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9월 28일(수)
[미래 Talk!] CSR팀 몰리는 대기업 직원들 인식 바뀐걸까, 유행 쫓는걸까

최근 대기업 사회공헌 담당자들은 타부서 직원들로부터 ‘사회공헌팀에서 일하려면 어떤 준비가 필요하냐”결원이 생기면 잘 부탁한다’는 이메일을 자주 받는다고 합니다. 한 기업 담당자는 이번 달에만 무려 10명으로부터 비슷한 메일을 받았다고 합니다.

좀 더 적극적으로 자신을 어필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최근 K기업 관계자는 타부서 동료를 통해 후배 한 명을 소개받았습니다. “대학 때부터 봉사활동을 많이 했고,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 관련 논문을 찾아 공부하고 있다”면서 본인의 이력과 강점을 열심히 설명했답니다. P기업 사회공헌 담당자는 “CSR팀에 오기 위해 1년 6개월째 준비하고 있는 ‘열성 직원’도 있다”면서 “주말, 휴가 때마다 국내 유명 비영리단체를 찾아가 업무를 돕는 등 전문성을 쌓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예전엔 사회공헌 업무가 쉽고 편해 보여서 지원했다면, 요샌 CSR에 정말 관심 있는 직원들이 문의해온다”며 달라진 풍토도 전했습니다.

기업에서 ‘돈 쓰는 부서’로 인식되던 사회공헌팀이 ‘인기 부서’로 급부상한 것입니다. 이유가 무엇일까요? 사회공헌팀이 특히 인기 있는 기업을 살펴보니 해당 부서의 위상을 높이는 다양한 혜택이 존재했습니다. 현대차는 사회문화팀 직원에게 대학원 학비를 전액 지원하고 있습니다. 직원들은 사회복지학과, 사회적기업학과, NGO 대학원 등에서 공부하면서 전문성을 높였습니다. 과장급 이상 베테랑 직원들로 구성된 사회문화팀은 모두 정규직인 데다가 연봉도 높습니다. 기부, 나눔, CSR 등을 ‘핫(hot)’한 키워드로 인식하는 분위기도 한몫했습니다. 온라인·SNS를 통한 모금이 활발해지고, CSR 관련 이슈가 확산되면서 사회공헌 업무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KT 관계자는 “CSR·CSV(Creative Shared Value· 공유 가치 창출) 업무를 IT 회사가 할 수 있는 새로운 영역으로 여기는 직원이 많아지면서 CSR팀의 문을 두드리는 횟수도 많아졌다”고 전했습니다. SK 담당자는 “SK는 CSR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마케팅·회계·IT 등 타부서 직원들과 항상 협력하기 때문에 CSR을 접할 기회가 많아지면서 자연스레 직원들의 관심도 높아졌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CSR 담당자들은 “영리와 비영리를 모두 이해하지 않고는 CSR 프로젝트를 기획·진행하기 어렵다”고 조언한다고 합니다. CSR팀은 단순히 ‘착한 일’을 하는 부서가 아닙니다. 내부 설득을 위해 보고서를 수십 번 고쳐 쓸 각오도 해야 하고, 기업의 비전과 수혜자의 니즈(needs)가 합치하는 지점을 찾아 끊임없이 고민해야 합니다. CSR 부서의 인기가 환상이 섞인 유행인지, 기업 변화의 신호탄인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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