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해자 80%가 부모, 피해 아동 66%가 다시 집으로… ‘아동학대 사례 관리’ 필요한 이유

가정 내 학대, 환경적 요인 복합 작용 법적 처벌 외에 교육기관·이웃 등 주변 환경 변화시켜 치유 도와야 지난 9일 서울의 한 아동보호 전문기관. 사무실 이곳저곳을 뛰어다니던 이성우(가명·4)군이 김준일(가명·35) 상담사를 발견하자 곧장 품 안으로 뛰어들었다. 모르는 사람이 보면 부자로 착각할 만큼이나 친밀한 모습이었다. 김씨가 처음 이군을 만난 것은 올해 봄, 동네 주민이 경찰에 이군의 아버지를 아동학대로 신고하면서다. 초등학교 1학년인 큰딸은 아버지의 강요로 네 사람분의 빨래·청소 등 가사 노동에 시달렸고, 둘째 딸과 이군은 아버지의 심기를 거스를 때마다 어두운 밤거리로 쫓겨나야 했다. “심리검사를 해보니 아버님의 자살 지수가 무척 높게 나타났습니다.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아이들에게는 놀이 치료, 아버님께는 양육 지도와 미술 치료를 실시했어요. 이틀에 한 번 가정방문과 상담도 진행했습니다. 특히 형편이 어려운 가운데 아이들을 시설에 보내지 않고 끝까지 양육하려 했던 일 등 아버님 안에 아이들을 보호할 수 있는 힘을 계속해서 일깨워 드렸어요.” 병원, 건강가정지원센터 등 지역의 보건·복지 서비스와 이군 가족을 연결하는 것 역시 김씨의 몫이었다. 이군 가족을 후원할 만한 지역 기업체를 수소문해 경제적 도움도 받게 했다. 그렇게 7개월이 흐른 후, 바뀔 것 같지 않았던 이군의 가정에 변화가 시작됐다. ‘아이들과 같이 죽을 생각도 했었다’고 고백했던 이군의 아버지는 아이들과 대화하는 시간을 늘렸다. 소리를 지르는 등 삼남매의 문제 행동도 눈에 띄게 줄었다. 이혼 후 연락을 끊었던 이군의 어머니는 최근 김씨의 연락을 받고 삼남매와 함께 가족 캠프에 참여하기도

전국 아동보호 기관 55개, 돌봐야 할 아이들은 909만명

아동학대 처벌법 1주년, 아동보호 전문기관 실태 조사 전문기관 1곳이 평균 4개 시·군 관리 상담원 인력 부족, 최대 14시간 근무 피해 아동 쉼터도 37곳밖에 없어 학대 현장에 전문기관과 경찰 동행해 체계적인 조사 가능해진 점은 긍정적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하 ‘아동학대 처벌법’)’이 시행된 지 1년이 지났다. 아동학대 신고 건수는 1만7791건(2014년)으로 전년 대비 36%나 증가했다. 아동학대 신고 체계가 경찰(112)로 일원화되고 아동보호 전문기관 상담원과 경찰이 함께 현장 조사에 나서면서 생긴 변화다. 조선일보 ‘더나은미래’는 아동학대 처벌법 지난 1년의 명암(明暗)을 알아보기 위해 중앙아동보호 전문기관의 협조를 받아 지난해에 이어 ‘아동보호 전문기관 실태조사’를 실시했다. 전국 55개 아동보호 전문기관 중 서울 동남권 아동보호 전문기관(사례관리 전담)을 제외한 54개 기관이 설문에 참여했다. 편집자 주 아동학대 처벌법 시행 이후 가장 긍정적인 변화에는 ‘아동학대 사건 조사 체계 강화’와 ‘피해 아동 보호 체계 강화’가 각각 29.63%로 공동 1위에 올랐다. 아동학대 처벌법에 경찰·상담원의 현장 조사 동행과 ‘피해아동보호명령’이 명시되면서 생긴 변화다. 지난해 설문에서 아동학대 처벌법 시행 이후 가장 기대되는 효과에 ‘학대 피해 아동의 보호 근거 강화(27%)’가 선정된 것과도 부합한다. 조재만 구로경찰서 여성청소년과 여성청소년계 아동학대 담당은 “아동학대 조사 현장에 경찰이 동행하면서 학대 행위자가 문을 잠그고 협조를 거부하거나, 상담원에게 폭행, 폭언 등 위협을 가하는 일이 줄었다”면서 “공조 체계가 긴밀해져 가정 폭력으로 신고가 들어왔을 때도 아동학대가 의심되면 아동보호 전문기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점 또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도와줘야 한다고요? 사실은 ‘재능 남다른 친구’랍니다

