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카페선 청소만 했는데… 여기서 바리스타 꿈 이뤘어요”

연말 사회공헌 특집 SPC그룹 행복한베이커리&카페 지적장애인 바리스타 11명 서울시내 4곳서 커피 제조 매장 내 빵, 전부 유기농 장애인 40여명 고용한 소울베이커리에서 공급 점포 찾아오는 손님들 장애 인식 개선에도 도움 “카페라테 주문하신 손님, 커피 나왔습니다.” 지난 16일 오후 서울 강동구 고덕동 온조대왕문화체육관에 허동휘(20)씨의 목소리가 울렸다. 커피잔을 건네는 얼굴엔 미소가 가득하다. 지난 5월부터 ‘행복한베이커리&카페’ 부점장으로 일하는 그는 병환 중인 아버지를 대신해 여고생 동생 둘을 보살피는 집안의 가장이다. 퇴근 때면 몸은 힘들지만 그는 “바리스타의 꿈을 이뤄 행복하다”고 했다. 지적 장애를 가졌단 이유로 졸업 후 일자리를 찾기 어려웠기 때문. 동휘씨 부모는 아들이 이곳에 취직한 날 기쁜 마음으로 기초생활수급권을 포기했다. “나중에 커피숍을 차리고 싶어요.” 포부를 밝히는 동휘씨 눈이 빛났다. ‘행복한베이커리&카페’는 SPC그룹이 지적장애인의 일자리 창출과 경제적 자립을 위해 시작한 사회공헌 프로젝트다. 2012년 9월 푸르메센터 1호점을 시작으로 서울시 인재개발원, 강동구 온조대왕문화체육관, 서울시립은평병원 등 4곳에 오픈했다. 카페 수익금 전액은 푸르메재단을 통해 장애인 재활사업에 사용된다. 현재 ‘행복한베이커리&카페’에 정직원으로 채용된 지적장애 바리스타는 총 11명. 10대1의 경쟁률을 뚫고 3호점에 취업한 강지원(20)씨는 “다른 카페에선 커피머신도 못 만지고 청소만 했는데, 이젠 카페라테를 직접 만들 수 있다”고 했다. 매장의 빵은 모두 장애인 보호 작업장인 ‘소울베이커리’에서 우리 밀, 유기농 원료, 유정란 등을 사용해 만든 것이다. 소울베이커리는 중증 지적장애인 40여명을 고용해 빵과 쿠키·케이크를 만들지만 공간도 좁고 인력도 부족해 제빵 교육을 못하는 고민을 안고 있었다. 이에 SPC그룹은

이일하·박종삼·김노보… 개발원조의 산증인들

2010년 세상을 떠난 어린이재단 고(故) 김석산 회장에 이어 정정섭 기아대책 회장이 최근 별세하면서, 한국 NGO를 이끈 1세대들의 ‘큰 별’들이 하나둘씩 지고 있다. 이에 늦기 전에 현존하는 NGO 1세대들의 역사와 발자취를 기록하고, ‘우리나라 해외원조의 산증인’인 이들의 삶을 기록을 남겨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현존하는 NGO 1세대로는 이일하 굿네이버스 회장, 박종삼 월드비전 전 회장, 김노보 세이브더칠드런 회장, 박동은 유니세프 부회장, 강문규 지구촌나눔운동 이사장 등을 들 수 있다. 1991년 7명의 지인과 함께 굿네이버스를 창립한 이일하(66) 회장은 ‘토종’ NGO로서는 기적에 가까운 성장을 일궈냈다. 설립 당시 2억원에 불과했던 모금액은 518배인 1035억여원으로 증가했고, 128명에 불과했던 정기 후원자도 26만여명으로 늘었다. 대형 NGO로 성장한 굿네이버스는 전 국민 나눔 교육, 기부 전문 포털 ‘기부스타트’ 론칭, 적정기술사업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기부 문화를 확대하고 있다. 박종삼(76) 전 월드비전 회장은 50년간 사회복지 현장에 있었다. 서울대 치과대학을 나와 진료 봉사에 나섰고, 무의탁 청소년들을 위한 마을을 세웠다. 20년 넘게 교수로 재직하던 그는 2003년 월드비전 회장에 올랐고, 9년 동안 월드비전을 39만명의 후원자와 1000억원대 모금을 하는 NGO로 키워냈다. 아동결연사업도 미국, 캐나다, 호주에 이어 4번째로 큰 규모로 확대됐다. 김노보(68) 세이브더칠드런 이사장은 30년 동안 한국네슬레에서 일하다 2004년 직원 수 10명에 불과했던 세이브더칠드런에 합류했다. 그의 아이디어로 시작된 길거리 모금은 이후 ‘모자 뜨기’ ‘빨간 염소’ 등 전 국민이 참여하는 모금 캠페인으로 발전했다. 체계적인 후원자 관리 시스템과 직원 역량 강화

