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10년 만에 최악의 가뭄이 발생하면서 애그플레이션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애그플레이션이란 곡물 가격 상승에 따라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일(현지 시각) “미국 옥수수와 대두 경작지 절반 이상에서 가뭄 피해가 이어지면서 곡물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가뭄 모니터(US Drought Monitor)에 따르면 27일 기준으로 미국 중서부 지역의 65%가 가뭄 상태다. 이는 미 대륙 3분의2가량이 가뭄 피해를 겪었던 2012년 이래 최악의 가뭄이다. 농무부도 옥수수 경작지의 70%, 대두 경작지의 63%가 가뭄 영향권에 놓여있다고 평가했다. 가뭄에 따른 품질 저하로 겨울밀 총 재배량의 3분의 1이 폐기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시카고선물거래소(CME)에서 대두유 가격은 지난달 32% 급등했다. 밀과 귀리도 같은 기간 각각 10%와 8.5% 올랐다. 이에 따라 피자 도우, 오트밀 등 식료품 가격이 높아지고 있다. 6월 초 내린 비로 옥수수 가격은 4.5%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곡물 가격 상승이 사료 가격 인상 등으로 이어지면서 축산업과 낙농업계의 경영난을 악화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많은 육우농가가 지난해 높아진 사료 가격을 감당하기 위해 가축 수를 줄였다. 낙농가도 사료 가격이 안정될 때까지 운영 규모 축소 등을 고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농업 컨설팅 회사 에이지마켓(Ag Market)의 맷 베넷 대표는 “농부들은 이번 수확 작물을 가장 값비싼 작물로 여기게 될 것”이라며 “농부들이 향후 경영난으로 비료, 종자 구매 등에 어려움을 겪는 악순환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백승훈 인턴기자 pojack@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