발달장애 이해교육 ‘하트해피스쿨’ 발달장애 음악 강사의 트럼펫 연주… 애니메이션 등으로 장애이해교육 “표현하는 방식에서 차이 있을 뿐 모두 똑같은 친구라는 것 깨달았죠” 지난달 31일 서울남부초등학교. ‘하트해피스쿨’이 진행되는 4학년 3반 교실 밖으로 오페라 ‘아이다’의 개선행진곡이 울려 퍼졌다. 송아름(22·자폐성장애 2급) 예술강사의 트럼펫 라이브 연주를 감상한 아이들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안지민(10)양은 “같은 반에 발달장애를 가진 친구가 있는데, 이전에는 이해할 수 없었던 부분들에 대해 많이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동안 신우(가명·10)가 왜 친구들이랑 눈을 마주치지도 않고 ‘파워레인저’ 이야기만 자꾸 하는지 몰랐거든요. 그런데 하트해피스쿨 수업을 듣고 나니까 표현하는 방식이 우리와 다를 뿐이란 걸 알게 됐어요. 신우도 자기 재능을 찾으면 송아름 선생님처럼 멋진 꿈을 이룰 수 있을 것 같아서 기대가 돼요.” ◇애니메이션, 인포그래픽으로 ‘장애 대하는 방법’이 아닌 ‘이해’ 배워 교육부가 발표한 ‘특수교육 통계(2014)’에 따르면 전체 초등학생 중 발달장애를 가진 학생은 약 5%로 200명 중 한 명꼴에 해당한다. 그러나 보건복지부의 ‘장애인실태조사(2011)’에서 지적장애인의 69%, 자폐성장애인의 66.5%가 ‘또래학생으로부터 차별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연 2회 이상 장애이해교육을 실시한 학교가 95% 이상임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장애이해교육이 장애의 유형별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후천·지체장애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하트하트재단’이 진행하는 장애이해교육 하트해피스쿨은 2012년 첫 강의를 시작해 지금까지 223개교 7만4000여 명의 학생을 찾아갔다. 이 강의는 애니메이션, 인포그래픽 등 시청각 자료를 통해 발달장애에 대해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고, 예술강사의 공연을 통해 장애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구성됐다. 실제

높은 연봉 받던 셰로다 반군지역 교사 자처한 이유는…

한국컴패션, 필리핀 비전트립 현장 국제어린이양육기구 ‘컴패션’후원자와 1:1 결연 통해 가난한 환경의 아이들을 바르게 자립할 수 있도록 도와 셰로다 몬타네즈(Shero da S. Montanez·22)씨는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섬에 위치한 부투안(butuan)지역 공립 중고등학교 교사다. 올해 초, 높은 연봉의 사립학교를 떠나 자신의 고향으로 자리를 옮겼다. 부투안은 이슬람 반군이 주둔하고 있어, 저녁에는 밖을 나서기 어려울 만큼 치안이 열악한 곳이다. 한 시간 넘게 오토바이를 타고 학교에 가도 학생들의 웃는 얼굴을 보기란 쉽지 않다. 부모님을 따라 반군에 가입하거나, 생계를 위해 농장 일에 동원된 아이들이 부지기수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어려움도 “나와 같은 환경에서 자란 아이들을 가르치겠다”는 셰로다의 의지를 꺾을 수 없었다. “목수인 아버지의 수입으로는 끼니를 해결하는 것조차 어려웠습니다. 나중에서야 알게 됐지만 어머니는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저를 낙태할 생각까지 하셨다고 해요. 가난이란 절망에 빠져 있던 여섯 살 소녀의 삶에 어느 날 기적이 찾아왔습니다. 교회 근처에서 목공 작업을 하던 아버지에게 누군가 ‘셰로다를 컴패션 어린이센터에 등록하라’고 추천해준 거죠. 이름도, 얼굴도 모르지만 저는 그분을 하나님께서 보내신 천사라고 생각합니다.” 1999년 국제어린이양육기구 ‘컴패션’의 어린이센터(PH620)에 등록된 셰로다는 어느덧 지역사회의 리더로 성장했다. 셰로다뿐만이 아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전 세계 146만여 명의 아이들이 컴패션을 통해 자라고 있다. 지난달 21일, 컴패션 후원자 25명이 5박6일 동안 직접 필리핀 어린이센터를 방문해 1:1 양육과정을 확인하는 ‘비전 트립(Vision Trip)’에 나섰다. ◇엄마 뱃속 태아에서 지역사회 리더까지… 1:1 양육의 열매 “여기가 너희 집이니?” 마일 도솔(Myl

