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5일(목)

세계자연보전연맹 “해양생물 1550여종 멸종위기… 무허가 개발 탓”

세계 해양생물 1550여 종이 멸종위기에 처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로이터통신·BBC 등은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최근 발표한 ‘멸종위기종 적색목록(Red List)’을 인용해 해양생물 1만7903종의 약 9%(1550여종) 이상이 멸종위기에 처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크레이그 힐튼-테일러 IUCN 적색목록 책임자는 “물속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실제 볼 수 없기 때문에 생물종 분석은 수중 상태를 반영하는 지표가 된다”면서 “최근 발표한 적색목록은 인간이 해양생물에 매우 파괴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멸종위기종으로 분류된 초식성 해양 포유동물 '듀공'. /조선DB
멸종위기종으로 분류된 초식성 해양 포유동물 ‘듀공’. /조선DB

이번 적색목록에는 ‘바다소’로 알려진 초식성 해양 포유동물 듀공이 멸종위기종으로 추가됐다. IUCN에 따르면, 동아프리카에 남은 듀공 개체 수는 250마리도 채 되지 않는다. 산호초가 많은 아프리카 동해안은 듀공의 주요 서식지로 꼽힌다.

IUCN은 석유·천연가스 개발, 해저 저인망, 무허가 해안 개발 등으로 듀공의 먹이가 되는 해초량이 줄면서 개체 수가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어구에 의한 포획과 화학 물질로 인한 해양 오염도 문제로 지적됐다.

프랑스령 뉴칼레도니아에 사는 듀공도 밀렵과 해안 개발, 니켈 채굴 등으로 살 곳을 잃어가고 있다. 뉴칼레도니아에 서식 중인 듀공은 900마리에 불과하다.

전복류의 일부도 멸종위기에 처한 것으로 드러났다. IUCN은 “가장 비싼 해산물 중 하나인 전복류가 밀렵, 지속가능하지 않은 어업으로 위협받고 있다”면서 “조사대상 54종 중 20종(44%)이 멸종위기에 처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해양 폭염도 해양생물종의 폐사 원인으로 꼽혔다. 호주 서부 해안에 서식하는 전복 종(Roe’s abalones)은 폭염으로 99%가 폐사했다.

카리브해에 서식하는 기둥 산호(pillar coral)의 멸종위기 단계는 ‘취약(vulnerable)’에서 ‘위급(critically endangered)’으로 상향됐다. 1990년대 이후 서식지가 80% 이상 감소하면서다. 종유석을 닮은 기둥 산호는 해양생물에 숨을 곳과 서식지를 제공한다.

아만다 빈센트 IUCN 해양생물보존위원회 위원장은 “해양생물들이 처한 끔찍한 상황은 매우 충격적”이라며 “이는 우리가 해양생물을 보호하기 위해 재빠르게 행동에 나서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김수연 더나은미래 기자 yeo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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