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0일(토)

대가뭄 우루과이 “학생에 하루 물 한잔만 제공”

남미 우루과이의 가뭄이 심화하면서 학교와 같은 일선 교육기관까지 물 부족 사태에 놓였다.

우루과이의 수도 몬테비데오에 물을 공급하는 카넬론 그란데 저수지가 극심한 가뭄으로 바닥을 드러냈다. /AP 연합뉴스
우루과이의 수도 몬테비데오에 물을 공급하는 카넬론 그란데 저수지가 극심한 가뭄으로 바닥을 드러냈다. /AP 연합뉴스

18일(현지 시각) 우루과이 일간지 엘옵세르바도르에 따르면, 최근 우루과이 교육부는 인구 밀집 지역인 몬테비데오(수도)와 카넬로네스의 각급 학교에 물 부족 위기 대응을 위한 급식 관련 권장 지침을 내려 보냈다. 지침은 우선 음식을 제조하는 데 필요한 물 비율을 제한했다. 일례로 밥을 지을 경우 쌀과 물의 비율을 1대2, 파스타 면을 끓일 경우 면발과 물의 비율을 1대3으로 한정한 것이다. 파스타 끓인 물을 재사용하라는 내용도 담겼다. 또 현재 정부가 염도 높은 물을 담수와 섞어 상수도로 공급하고 있으니 음식에 간을 할 때 소금 사용을 자제하라고 권고했다.

학생들은 자유롭게 식수도 마실 수 없는 실정이다. 교육부는 “아이들이 요청할 때만 물을 주고, 미리 제공하지 마라”는 내용을 지침에 포함했다. 그러면서 아동·청소년 1인당 물 한잔을 제공할 수 있다고 적시했다. 약 12만명의 학생이 해당 지침의 영향을 받게 될 것으로 추정된다.

로사 레주에 우루과이 학교 급식 프로그램 책임자는 “학교에서 수돗물은 사용해도 된다는 게 보건부의 판단”이라며 “그 지침에 따라 수도꼭지를 항시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우루과이는 지난해 말부터 극심한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저수지가 메말랐고, 목초지에 풀이 자라지 않을 정도로 땅이 건조해졌다. 남미 남부 가뭄정보시스템(SISSA)에 공개된 데이터를 보면 우루과이 남서부 일부 지역은 가뭄 정도 6단계 중 최악인 ‘비정상 가뭄’으로 분류되기도 했다. 이에 우루과이 정부는 단수 조처를 시행하고 식수 사용을 제한하는 등 가뭄 극복 대책 마련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김수연 기자 yeo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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