“80명 사회 선배들이 여대생 1000명을 찾아갑니다”

조선일보 더나은미래 위민인이노베이션 공동주최 ‘2015 여대생커리어페어’ 60개 기업 20개 직군 80명 전문가 여대생과 일대일 상담 80명의 전문가가 일대일 상담에 나선다. 다음 달 5일 이화여자대학교 ECC에서 개최되는 ‘2015 여대생커리어페어’를 통해서다. 조선일보 더나은미래와 ㈔위민인이노베이션이 공동 주최하는 이번 행사는 차세대 여성 리더를 양성하기 위해 기획됐다. 이 중 ‘커리어 스테이지(Career Stage)’는 진로를 고민하는 전국의 여대생들에게 멘토를 연결해줌으로써 이들의 궁금증과 고민을 함께 풀어줄 예정이다. ◇’다양성’ ‘전문성’ 두 마리 토끼 잡았다… 60개 기업, 20개 직군 총망라 커리어 스테이지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멘토들의 다양한 직무 분포도다. 국내외 60개 기업 및 단체가 참여해 ▲인사·총무 ▲전략 ▲재무·회계 ▲디자인 ▲전문직 ▲금융일반 등 20개 직무에 대해 ‘일대일 멘토 상담 부스’를 운영한다. “자신을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마세요. 어제의 나를 돌아보고, 미래의 나를 꿈꾸며 앞으로 전진하세요!” 기업 문화 부문 멘토로 참여하는 이강란(51) 한국 피자헛 인사지원센터 상무는 여대생들이 자신만의 브랜드와 스토리를 가질 수 있도록 조언할 예정이다. 강원랜드 최초의 여성 임원인 백혜경(54) 강원랜드 IT실장은 IT 기술·개발 부문의 멘토를 맡았다. 33년간 IT 분야에 몸담아온 그는 “(여대생이) 졸업 후 눈앞에 닥친 취직보다 좀 더 먼 미래를 보길 바란다”면서 “사회생활에 대한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이해를 돕겠다”고 전했다. 전략 부문 멘토로 나선 김미진(46) HP솔루션 비즈니스그룹장은 멘티의 자질에 맞는 기회를 마련하는 데 초점을 맞출 예정이다. 23년간 현장에서 쌓아온 시행착오와, 그로 인한 성장의 경험도 함께 나눈다. “보험계리는 확률과 통계에 근거해 미래의

