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은 안단테로…조용히 확산하는 ‘비거니즘’ 문화

서울 종로구 익선동 골목길. 한옥 기와 사이로 난 길모퉁이 빵집에 들어서면, 형형색색의 타르트가 눈에 띈다. 산딸기 타르트, 단호박 모찌 타르트, 블루베리 타르트⋯. 그 옆에는 레드벨벳 케이크와 앙버터 스콘도 보인다. 이곳에서 파는 모든 디저트와 음료는 ‘비건(vegan, 완전한 채식)’이다. 벽 한편엔 ‘맛있는 비건’이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올해 초, 문을 연 ‘앞으로의빵집’에는 평일 낮에도 빈 테이블이 없을 정도로 손님이 붐빈다. 박윤아(26) 대표는 “친환경적인 삶은 어떤 음식을 어떻게 먹느냐에서 출발한다”고 말했다. “환경·윤리 중시하는 밀레니얼 소비문화 잡아라” 국내에서 비건을 테마로 한 창업이 늘기 시작했다. 환경과 윤리를 중요시하는 밀레니얼 세대의 식문화를 잡기위해 시장이 움직인 셈이다. 한국채식연합은 국내 채식인구를 약 100만~150만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원복 한국채식연합 대표는 “국내 동향을 분석해 봤을 때 10년 전과 비교해서 채식 인구가 두 배 정도 늘어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건은 더 이상 낯선 개념이 아니다. 최근 미국 대체육 브랜드 ‘비욘드 미트’가 한국에 입성했고, 롯데푸드도 지난 4월 대체육 브랜드 ‘엔네이처 제로미트’를 내놨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AT커니는 대체육 시장이 오는 2040년 전 세계 육류 소비시장의 6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최근 비건 빵집을 낸 박윤아씨 역시 한국에서 비건 상품이 늘어나는 걸 보고 상업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그는 “채식주의자가 아니더라도 건강한 먹거리를 추구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비거니즘(veganism)의 주체는 단연 밀레니얼 세대다. 비거니즘은 동물성 제품을 섭취하지 않는 식습관에 그치지 않고, 가죽제품이나 오리털을 이용한 의류와 동물성 성분이 들어간

제262호 창간 14주년 특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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