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재해로 인한 전 세계 보험사의 손실액이 올 상반기 기준 500억 달러(약 65조9150억원)에 이른다는 분석이 나왔다. 손실액의 70%는 토네이도와 같은 대류성 폭풍(SCC) 피해로 인한 것으로 확인됐다.
9일(현지 시각) 글로벌 재보험사 ‘스위스리’(Swiss Re)는 “기후변화 등에 따라 올해 상반기 자연재해 보험손실액은 지난 10년간 평균치인 320억 달러(약 42조1856억원)보다 54% 높다”는 내용의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재보험사는 일반 보험사의 리스크 분산을 위한 금융 상품을 판매하는 회사다.
대류성 폭풍으로 인한 손실액은 350억 달러(약 46조1160억원)로 전체 손실액의 70%가량을 차지했다. 이는 지난 10년간 평균치인 180억 달러(약 23조7222억원)의 두 배 수준이다. 미국 국립해양대기국(NOAA)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폭우와 우박을 동반한 토네이도 등 대류성 폭풍이 경제적 피해로 이어진 사례는 729건에 달한다. 페리 셈슨 미국 미시간대학교 대기과학 교수는 지난 3월 미국 언론 복스(VOX)와의 인터뷰에서 “토네이도가 일회적 현상이기 때문에 기후변화의 결과로 규정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면서도 “폭우와 폭염 등이 토네이도 생성에 유리한 조건을 만들어줬다”고 설명한 바 있다.
자연재해 보험손실액이 증가함에 따라 자연재해 재보험 가격과 보험 가격이 연쇄적으로 상승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9일 파이낸셜타임즈에 따르면 영국 특수보험업체 히스콕스(Hiscox)는 북미지역 자연재해 재보험 가격을 43% 높였다. 재보험은 보험사 등이 보험계약상의 책임 전부 또는 일부를 다른 보험사에 인수시키는 보험이다. 미국 보험사 스테이트팜은 지난주 재보험 가격 상승 등을 이유로 자연재해 보험 가격을 20%가량 인상했다.
제롬 헤겔리 스위스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기후 변화에 따라 자연재해 규모와 강도 모두가 확대되고 있다”며 “기후적응과 관련한 투자를 늘려야 보험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백승훈 기자 pojack@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