방학 땐 교실이 텅 빈다고요? 우리반은 ‘마인드 아트’ 열기로 가득해요

굿네이버스 희망나눔학교 “성진아, 다 했어?” 이호제(25·광운대학교 4년) 담임강사의 질문에 색연필을 휘두르던 이성진(가명·11)군이 고개를 저었다. “아뇨. 제 장점으로 뭘 적어야 할지 모르겠어요.” “성진이가 제일 좋아하는 게 뭐지?” “탱크 부수는 게임요!” “게임을 잘하려면 집중력과 열정이 필요하잖아? 선생님도 게임을 좋아해서 열정의 빨간색 소금을 만들었는데, 한번 해볼래?” “그럼 전 노란색 소금을 만들래요. 집중력은 노란색처럼 밝으니까요!” 여름방학이 한창인 지난 3일, 서울선곡초등학교 1학년 3반 교실은 활기로 가득 차 있었다. 방학 때마다 열리는 ‘희망나눔학교’ 덕분이다. 이날 진행된 1교시 집단 활동 주제는 ‘알록달록 내 마음’. 자신의 강점을 꼽아보고 그에 맞는 색깔을 소금에 입혀보는 시간이다. 난생처음 해보는 작업에 고민에 빠져 있던 아이들도 담임강사와 함께 금세 자신만의 색깔을 그려가기 시작했다. ◇심리프로그램부터 영양교육까지… 알짜배기 10일 커리큘럼 아동권리보호전문 NGO ‘굿네이버스’가 진행하고 ‘BMW코리아미래재단’이 후원하는 희망나눔학교는 2002년부터 올해까지 14년간 방학 중 결식의 위험에 놓여 있거나 적절한 보호를 받기 어려운 초등학생에게 2주간의 교육프로그램과 건강진료·팀프로젝트·중식 등 통합 지원 서비스를 해왔다. 지난 겨울방학까지 3451개 초등학교에서 7만6623명의 아동이 희망나눔학교에 참가했다. 희망나눔학교 8회기 동안 진행되는 집단 활동 ‘마인드 아트(Mind Art)’는 희망나눔학교의 대표 프로그램이다. 이는 예술 매체를 활용해 자신의 감정을 표현·조절할 수 있도록 만든 활동으로, 서울여자대학교 특수치료전문대학교 산학협력단이 개발 과정에 참여해 전문성을 높였다. 이날 진행된 ‘알록달록 내 마음’ 역시 마인드 아트 프로그램의 하나다. “어머니와 헤어져 살면서 감정표현이 줄었던 수진이가 수업이 진행될수록 제게 고민을 털어놓더라고요. 남은 시간 동안 수진이의 모습이 더

‘나눔’ 배우며 자란 우리, 이제 ‘나눔’ 가르칩니다

‘수혜자’ 학생에서 ‘봉사자’ 선생님 된 3인의 나눔 이야기 대학생 봉사자와 함께하는 방학프로그램으로 빈곤가정 아이들과 추억 만들어 사는 곳도, 하고 싶은 일도 각기 다르다. 하지만 도유진(22·영남대 지역 및 복지행정학), 박찬영(22·나사렛대 사회복지학), 전수인(23·강원대 일반사회교육학)씨에겐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어린 시절 ‘나눔’을 거름으로 성장했다는 것이다. 2002년 시작된 ‘굿네이버스’ 빈곤가정 아동 지원 프로그램 ‘희망나눔학교’를 통해 행복한 유년시절을 만든 이들은 10여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봉사자로서 그 현장을 다시 찾았다. 이들이 수혜자에서 봉사자로 변신한 이유는 무엇일까. 더나은미래는 지난 3일, 나눔의 선순환을 실천하고 있는 3인의 봉사자를 만나 이들의 끝나지 않을 ‘나눔 이야기’를 들었다. ◇희망나눔학교 학생, 선생님으로 돌아오다 “개학을 하면 그동안 뭐하고 지냈는지 발표를 하잖아요. 친구들이 가족여행을 다녀온 이야기나 새로 본 공연 내용을 자랑할 때 저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어요. 유난히 주눅이 들고 자존감이 낮아지는 기분이었죠.” 박찬영씨가 먼저 입을 열었다. 그는 올해로 4년째 굿네이버스 충남중부지부의 희망나눔학교 봉사자로 활동하고 있다. 방학 중에 진행되는 교육 프로그램을 아이들이 원활히 들을 수 있도록 옆에서 지도하는 역할이다. 지난해에는 프로그램을 주도적으로 진행하는 담당교사로도 참여했다. 박씨에게 봉사활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를 묻자 그는 가족 이야기부터 꺼냈다. 6남매 중 셋째로 태어난 박씨는 화목한 가정에서 자랐다. 말뚝박기나 술래잡기처럼 친구들이 많이 모여야만 할 수 있는 놀이도 문제없을 만큼 형제가 많다 보니 집에만 있어도 웃음이 끊이질 않았다. 하지만 방학이 시작되면, 친구들을 부러운 시선으로 쳐다볼 수밖에 없었다. 넉넉지 않은 가정형편