[미래 Talk!] 어디로 갔을까요… 공동모금회가 필리핀에 지원한 100만달러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이하 공동모금회)는 긴급구호를 하는 한국 NGO들이 많단 사실을 모르는 것 같습니다.” 지난달 21일, 필리핀 타클로반에서 만난 한 국제구호 NGO 관계자의 말입니다. 태풍 ‘하이옌’의 참사 현장에서 수많은 한국 NGO 활동가를 만났습니다. 20여개 단체 실무자들은 SNS로 실시간 정보를 공유하며, 매일 밤 모여 정부·지자체와의 소통 방법, 배분 상황, 일정 등을 놓고 새벽까지 토론했습니다. ‘기안(Guiuan)’ 마을에서 만난 WFP(유엔세계식량계획) 관계자는 “피해 상황을 신속하게 파악하고 구호하는 한국 NGO들을 보고 깜짝 놀랐다”며 혀를 내둘렀습니다. 그러나 정작 이런 한국 NGO들의 역량을 국내에선 몰라주고 있습니다. 공동모금회는 지난달 12일 “태풍 하이옌으로 막대한 인명·재산 피해를 입은 필리핀에 100만달러(약 10억)를 지원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어느 단체에 지원됐는지는 밝히지 않았는데, 취재해 보니 각각 50만달러씩 WFP와 IOM(국제이주기구)에 전달되었습니다. 공동모금회는 2010년 1월 아이티 대지진 때에도 긴급구호 지원사업비 50만달러와 국민성금 50억원을 WFP에 기부했습니다. 우리 국민의 성금을 모아 매번 국내 NGO가 아닌 해외 구호단체에 기금을 전달해온 것입니다. 당시 긴급구호를 진행했던 한 국내 NGO 담당자는 “공동모금회에 지원을 요청했는데, ‘해외 단체에 지원하니 수송기에 사랑의열매 로고를 박아주는 등 홍보 효과가 더 좋고, 극진 대우를 해주더라’는 답변을 듣고 당황한 적이 있다”고 했습니다. 다른 국제구호단체 활동가는 “아이티 현장에서 만난 WFP 관계자가 ‘우리도 사랑의열매로부터 많은 돈을 지원받았다. 한국 단체들은 사랑의열매한테 전달받은 기부금으로 어느 마을을 도왔는지 궁금하다’고 물어보는데, 대답을 할 수 없어 얼굴이 화끈거렸다”고 귀띔했습니다. 이에 대해 공동모금회 나눔사업본부 관계자는 “긴급구호가 발생하면 사무처에서 관련 자료를 검색하고,

