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 이후 비정규직 노동자 실직 경험률이 정규직 노동자의 5배에 이를 정도로 감염병으로 인한 피해가 비정규직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갑질119와 공공상생연대기금이 27일 발표한 ‘코로나19와 직장생활 변화’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가 시작된 지난해 1월 이후 실직 경험이 있다고 답한 직장인은 16.1%였다. 고용 형태별로 보면 비정규직 노동자는 31%로 정규직(6.2%)의 5배에 달했다. 이들 중 실업급여를 받은 비율은 정규직 51.4%, 비정규직 29.0%였다. 5인 미만 사업장에 다니는 직장인(28.7%)이 300인 이상 사업장에 다니는 직장인(11.1%)보다 실직 경험이 2.6배 높았다. 무노조 직장인의 실직 경험 비율은 19.1%로 노조원(5.3%)의 3.6배였다.
지난해 1월과 비교해 소득이 줄었다는 응답자 비율도 31.7% 수준으로 나타났다. 고용 형태로 따지면 정규직은 17.0%, 비정규직은 53.8%로 약 3배 높았다. 지난해 1월 이후 비자발적 휴직을 경험했다는 비율은 비정규직 33%로 정규직(12.5%)보다 2.6배 높았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사회보험 사각지대에 놓인 것으로 조사됐다. 비정규직의 사회보험 미가입률은 국민연금(55.8%), 건강보험(53.0%), 고용보험(48.8%)으로 정규직(국민연금 6.2%·건강보험 2.8%·고용보험 6.7%)과 비교해 각각 7~19배 높았다. 업무 중 다쳤을 때 산재보험 처리 비율도 정규직은 56.0%, 비정규직은 31.0%로 나타났다. 현 직장의 고용상태에 대해 ‘안정돼 있다’고 답한 정규직은 71.0%였지만, 비정규직은 64.0%가 ‘불안하다’고 응답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엠브레인 퍼블릭에 의뢰해 이뤄진 이번 조사는 만 19세 이상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지난 10~17일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직장갑질119는 “코로나19 고통이 1년 6개월 동안 이어지고 있고 세계 각국 정부가 노동자들을 위한 지원방안을 쏟아내고 있는데 정부는 여전히 천하태평”이라며 “정부는 지금이라도 코로나19로 직장을 잃거나 소득이 감소한 노동자들의 임금을 일정 금액 보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태연 더나은미래 인턴기자 kite@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