다양하고 간편하게… 기부의 흐름이 바뀐다

공익신탁 Q&A 기부의 패러다임이 바뀐다. 수백명이 아동학대 피해 아동을 돕는 기부 펀드를 운용하거나, 부동산·주식을 분할 기부하면서 생활비를 지원받는 등 다양한 형태로 기부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지난달 23일엔 국내 최초로 5개의 공익신탁이 출범했다. 김현웅 법무부 장관을 비롯한 법무부 직원 600여명이 아동학대 피해 아동을 위해 설립한 ‘파랑새공익신탁’, 독립유공자 후손의 생계 및 교육 지원을 위해 배우 유동근씨가 설립한 ‘나라사랑 공익신탁’, 지구촌 이슈에 관한 교육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국제구호 전문가 한비야씨의 ‘세계시민학교 공익신탁’, 분당서울대병원과 월드비전이 협력하는 ‘난치성 질환 어린이 치료를 위한 공익신탁’, 법무부 임직원들의 급여 ‘끝전 기부(천사운동기금)’로 조성한 ‘범죄피해자·난민·수용자 가족 생계비 지원 공익신탁’이 바로 그것. 올해 3월 시행된 공익신탁법을 통해 누구든지 간편하고 투명하게 공익신탁을 설립할 수 있게 됐다. 공익신탁이란 개인 또는 단체가 ▲학문·문화·예술 증진 ▲아동·청소년 육성 ▲근로복지 향상 ▲사고·재해 예방 ▲수용자 교화 ▲교육·스포츠 발달 ▲평등사회 구현 ▲통일 ▲환경 보호 ▲지역사회 발전 ▲소비자 보호 등 공익 증진 목적 사업을 위하여 내놓은 자산을 수탁자가 운용 목적 사업에 맞게 지출하는 제도이다. 공익신탁이 기존의 기부와 다른 점은 무엇일까. 또 어떤 장점이 있을까. 조선일보 더나은미래가 이제 막 걸음마를 뗀 공익신탁에 대한 궁금증을 Q&A로 풀어봤다. Q: 기부금이 크지 않아도 공익신탁이 가능한가? A: 금액에 상관없이 누구나 공익신탁을 이용할 수 있다. 금전뿐만 아니라 부동산과 같은 현물도 출연 가능하다. 재산은 한 번에 기부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계약에 따라 여러 번으로 나눠 출연할 수 있다. 혼자

[Cover Story] ‘청년 기부왕’ 박철상

[Cover Story] 주식으로 수백억 자산가 된 대학생… 장학기금만 6개, 매년 3억7000만원 후원 “장학생 선발 면접을 보러 온 학생들이 앞에 앉은 저를 보고 깜짝깜짝 놀라요. 보통 장학기금 설립자라고 하면 중년의 사업가나 나이 지긋한 어르신을 생각하는데, 또래 청년이 앉아있으니까요(웃음).” 5일 경북대학교 캠퍼스, 체크무늬 셔츠에 뿔테 안경을 낀 박철상(31·경북대 정치외교학과 4년)씨는 여느 대학생과 다를 바 없어 보였다. 학비를 모으기 위해 끼니를 거르던 그는 20대 초반에 주식투자를 시작해 수백억대 자산가가 됐고, 그렇게 번 돈을 장학사업에 기부했다. 현재 박씨가 100% 개인자산으로 운용하는 장학기금은 6개, 매년 새로 들어가는 기부금만 3억7000만원에 이른다. 그는 ‘대학생’이지만 ‘청년 자산가’이기도 하면서 동시에 ‘고액 기부자’다. 하지만 기존의 어떤 말로도 그를 표현하기에는 부족했다. 자신의 능력보다 사회적 책임을, 공로보다 영향력을 생각하는 특별한 청년 박철상의 숨겨진 이야기를 들었다. ◇아무도 몰랐던 수백억대 청년 자산가의 이야기 박철상씨가 처음 주식을 접한 것은 중학생 때다. 15살 생일을 맞아 아버지가 만들어준 0원짜리 증권 계좌는 그에게 실용경제 감각을 일깨워줬다. 그에게 주식은 돈벌이가 아닌 세상을 배우는 과정이었다. “학창 시절에 4년 정도 모의투자를 하면서 공부를 많이 했어요. 시장의 흐름을 보려면 경제학뿐만 아니라 세계 정세, 인문학, 사회학, 철학 등 다방면의 지식이 필요하거든요. 자기계발서와 재테크서적을 빼곤 거의 모든 종류의 책을 가리지 않고 읽었던 것 같아요. 성인이 돼서 실제로 자산을 운용할 때 그 시절의 경험이 많은 도움이 됐죠.” 과외 아르바이트로 번 돈과 장학금 등을 모아 자산

