보냅니다. 개인적인 약속을 자주 펑크 내고, 가족과의 저녁 한 끼를 하기 힘들지요. 시간을 스스로 컨트롤할 수 없다는 것. 기자라는 멋진 직업 뒤에 감춰진 그늘입니다. 지난 3년 반 동안 자의 반, 타의 반 ‘탈(脫)기자’로 살았습니다. 하루종일 전화 한 통 없네(상실감)→ 그래 잘 그만뒀어. 이제 편하게 살자(자기 위안)→ 음~ 이건 기사로 써도 좋겠네. 지금 기자 했더라면 잘할 텐데(긍정도 부정도 아닌 객관화). 딱 이 시점에 자의 반, 타의 반 기자로 돌아왔습니다. ‘넘치는 게 정보요, 발에 걸리는 게 기자인 이 정보과잉 시대에 나는 왜 숟가락을 하나 더 얹으려는 걸까’ 생각해봤습니다. 신문사 밖 세상을 구경하고 나니, 기자의 정체성이 더 분명해졌습니다. “기사 하나로 세상을 바꾸겠다”는 초년기자 시절

미래 미소(美小) 캠페인⑦ 필리핀·미얀마 등 9개국 10개 농군학교 운영 작물 재배·농기계 교육… 경제적 자립 돕는다

미래미소(美小) 캠페인 ⑦ 가나안농군운동세계본부 “밥상에 반찬 하나 더 얹어주면 밥 한 끼 먹고 난 후에 끝이잖아요. 내년에도 먹을 수 있게 해야죠.” 가나안농군운동세계본부(WCM) 김기중 사무국장의 말이다. 이 단체의 모토는 ‘함께 잘사는 지구촌 NGO운동’이다. 어떻게 잘살게 한다는 걸까. 비결은 바로 1970년대 새마을 운동의 모태로 알려진 가나안 농군학교 모델이다. ‘정신개혁’과 ‘농업을 통한 경제적 자립’을 동시에 이룬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지역이 필리핀과 미얀마다. 1991년 필리핀엔 피나투보 화산이 폭발했다. 인근 지역은 모두 화산재로 뒤덮인 불모지가 됐다. 땅을 잃은 농민들은 움막을 짓고 하루하루를 연명해야 했다. 가나안농군운동세계본부는 1997년 불모지 중 하나인 ‘팜팡가’ 지역에서 개간 작업을 시작했다. 화산재가 두께 40㎝로 뒤덮인 잿빛 황무지에 왕겨와 퇴비를 트럭째 실어와 뿌리고, 지하수를 끌어왔다. 끝도 없을 것 같던 작업이 이어진 지 2년째, 화산재 사이로 푸른 새싹이 돋고, 지렁이 같은 미생물이 기어다녔다. 1999년 정식으로 문을 연 필리핀 농군학교엔 3만3500평 부지에 학교와 비닐하우스, 염소축사, 양돈축사, 자립농장까지 있다. 처음엔 닭도 훔쳐가던 이웃마을 사람들이 지금은 이곳에서 염소나 돼지를 키우는 법을 배우고, 퇴비 만드는 법을 배운다. 지난 10년간 이 학교를 거쳐 간 이들은 4200명이 넘는다. 미얀마에서도 희망이 싹튼다. “미얀마는 낙후된 농업기술로 인해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요. 이들은 우리나라의 근대화를 보고, 자신들도 한국처럼 잘살게 되었으면 좋겠다고 합니다.”(김기중 사무총장) 미얀마 농군학교에선 1년에 6~7차례씩 지역 지도자들을 직접 데려와 2개월 동안 숙식을 한다. 새벽 5시부터 밤 10시까지 이어지는 고된 교육이다. 매일 새벽

글로벌 사회공헌단체 잇따라 한국 진출… “전문성 갖추는 계기 돼야”

아쇼카·국경없는 의사회 등···22일, 국경 없는 의사회 韓 사무소 설립 공식 발표 시민사회·모금 환경 등 글로벌 선진국 수준 “국내 비영리단체들 글로벌 NGO와 동등한실력 갖추는 계기돼야” “한국의 높은 의료수준, 기부참여율, 뛰어난 인재 등이 한국지부를 개설한 계기가 됐다.” ‘국경없는 의사회(Medecins Sans Frontiere:MSF)’가 22일 한국 사무소 설립을 공식 발표했다. 1971년 프랑스에서 설립된 민간의료 구호단체인 국경없는 의사회는 60여개국에서 3000여명의 활동가가 일하고 있다. 연간 기부금만 9억4300유로(1조4400억원)에 달하는 곳이다. 한국사무소 개설은 전 세계에서 27번째로, 아시아에서는 일본과 홍콩에 이어 세 번째다. ◇글로벌 NPO와 NGO, 한국 진출 잇따라 세계적인 NPO(Non Profit Organization)와 NGO들의 한국 진출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21일, 세계적인 사회혁신 지원 조직인 ‘아쇼카’가 한국 진출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아쇼카의 스튜어트 야스구어 이사는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사회혁신 컨설팅기업인 미스크(MYSC) 오프닝 포럼에 참석해 “한국 진출 준비를 위해 미스크에 연구원 1명을 파견했고,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진출하겠다”고 밝혔다. 아쇼카는 1981년 설립 이래 70여개국에서 ‘국가적 수준의 변화를 만들어내는 혁신가’인 아쇼카 펠로를 3000여명 선정했다. 빈곤층에 대한 마이크로 크레딧(소액대출)으로 유명한 무하마드 유누스도 아쇼카 펠로 중 하나다. 이보다 앞서 작년 9월에는 국제적인 환경단체인 그린피스가 한국사무소를 열었다. 1971년 설립된 그린피스는 회원 수만 350만명에 이른다. 그린피스는 해상시위와 퍼포먼스 등으로 ‘원자력발전소 건설 반대’와 ‘해양보호’를 주요 이슈로 삼아 국내 활동을 벌이고 있다. ◇국내 모금환경 좋아져 이미 국내에는 월드비전과 유니세프, 세이브더칠드런 등 해외에 본부를 둔 원조단체들이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