[Cover Story] 사명감만 투철한 열혈봉사? 재미·공감·재능 챙기세요

임직원 자원봉사, 무엇이 성패 가르나 봉사 참여율·만족도 높이는 기업 사회공헌 트렌드 변화 직원이 봉사 계획 제출하면 예산·멘토링 제공하거나 전문적 재능 살릴 수 있는 프로보노 프로그램 인기 가족봉사도 참가 경쟁 높아 CEO가 봉사 참여하고 코디네이터 투입하면 임직원 간 소통 좋아져 전체적인 공헌 질도 향상 “1년 중 6개월은 주말을 포기해야 합니다.”(S기업 사회공헌 담당자) “아직도 시간이 남는 사람들만 봉사활동을 한다는 인식이 있습니다. 이 때문에 참여하고 싶은 직원들도 선뜻 나서질 못해요. 활동을 알려도 무관심하고, 현장에서도 고압적인 직원들 모습을 보면 힘이 빠집니다.”(L기업 자원봉사 담당자) 각 기업 임직원 자원봉사 담당자들의 푸념이다. 사회공헌 담당자들은 봉사 현장에서 ‘시어머니’ 여럿을 모셔야 한다. 혹여 임직원들이 ‘괜히 봉사하러 왔다’고 후회하진 않을까 가슴을 졸이고, 수혜자들의 상황과 복지기관의 눈치도 살펴야 한다. CEO가 봉사에 참여할 때는 동선이나 스케줄을 더 세밀히 챙겨야 한다. 모든 이해관계자가 만족할 수 있는 자원봉사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것. 기업 사회공헌 담당자들의 가장 큰 바람이자 고민이다. 이에 더나은미래는 기업 사회공헌 담당자들과 함께 임직원 자원봉사의 성패를 가르는 4가지 요인을 짚어봤다. ◇재미(FUN)·재능기부·가족봉사… 3가지 필수 성공 키워드 기업 사회공헌 담당자들은 “직원들의 참여율과 만족도를 동시에 높이려면, 이젠 봉사도 재미있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를 위해 직원들이 직접 봉사 프로그램을 기획, 진행할 기회를 열어두는 기업이 많다. 현대차는 2011년부터 ‘H-볼런티어 디자이너(H-Volunteer Designer)’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직원들이 원하는 봉사활동 대상·활동·내용·일정 등을 직접 디자인해서 계획서를 제출하면, 심사를 거쳐 선정된 직원들에게 일정 예산과

돌 무더기서 딸을 재운 엄마는 끝내 눈물을 보였다

괴물 태풍이 휩쓴 지 보름… 필리핀 구호현장 르포 구호품 트럭에 수백명 몰려 아이들 도로 한복판서 압사 시신·건물 더미 나뒹굴어 전염병 예방·주택 정비 시급 SNS로 효율성 높인 한국 NGO, 아름다운동행 등 20개 단체 구호 현장 정보 실시간 공유 아이티 참사 때보다 대응 빨라 21일 오후, 한국 공군 수송기에서 내려다본 필리핀 타클로반엔 땅 위로 솟은 물체를 찾기 어려웠다. 세부 공군기지에서 가득 싣고 온 각국 정부·NGO의 구호물자와 함께 공항에 발을 디뎠다. 말이 공항이지, 엿가락처럼 휜 빨간 철골만이 이곳이 공항이었음을 짐작케 했다. ‘탈출’을 기다리는 주민 200여명이 철조망 주위로 빙 둘러서 있었다. 도시의 95%가 쓸려나가고, 서울시 전체 인구보다 많은 피해자 1200만명을 남긴 태풍 ‘하이옌’의 흔적은 보름이 지난 지금도 그대로였다. 긴급 구호 현장의 문제는 이번에도 그대로 드러났다. 이날 오후, 하얀 트럭에 식료품을 가득 실은 해외 NGO가 사람들에게 콜라를 던지고 있었다. 갑작스러운 배분 탓에, 도로 한복판으로 주민 수백명이 몰렸고, 이 과정에서 아이 몇 명이 깔렸다. 뒤늦게 부모들이 발견했지만, 압사한 후였다. 그로부터 30㎞ 떨어진 마을에선 몇몇 국제 NGO가 쌀·생필품·의약품 등을 중복해서 나눠주고 있었다. 이경신 국제개발협력민간협의회(이하 KCOC) 대외협력팀 부장은 “긴급 구호 때 가장 중요한 것이 물품 배분 방법”이라면서 “2010년 아이티 재난 때도 일방적 분배, 중복 지원이 많이 벌어져 반성의 목소리가 나왔다”고 말했다. ◇SNS로 실시간 정보 공유… 협력으로 구호 현장 업그레이드 이번 필리핀 재난 현장에서 긴급 구호 중인 한국 NGO들은