앞서 간 리더들, 차세대 리더들에게 생생한 경험 들려준다

더나은미래·㈔위민인이노베이션 공동 주최… ‘2015 여대생커리어페어’에 재능 기부하는 13명 연사들 여전히 존재하는 유리천장, ‘여자는 할 수 없다’는 사회적 편견, 일·가정 양립에 대한 고민까지 여성이 리더로 성장하기 위해 거쳐야 할 난관은 수없이 많다. 여성 인재의 성장을 위해 그 어느 때보다 ‘앞서 간 발자국’이 필요한 시점, 차세대 여성 리더 육성을 위해 마이크를 잡은 이들이 있다. 오는 9월 5일, 조선일보 더나은미래와 ㈔위민인이노베이션(Women in INnovation)이 공동으로 주최하는 ‘2015 여대생커리어페어’의 ‘드림스테이지(Dream Stage)-전문가 강연’에 재능 기부를 결정한 연사 13명이다. 금융, 제약, 엔터테인먼트, 소비재 등 국내외 다양한 기업에서 외국인 임원까지 자신의 스토리를 들려줄 예정이다. ◇’도전과 혁신’ 잔다르크 리더십 장인아(39) ㈜스마일게이트 게임즈 대표는 전 세계 동시 접속자 600만명을 돌파한 온라인 FPS(1인칭 슈팅게임) ‘크로스파이어’의 중국 흥행을 이끈 주인공이다. 끊임없는 도전과 혁신을 통해 여성 게임 기획자라는 편견에 정면으로 맞선 장 대표는, 이번 여대생 커리어페어를 통해 게임업계의 잔다르크 같았던 자신의 스토리를 생생히 전달할 예정이다. “벤처 투자가로서 한국의 차세대 리더십 육성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특히 여성 리더십과 혁신적 문화는 한국 기업의 성공을 위한 최대 핵심 요소가 될 것이라 믿습니다.” 글로벌 기업 M&A 전문가인 마크 테토(Mark Tetto·35) 전(前) 빙글 CFO의 말이다. 마크 테토씨는 모건 스탠리, 삼성전자 등에서 근무하다 올해 ‘혁신’의 가치를 실천하기 위해 신규 사업을 준비 중이다. 이나리(46) 제일기획 비욘드제일본부장도 잔다르크 리더십에 합류했다. 중앙일보 경제부 차장과 논설위원을 역임한 그는 은행권청년창업재단 기업가정신센터장을 맡으며 도전하는

“버려지는 물건이지만 그들에게는 절실합니다”

