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0일(토)

혁신 기술 갖춘 ‘보건·복지 분야 스타트업’ 키운다

‘건이강이 스케일업’ 사업, 잠재력 있는 기업 선정해 투자·지원

최근 보건·복지 분야에서 기술 기반 스타트업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 장애인과 고령자, 영유아 등이 일상에서 겪는 작은 불편을 포착해 기술로 문제를 풀어나가며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잠재력이 높은 스타트업을 육성해 건강한 보건·복지 분야 사회적경제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지원도 적극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블루레오’는 세계 최초로 양칫물 흡입이 가능한 전동칫솔을 개발했다. 양칫물을 뱉기 어려운 장애인이나 치약을 삼킬 염려가 있는 영유아를 위한 제품이다. 전동칫솔에는 튜브와 물주머니가 달렸다. 칫솔모에 난 구멍에서 양칫물과 침을 흡입해 튜브를 통해 주머니로 보낸다. 흡입 능력은 분당 500㎖로, 1회 양칫물을 충분히 빨아들인다. 보호자가 양치질을 도와줄 때 입안을 자세히 들여다보며 구석구석 닦을 수 있도록 LED 라이트도 달았다. 블루레오가 전 세계에 등록한 특허는 지금까지 27건에 달한다. 블루레오는 장애인과 고령자 등을 위한 제품에서 보편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구강케어 제품으로 영역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10월 29일 서울 용산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건이강이 Scale-Up'의 투자 유치 데모데이 행사 현장.
지난 10월 29일 서울 용산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건이강이 Scale-Up’의 투자 유치 데모데이 행사 현장. /한국사회투자 제공

‘메디엔비테크’는 혼자서 대소변을 가릴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한 스마트 자동 배설물 처리 장치를 개발한 기업이다. 환자의 존엄성을 지키고 간병인이나 보호자의 노동 강도를 줄이기 위해 고안됐다. 독자적 기술로 기존 자동 배변 처리 제품의 문제였던 소음과 냄새를 해결했다.

보건·복지 분야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와 지원도 이어지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한국사회복지협의회, 한국사회투자와 함께 올 초 보건·복지 분야 사회적경제 조직의 액셀러레이팅을 지원하는 ‘건이강이 Scale-Up’ 사업을 진행했다. 설립 7년 이하의 보건·복지 분야 사회적경제 조직을 대상으로 경영 진단, 컨설팅, 판로 지원, 투자 연계 등의 지원을 해주는 사업으로, 총 64개 기업이 공모에 지원했다. 이 중 심사를 거쳐 6개 기업이 최종 선발됐다. ‘블루레오’와 ‘메디엔비테크’도 지원 대상 기업으로 이름을 올렸다.

보건·복지 분야 스타트업들이 주력하는 분야는 다양하다. ‘건이강이 Scale-Up’에 선정된 기업을 살펴보면 ▲고령자용 휴대용 홀터 심전계를 합리적인 가격에 공급하는 ‘제3의 청춘’ ▲청각장애인에게 의사소통을 도울 문자 통역사를 연결해주는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한 ‘에이유디 사회적협동조합’ ▲영유아 월별 발달놀이 동영상 등을 제공해 발달 과정을 부모 스스로 체크할 수 있는 ‘파이브 센스’ ▲지속 가능한 위생을 위해 병마개형 휴대용 다목적 자외선 살균기를 개발한 ‘티에이비’ 등이 있었다.

선발된 기관에는 총 3000만원의 사업 지원금, 공간과 홍보·마케팅을 지원하는 ‘성장지원패키지’, 16주 동안의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이 제공됐다. 각 기업 특성을 고려한 1대1 맞춤형 프로그램도 지원했다. ‘기업가치 고도화 컨설팅’ ‘자기설계 전문분야 멘토링’ ‘IR(Investment Relation) 멘토링’ 등이다.

지난 10월 29일에는 투자유치 데모데이 ‘딜 쉐어 라이브’를 열었다. 약 30명의 투자자와 전문 평가사들이 행사에 참여했다. 6개 기업의 IR 피칭, 라운드테이블 심사를 거쳐 ‘블루레오’와 ‘메디엔비테크’가 최종 ‘톱(TOP) 2′ 기업에 선정됐다. 이들 기업은 각각 5000만원의 임팩트 투자를 받았고, 사업 종료 이후에도 후속 투자 유치와 홍보 등 사후관리를 받을 예정이다.

김용익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은 “우리 공단은 ‘건이강이 Scale-Up 사업’을 통해 잠재력 있는 보건·의료 분야 사회적경제 기업의 자립과 성장을 돕고 시장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지원해왔다”며 “앞으로도 성장 가능성이 있는 사회적경제 조직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육성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종익 한국사회투자 대표는 “보건·복지 분야 내 혁신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의 스케일업을 지원한 사업이라 매우 뜻깊었다”면서 “앞으로도 보건·복지 분야 생태계의 소셜임팩트가 확대될 수 있도록 다양한 사업으로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최지은 더나은미래 기자 bloomy@chosun.com

관련 기사

Copyrights ⓒ 더나은미래 & futurechosun.com

전체 댓글

제261호 2024.3.19.

저출생은 '우리 아이가 행복하지 않다'는 마지막 경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