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7일(토)

영국, 30년 만에 신규 탄광 승인…’탄소중립 역행’ 비판

영국 정부가 30년 만에 새로운 탄광 개발을 승인했다. 축구장 60개 면적과 맞먹는 23ha 규모의 탄광이다. 건설하는 데만 약 2년이 걸리며, 이후 50년간 운영될 예정이다.

탄광 내부의 모습. 기사 내용과 무관함. /pixabay
탄광 내부 모습. 기사 내용과 무관함. /픽사베이

로이터·가디언 등 외신의 7일(현지 시각) 보도에 따르면, 이날 마이클 고브 영국 주택개발지역사회부 장관은 신규 탄광 승인과 관련해 “컴브리아 화이트헤븐에 생길 탄광은 1억6500만 파운드(약 2656억원)의 투자와 500개의 일자리 창출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린피스 등 환경단체뿐 아니라 야당과 정부 자문위원들은 ‘탄소중립에 역행하는 결정’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이에 영국 정부는 “해당 탄광에서 생산되는 석탄은 철강 생산에만 활용되고 화력발전 등에는 사용되지 않을 것”이라며 “석탄을 생산하지 않으면 오히려 국내 철강 업체들이 석탄을 수입해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영국 철강 업체들이 지금까지 자국 내 석탄 생산분 없이도 원활하게 운영해온 점을 지적했다. 필럽 던 환경감사위원회 의장은 “올해 초 위원회 조사 결과 철강 제조업체들은 국내에서 생산된 석탄 없이도 살아남았다”며 “국내 생산분이 있으면 철강업체들의 석탄 수입 수요가 줄어들 것이란 주장은 타당하지 않다”고 했다.

캐럴라인 루커스 녹색당 영국 하원의원은 정부가 지속가능한 경제 정책을 펴지 않은 것을 비판했다. 그는 “온실가스 감축 분야에서 1000개 가량의 녹색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며 “영국 정부는 지속가능한 방법을 택하지 않고 탄광을 개발하는, 기후 파괴적이고 후진적 방식을 택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결정은 인류에 대한 기후 범죄”라고 강조했다.

탄광은 연간 4만t의 온실가스를 배출할 것으로 보인다. 존 검머 영국 기후변화위원회 의장은 “전 세계는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석탄 사용을 단계적으로 줄여나가는 중”이라며 “영국의 이번 결정은 전 세계 탄소 배출량을 다시 증가시키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말했다.

백지원 더나은미래 기자 100g1@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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