현물기부로 제3국 돕는 북스포아프리카·안아주세요·옮김 안 보는 책 4만권 남은 비누 3만5000개 크레파스 1200세트 버려지는 안경 등 지원 현물 기부는 왜 필요할까. 조선일보 더나은미래 청년기자(청세담 3기)들이 현물 기부로 제3국을 돕는 청년단체를 한자리에서 만났다. 박지원(23) ‘안아주세요’ 대표, 지예정(23) ‘옮김’ 사무국장, 이희준(27) 북스포아프리카 대표(이상 ‘가나다’순)가 그 주인공이다. 사회=어떤 방법으로 제3국을 돕고 있나. 이희준 대표(이하 이)=’북스포아프리카’는 법인단체가 아닌 프로젝트다. 2011년부터 현재까지 4만권의 책을 기부받아 이 중 4000권을 말라위 등 8개국에 전달했다. 박지원 대표(이하 박)=’안아주세요’는 2008년 동두천외국어고 동아리에서 시작해 현재는 20여명의 운영진과 안경광학자문위원회로 자리 잡았다. 기부된 안경테에 안경사의 재능기부로 만든 렌즈를 합쳐 에티오피아, 가나, 케냐 등 9개국에 안경을 전달했다. 지예정 사무국장(이하 지)=’옮김’은 2010년 ‘클린더월드’ 한국지부로 시작했다. 비누·크레파스·이면지 등 쓰고 남은 자원을 필요한 곳에 옮기는 일을 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비누 3만5000개, 크레파스 1200세트, 이면지 노트 500여권을 기부했다. 사회=개발도상국 지원에는 다양한 방법이 있고, 기술이 발전하면서 수수료 없이 현금을 기부하는 시스템도 등장했다. 그럼에도 왜 현물 기부가 필요한가. 이=악순환을 끊는 힘은 교육이고 책은 그 시작이다. 혹자는 아프리카 사람들도 다 휴대폰을 갖고 있는데 차라리 교육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면 어떻겠느냐고 한다. 실제로 미국의 한 단체에서 ‘킨들(e북 리더기)’ 후원 제의도 해왔지만 거절했다. 우리가 종이 동화책을 고집하는 이유는 기기의 악용을 막고 아이들을 유해 콘텐츠로부터 지키기 위해서다. 지=돈을 지원하면 의식주 위주로 지출할 수밖에 없다. 비누 같은 물건은 관광 도시에서 소비하기 때문에 시골까지 잘 퍼지지 않는다.

“싸우는 친구 바로 혼낸다고요? 공감 받지 못하면 분노만 쌓입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인성 교육 프로그램 “안녕 연비야? 우리 반에 전학 온 걸 환영해. 학교 구경시켜 줄까?” “여긴 코딱지만 해서 볼 것도 없을 것 같은데….” “그래도 곳곳에 예쁜 장소가 많아! 다음 시간 미술인데 준비물 없지? 내 것 같이 쓰자.” “알겠어. 그런데 여긴 청소해주는 아주머니도 안 계시니? 수준 안 맞아서 못 놀겠다.” 지난 9일, 천안 쌍용초등학교 6학년 4반에서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의 인성 교육 특강이 진행됐다. 김초롱(27)·박연비(26)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천안성정종합사회복지관 사회복지사의 역할극을 감상한 아이들은 잠시 고민에 빠졌다. ‘내가 저 상황이라면 과연 전학생과 친하게 지낼 수 있을까.’ 전학생의 날카로운 태도를 본 아이들에게 잠시 생각할 시간이 주어지고, 이번에는 반 학생인 이재혁(12)군이 직접 참여한 역할극이 재개됐다. “얘들아, 이번 시간은 조별 수업이래. 누구 전학생이랑 같은 조 할 사람?” “난 싫어. 걔는 입만 열면 친구들을 무시하고 잘난 척하잖아. 우리가 같은 조를 하자고 해도 좋아하지 않을걸!” 이군의 실감 나는 연기에 박연비 사회복지사의 표정이 더욱 시무룩해졌다. “아무도 나랑 같이 놀고 싶지 않은가 봐…. 얘들아, 상처 줘서 미안해. 이제부턴 너희를 존중할 테니까 나랑 다시 놀아주지 않을래?” 박연비 복지사의 물음이 끝나자 아이들에게 ‘이름 막대’ 추첨 통이 주어졌다. 반 친구들의 이름이 적힌 추첨 막대는 평소 수업 시간에 소극적인 아이도 자연스레 의견을 말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장치다. 연기를 마친 이군이 빨간색 막대를 하나 뽑아 들자 김환희군이 벌떡 일어섰다. “걱정하지 마! 서로 존중하면 우리도 사이좋게 지낼 수 있어!” ◇역할극으로

제262호 창간 14주년 특집

지속가능한 공익 생태계와 함께 걸어온 14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