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29일(금)
한상엽 소풍벤처스 대표
[월간 성수동] 너무 많아서, 너무 적어서

“안에 들어가면 비 오는 소리가 쏴 하고 들릴 거예요.” 안내인의 설명과 함께 20평이 채 되지 않는 사육장에 들어섰다. 암실 안에서 서로 다른 조도 아래 푸르스름한 빛을 내고 있는 데크가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들려오는 힘찬 빗소리. 식용으로 쓰이는 쌍별귀뚜라미 수백만 마리가

한상엽 소풍벤처스 대표
[월간 성수동] 후회 없는 실패

월요일 저녁이면 우리 집에서는 아이를 일찍 재우기 위한 작전이 진행된다. 그래야 저녁 10시 30분에 시작하는 음악 경연 프로그램의 본방을 사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프로그램을 보면서 매회 놀라곤 하는 것은 노래 잘하는 사람이 정말 많다는 것이다. 치열한 예선을 치르고 방송 출연의

한상엽 소풍벤처스 대표
[월간 성수동] 임팩트투자사 공략법

코로나 때문에 정신없이 지나가버린 2020년이지만, 어쨌든 한 해의 마지막인 12월이 찾아왔다. 한 해를 돌아보며 ‘가장 많이 했던 말’이 무엇이었는지 떠올려봤다. 당연한 소리겠지만, 가장 많이 했던 말은 가장 많이 받은 질문에 대한 대답이었다. 가장 많이 받았던 질문은 바로 ‘임팩트투자 유치 노하우’에

한상엽 소풍벤처스 대표
[월간 성수동] 영감들과의 휴식

사회를 바꾼다는 것. 참 무겁고 거창한 일이다. 그러다 보니 ‘사회혁신’이라는 거대한 목표를 업(業)으로 삼은 사람들은 자신의 삶을 장작으로 삼아 불을 지펴 밝은 빛을 만드는 걸 너무 당연하게 여긴다. 가장 가까이에서 이런 모습을 지켜보면서 그들이 내는 밝은 빛 아래에 감춰진 고독의

한상엽 소풍벤처스 대표
[월간 성수동] 임팩트 투자에 ‘마법 모자’가 필요할 때

얼마 전 ‘로컬 브루어리(지역 양조장)’에 대한 투자 건으로 구성원 간에 진지한 토론이 있었다. 한쪽에서는 술은 웰빙을 해치기 때문에 임팩트 투자 대상은 아니라는 주장을 펼쳤다. 반대쪽은 전통주와 같이 지역 문화나 지역 공동체적 측면이 강조되는 경우에는 투자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논리로

한상엽 소풍벤처스 대표
[월간 성수동] 이번 정차할 곳은 성수동입니다

십수 년 전, 현장 연구를 위해 방글라데시의 그라민은행을 방문하고 태국으로 향하는 비행기에 막 몸을 실었을 때다. 똑같은 티셔츠를 입은 사람 한 무리가 눈에 들어왔다. 어림잡아 100여 명쯤 되어 보이는 그들은 하나같이 똑같은 명찰을 목에 걸고 노란색 서류 봉투를 품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