소아암이 죽을 병? 편견 이겨내고 꿈은 이렇게 커졌어요

제작비 전액 기부영화 ‘완전 소중한 사랑’ 실제 주인공들 레슬링 코치 김형수씨 병 때문에 각서 써가며 운동 이제는 어엿한 레슬링 코치 비보잉 사역전도사 조정한씨 소아암 환아들에 용기 주려 정기적으로 비보잉 공연 열어 퍼스널 트레이너 장영후씨 재활에 관심 갖고 직업 찾아 완치자로 구성된 밴드도 활동 영화를 통한 인식 개선을 위해 기업이 사회공헌 비용을 기부한다? 영화 ‘완전 소중한 사랑(감독 김진민)’ 이야기다. 다음(DAUM)이 제작비 전액을 기부했고, 수익금의 70%가 소아암 환아 및 문화예술 단체에 기부되는 ‘기부 영화’다. 소아암을 극복한 청년 이야기를 담은 영화 말미엔 실제 주인공들의 미니 다큐가 등장한다. 영화 속 실제 모델이 된 주인공 세 명을 만났다. 짧게는 3년, 길게는 10년 넘게 백혈병과 싸워 이긴 후 현재 레슬링 코치, 퍼스널 트레이너(PT), 비보잉(B-boying) 사역전도사로 활동하는 이들이다. “몸에 무리가 가는 직업을 선택한 게 아니냐”고 묻자 이들은 한목소리를 냈다. “아뇨. 어렵지 않았습니다. 죽음도 이겨냈는걸요.” 열다섯 살 때 백혈병 진단을 받고 꼬박 4년 동안 항암 치료를 받았던 장영후(24·퍼스널 트레이너)씨는 “치료보다 더 힘들었던 건 소아암 환자를 바라보는 주변의 시선과 편견이었다”고 말했다. 1년 만에 돌아간 학교. 장씨는 동급생이 된 후배들과 한 교실에서 공부했다. “저를 이상하게 쳐다보거나 아예 가까이하지 않는 친구들이 많았어요. 통원 치료를 받는 중이라 머리카락 없이 모자를 쓰고 있었거든요. 면역력이 약해서 청소를 못 하는 건데, ‘나이 많다고 유세를 떠느냐’며 시비 거는 아이들도 있었고요.” 입원 기간 동안 책을 전혀 못

[Cover Story] 행복은 지역순이 아니잖아요

아동 복지의 지역별 부익부 빈익빈 어디서 태어났는지가 복지를 결정하는 세상 서울지역 보육원 아동은 매달 간식비 1500원 받는데 경기·충북·전남 등 ‘0원’ 보육원 퇴소 자립정착금도 지역 따라 200만원 이상 차이 지난해 가을, 강원도의 A보육원은 아동 보호 전문기관으로부터 ‘도움이 필요한 아이가 있다’는 전화를 받았다. 지적장애 아버지로부터 방치됐던 김민환(가명·11)군은 심각한 영양실조 상태였다.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때문에 학교에 적응을 못 하고 집에만 틀어박혀 있었다. A보육원은 “부모처럼 잘 돌보겠다”고 약속했지만, 해당 지자체는 “왜 다른 지역 아동을 받느냐”며 반려 처분을 내렸다. 아동복지시설에 아동 숫자가 늘어나면, 그만큼 해당 지자체에서 부담해야 할 비용이 늘기 때문이었다. 몇 개월 동안 민환군을 받아주는 곳이 없었다. A보육원 원장은 “보육원, 가정 위탁, 친·인척 등을 수소문해도 돌봐줄 곳이 없는 아동들은 불가피하게 일시 아동보호시설에서 1년 넘게 생활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가정에서 버려진 아이들이 이젠 사회로부터도 외면받고 있다”고 꼬집었다. 같은 사건이 외국에서 발생했다면 어땠을까. 미국은 주정부가 수행해야 하는 최소한의 아동보호서비스 기준(내셔널 미니멈·National Minimum)과 책임을 연방법에 규정해, 주정부가 임의로 서비스를 감축하지 못하도록 연방정부가 철저히 감독하고 있다. 또한 미국은 1909년부터 100년 넘게 대통령과 각 부처 전문가들이 모여 ‘백악관 아동 회의’를 열고 있다. 정익중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우리나라엔 아동 보호를 위한 내셔널 미니멈 없이 각 지역 재정에 맡겨지다 보니, 어느 지역에서 태어나느냐에 따라 아동의 인권과 복지 수준이 하늘과 땅 차이”라면서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선 대통령 주재로 아동 정책 회의를 지속한 경우가 없을 정도로, 선진국에 비해

