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4월 14일(수)

6개국 공동연구진 “녹색기후기금은 실패, 항공·해운에 ‘기후세’ 도입해야” 주장

6개국 공동연구진 “녹색기후기금은 실패, 항공·해운에 ‘기후세’ 도입해야”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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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DB

개발도상국의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선진국이 내놓기로 한 자금인 ‘녹색기후기금’ 마련을 위해 국제 항공과 물류 운송선에 세금을 부과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의 18일(현지 시각) 보도에 따르면, 미국 브라운대, 벨기에 브뤼셀자유대학교 등 6개 대학 연구진은 공동으로 진행한 기후변화 기금 관련 연구 ‘기후기금이라는 실패한 약속을 살려내기 위해(Rebooting failed promise of climate finance)’를 통해 현재 녹색기후기금은 이행 현황조차 검토할 수 없는 상황이며 기금 마련을 위해 추가적인 세금 부과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는 과학 저널 네이처에도 실렸다.

녹색기후기금은 지난 2009년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제15차 UN기후변화협약(UNFCC)에서 국제 사회 합의로 만들어졌고, 이듬해 멕시코 칸쿤에서 열린 16차 총회에서 공식화됐다. 당시 2020년까지 선진국들이 연간 1000억 달러를 기후기금으로 내놓는 시스템을 만들고 이를 개발도상국의 기후적응이나 기후위기 대응 활동에 쓰기로 했다.

연구진은 “UN 등에서 내놓은 여러 자료를 종합하면 목표 기금 달성은 실패했다”고 단정했다. 기후기금 달성 실패의 원인으로는 자금 조달이 원활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지난해 OECD는 민간 영역에서 모집된 기후기금을 2014년 167억 달러, 2016년 101억 달러, 2018년 146억 달러 등으로 파악하고 있는데, 코로나19 이후 기후기금이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은 “2020년 OECD 연구 자료를 보면 모집된 기후기금 가운데 저개발국의 기후변화 대응에 직접 사용된 비율은 3%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연구 보고서는 “자금 조달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는 것뿐 아니라, 자금이 어디에서 얼마나 모였는지조차 파악하지 못하는 상황이 더 큰 문제”라며 “기후기금 조달을 집계하는 기관마다 기준이 달랐다”고 지적했다. 지난 2013년부터 2018년 공적 부분에서의 기후기금 조달 규모에 대해 OECD, 옥스팜, UNFCC 등이 각각 추산한 기후기금 규모는 작게는 260억 달러, 많게는 420억 달러로 파악된다. 특히 2013년의 경우 OECD가 측정한 공적 기후기금 규모는 379억 달러인데 반해 UNFCC는 254억 달러, 옥스팜은 110억~210억 달러로 추산했다. 2018년에는 그 격차가 더 벌어졌다. OECD는 622억 달러, 옥스팜은 190억~225억 달러 규모로 봤다. UNFCC는 아예 자료를 내지 않았다.

이번 연구의 저자 중 한 사람인 로메인 비크만 브뤼셀 자유대학교 연구교수는 “(녹색기후기금에 대한) 명확한 회계 시스템이 없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며 “지금으로선 무엇이 기후기금인지 정의조차 분명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기후기금 조달을 위해선 명확한 재원 조달과 측정 방법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부족한 기후기금을 확대하고 규모 추산을 명확히 할 대안으로 탄소배출량이 큰 화물 운송선이나 국제선 항공편에 대해 추가 환경 부담금을 부여하는 방법을 제안했다. 세금 부과가 명문화되면 연간 모집 규모를 확인할 수 있는데다 항공과 해상 운송의 탄소배출량 감축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비크만 연구교수는 “파리기후협정에는 항공편이나 물류 운송선에 대한 탄소배출량 추적에 관한 내용이 없기 때문에 해당 분야에서의 탄소배출량 감축과 함께 추가 재원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박선하 더나은미래 기자 sona@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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