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아동 음악활동 돕는 하트포르테
“퉁 탁탁 퉁탁탁! 닥타라 닥닥 닥타타탁!”
작은 난타북 하나에서 무수히 다른 소리가 쏟아졌다. 아이들은 길쭉한 막대기로 북 이곳저곳을 두드렸다. 노래 중간중간, 엉덩이를 씰룩이고 북을 한 바퀴 도는 율동들이 어우러져 흥을 자아냈다. 김지연(가명·14)양이 수줍은 듯 몸을 꼬며 “잘했느냐”고 운을 띄우자 박명옥(43) 난타 강사가 “아주 최고였다”고 맞장구를 쳤다. 지난 18일 저녁 5시, 서울 종로구 종로장애인복지관에서 진행된 ‘난타 음악교육’ 현장, 21일 복지관 송년행사 공연을 앞두고 연습이 한창이다. 박명옥 난타 강사는 “처음에는 내 맘대로 마구 치고 싶은 마음을 분출하던 아이들이 횟수가 거듭할수록 다 함께 ‘하나의 리듬’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했다.
‘난타 음악교육’ 프로그램이 생긴 건 올해 3월, 하트하트재단의 ‘하트포르테’ 음악 활동 지원사업을 통해서다. 하트포르테는 발달장애아동의 음악교육과 활동 지원을 통해 사회성 향상을 돕고 재능을 개발하는 것을 돕기 위한 하트하트재단 문화복지 지원사업. 전국 17개 장애인복지관, 발달장애아동 350명의 음악 교육을 지원한다. 오케스트라부터 난타, 우쿨렐레, 합창까지 다양하다.
사업을 실시한 지 1년, 발달장애 아이들은 변하고 있었다. 지난 1년 동안 금천장애인종합복지관에서 오케스트라 그룹음악 활동에 참가한 이지수(가명·10)군의 어머니는 “지수가 발표회를 하고 집에 와선 ‘연주하다 음을 틀렸는데 선생님이랑 주변 친구들이 도와줘 오케스트라 소리가 잘 나서 다행이었다’고 했다”며 “친구들이랑 선생님 간식을 챙기기까지 한다”고 했다. 음악 활동은 아이들의 재능을 발견하고 자존감을 높이는데도 긍정적인 역할을 했다. 박명옥 난타 강사는 “종종 피가 날 때까지 코나 귀를 파는 등 이상 행동을 보인 친구가 있었는데, ‘난타’에 재능이 있는 걸 발견하고 칭찬을 받기 시작하자 아이들과도 가까워지고 본인도 자신감이 많이 생겼다”고 했다. 임종승 종로장애인복지관 사회복지사는 “말로 생각을 표현해내기 어려운 중증장애 친구들에게 ‘음악’은 언어 없이도 다른 사람과 소통하고 어울릴 수 있는 ‘매개'”라며 발달장애아동 음악 활동 지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