“내 가족 내 마을 위한 일 하다보니 봉사에 중독”

임직원을 위한 가족 테마 봉사활동 “처음엔 외아들에게 베푸는 삶을 가르치고자 시작했는데 제가 오히려 나눔의 의미를 깨달았습니다.” 조수영 포스코에너지 경영감사그룹 부장이 지난 1년간 가족 봉사에 참여한 소감을 전했다. 포스코에너지는 작년 7월부터 임직원 가족을 대상으로 가족테마 봉사를 기획, 진행하고 있다. 집중폭우에 대비한 모래주머니 만들기, 지역아동센터에 기증할 텃밭 상자 만들기, 벽화 그리기, 에너지 빈곤 가구에 전달할 DIY 가구 제작 등 다양하다. 사내 인트라넷을 통해 선착순으로 모집하는데, 하루 만에 마감될 정도로 직원들의 관심이 뜨겁다. 조 부장은 “조카 결혼식 때를 제외하곤 온 가족이 빠짐없이 참석했다”면서 “내가 직접 봉사기관을 찾을 땐 어려움이 많았는데 회사에서 테마별로 가족 봉사 프로그램을 기획해주니 더 열심히 참여하게 된다”고 말했다. 매월 가족 봉사 포토제닉도 선정하고 있다. 사내 인트라넷에 올라온 사진 중 전 직원들의 설문을 통해 포토제닉을 선발하고, 선정된 가족에겐 상품권 등 선물도 준다. 안희진 지속경영그룹 대리는 “미혼인 직원들도 봉사에 참여하고 싶다는 요청이 많아서 포스코패밀리사의 미혼 직원들끼리 짝이 돼서 봉사활동하는 프로그램도 만들었다”고 말했다. 가족 테마 봉사 외에도 토요일마다 전 직원이 함께하는 환경 봉사, 에너지 효율 개선 봉사, 포스코패밀리사와의 연합 봉사 등 봉사 프로그램만 4개나 된다. 이러다 보니 회사 봉사활동을 계기로 지역 내 봉사 프로그램을 직접 기획, 진행하는 직원들도 생겨났다. 이충범 포스코에너지 인천행정그룹 대리는 인천 남동경찰서 소속 자율방범대에 지원해 벌써 5년째 치안, 범죄 예방, 청소년 선도 활동을 하고 있다. 지역 주민과 함께 매주 2회

“어르신들, 올겨울 난방비 걱정 덜어드릴게요”

포스코에너지 사회공헌 낡은 창호·보일러 교체 시 열효율 40%까지 개선돼 에너지 빈곤층 대상으로 무료 단열공사 진행 임직원들도 팔 걷고 전기·도배·장판 공사와 DIY가구 제작 등 재능기부 “창틈으로 찬 바람이 들어오니 밤에 잠을 못 자겠어. 겨울이 오는 게 무서워.” 지난 4일, 인천 서구 가정2동 D아파트에서 만난 박우철(가명·75) 할아버지는 빛바랜 회색 점퍼에 검정 슬리퍼를 신고 있었다. 집 안에 들어서자, 창틈에 수북히 쌓인 먼지가 바람을 타고 4평 남짓한 방 안으로 밀려왔다. 보일러 작동기는 고장나 있었고, 방바닥은 얼음장처럼 차가웠다. 30년 전부터 이곳에서 홀로 지낸 박씨는 올해도 난방비가 걱정이다. 별다른 수입원이 없는 터라 최저생계비에 포함된 광열비 지원금까지 생활비로 쓰고 있기 때문. 박씨는 “창문만 교체해도 훨씬 따뜻할 것 같다”며 고개를 떨궜다. 우리나라엔 박씨처럼 에너지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이 120만 가구나 된다. 가구 소득의 10% 이상을 난방비로 지출하는 에너지 빈곤층은 전체 가구의 12.4%다(2012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저소득층의 30% 이상은 석유류·LPG 등 비싼 에너지원을 사용하는 데다, 단열이 되지 않는 건물에 산다. 이에 전문가들은 “단열, 창호 시공, 보일러 교체 등 난방시설이나 단열 시공만 해도 가구당 40%까지 열효율이 개선될 수 있다”고 한다. ◇노후 주택 난방·단열 공사로 에너지 효율 높이는 포스코에너지 포스코에너지가 에너지 빈곤층을 위한 사회공헌 프로젝트를 확대한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1969년 국내 최초 민간 발전사인 경인에너지로 시작한 포스코에너지는 2005년 포스코패밀리사로 새롭게 출범, LNG·태양광·풍력·연료전지발전 등으로 전력을 전국에 공급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전력 회사의 역량을 살려, 에너지

영화 ‘완전 소중한 사랑’ 음악·뮤비 맡아

작곡가들의 특별한 재능 기부 백혈병 소아암 아이들을 위해 유명 음악가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100% 기부금으로 제작되고 수익금의 70%가 다시 기부되는 영화 ‘완전 소중한 사랑’ 제작을 위해서다. ‘완전 소중한 사랑’은 소아암을 극복한 청년이, 가수의 꿈이 좌절되어 자살을 결심한 여자 주인공을 만나 주변에 나눔과 사랑의 메시지를 전하는 힐링 영화다. 영화 전반에 흐르는 음악과 뮤직비디오는 모두 재능기부로 만들어졌다. “제 다음 앨범에 넣으려고 10년 동안 아껴뒀던 곡을 꺼냈습니다. 좀 더 뜻깊은 일에 사용되면 좋겠단 마음이 들었거든요.” 가수 김현철은 영화 ‘완전 소중한 사랑’의 뮤직비디오 곡 ‘지금은 사랑할 시간(It’s time to love)’을 재능기부로 작곡, 프로듀싱을 맡았다. 김현철은 “앞으로 소아암을 비롯한 우리 사회의 소외된 이야기들이 또 다른 영화를 통해 계속 만들어지길 바란다”고 했다. 김현철이 제작한 뮤직비디오에선 엠넷(Mnet)의 음악오디션 방송프로그램 ‘보이스키즈코리아’에서 ‘리틀 로이킴’으로 알려진 이우진(11)군이 노래를 불렀다. 이번 영화에서 소아암을 앓는 소년 역할을 연기하기도 했던 이군은 “건강하게 사는 것만으로도 정말 감사하고 행복하단 걸 깨달았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뿐만 아니다. ‘완전 소중한 사랑’에는 영화음악계의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김태성 음악감독이 재능기부로 총괄 제작을 맡았다. 영화 ‘최종병기 활’ ‘시라노 연애조작단’ ‘코리아’ ‘타워’ ‘감기’ 등의 음악 감독을 맡아온 그는 “작업하는 내내 이렇게 마음이 행복했던 영화는 처음”이라며 “마음이 지친 분들이 이 영화를 통해 치유받길 바란다”고 말했다. 다음의 사회공헌 프로젝트 ‘희망해 캠페인’의 일환으로 제작비 전액을 지원받아 옐로우래빗과 ㈔문화예술사회공헌네트워크가 공동제작한 영화 ‘완전 소중한 사랑(감독 김진민, 배우 심이영·임지규

“재능을 나눈다, 우리는 프로보노”

사가 이쿠마 日 서비스그랜트 대표 전문가들이 팀 단위로 뭉쳐 사회공헌 하는 ‘프로보노’ 비영리단체에 제안서 만들어 기업의 후원 받도록 하거나 방향성 컨설턴트 역할도 해 사가 이쿠마<사진> 대표는 2001년부터 일본 내에서 ‘프로보노’를 정착시킨 대표적 활동가다. 그는 2004년 미국 최대 비영리 컨설팅 단체인 탭루트(taproot)재단에서 6개월간 연수를 받은 후 그해 12월 일본에서 최초로 프로보노 단체인 서비스그랜트(Service Grant) 설립했다. 현재 서비스그랜트에 등록된 프로보노 워커들은 총 1920명. 이들은 100여개 NGO들을 연계해 웹사이트·홍보물 제작, 회계·마케팅·경영 컨설팅 등 다양한 프로보노 활동을 하고 있다. 지난 10월 29일 ‘제1회 동아시아 프로보노 콘퍼런스’ 기조 연설을 위해 방한한 그를 인터뷰했다. ―일찍이 프로보노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1998년 일본에 NPO 관련 법률이 만들어지면서 일본 사회의 NPO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2001년 회사일과 병행해 지역화폐운동을 하는 비영리 단체 ‘어스데이머니(earthday money)’를 설립했다. 비영리 단체를 직접 운영하면서 마케팅·홍보·회계·IT 등 전문 인력이 부족해 애를 먹었다. 그때 재능 있는 기업인들과 비영리 단체를 연결하는 중간 기관의 필요성을 느꼈다.” ―서비스그랜트 프로보노 시스템의 특징이 있는가. “체계적이다. 프로보노 워커로 활동하려면 반드시 설명회에 참석해야 하고, 팀 단위로 활동해야 한다. 프로보노 신청자 중에서 IT·회계·홍보·마케팅 등 전문가들로 팀을 구성한다. 팀 리더는 NPO에 직접 찾아가서 그들의 니즈(Needs)를 파악하고, 프로젝트를 기획한다. 프로보노는 평균 6~8개월 동안 진행되고, 서비스그랜트는 프로보노 워커나 NPO로부터 일절 비용을 받지 않는다.” ―실질적으로 비영리 단체에 도움이 되는 성과가 어떤 게 있는가. “웹사이트, 홍보물 제작에 국한되던

“문화를 만들면 세상도 달라진다… 헬싱키에서 느꼈죠”

선진국에서 배우는청소년 문화예술교육 청소년 공연사업단 제이컴퍼니 사회적기업 혁신 탐방 돕는 씨커스 지원해 핀란드 등 견학 50년간 제조공장이던 건물은 청소년이 자유롭게 이용하는 문화예술센터로 정부가 지원 그래피티 아트·악기 연주 등 전문 아티스트가 직접 교육 버려져 있던 공장 지대도 갤러리·카페로 환골탈태 “청소년 우범지대인 폐공간 예술공간 만들 아이디어 얻어” 10월 1일, 청소년 공연문화사업단 ‘제이컴퍼니(J.Company)’의 꿈을 찾는 도전이 핀란드 헬싱키에서 시작됐다. 2006년 청소년 공연단체로 출발한 제이컴퍼니는 인천 지역 초중고 학생들과 함께 연극·축제·콘서트 등을 기획하고, 문화예술 직업학교·진로 상담·청소년 동아리를 인큐베이팅하는 단체다. “한국의 청년과 청소년이 문화예술 콘텐츠를 통해 함께 소통하는 장(場)을 만들고 싶었어요. 선진 사례를 직접 보고, 느끼고, 배우는 기회가 필요했습니다.” 정윤호(27) 제이컴퍼니 대표가 ‘씨커스(SEEKER:S)’에 지원한 동기를 설명했다. ‘씨커스’는 사단법인 씨즈가 진로 고민과 사회 문제를 해결하려는 청년들에게 국내외 사회적기업의 혁신 사례 탐방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생명보험사회공헌위원회와 한화생명이 후원하고 있다. 제이컴퍼니는 10박 11일 동안 핀란드, 네덜란드, 벨기에 등 선진국의 청소년 문화예술교육 사례를 배우고 돌아왔다. ◇헬싱키 청소년들의 꿈이 자라는 문화 아지트, ‘하피센터’ 3500평에 달하는 건물은 늦은 저녁까지 청소년들의 발길로 들썩였다. 일렉트릭 기타와 드럼이 빚어낸 리듬을 따라 2층 복도에 들어섰다. 빨간 벽에는 유명 아티스트들의 음반이 진열돼있었다. “하피센터(Happi Center)에서 음악을 시작한 학생이에요. 당시 학교 부적응 문제로 센터에 오게 됐는데, 지금은 핀란드 최고의 인기 가수가 됐죠.” 하피센터 총 디렉터인 토미(Tommi)씨가 미카엘 가브리엘(Mikael Gabriel)의 1집 앨범을 가리키며 말했다. 하피센터는 2009년 설립된 핀란드 최고 규모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