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퍼네이션’ 사례
국제 환경보호 단체 그린피스(Greenpeace)의 감시선 ‘레인보 워리어(Rainbow Warrior) 3호’. 현재 독일에서 만들어지고 있는 이 선박은 2200만유로(약 300억원)의 건조 비용을 모두 기부 형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그린피스는 프랑스의 광고대행사 ‘디디비(DDB)’사와 웹 개발업체 레스84(Les84) 등의 도움을 받아, 일반인들이 화려한 선박 내부를 투어하며 인터넷 쇼핑을 하듯 즐기는 웹사이트(http://anewwarrior.ddb paris.net)를 구축했다. 기부자들은 선박의 안테나에서부터 창문까지 배의 조각조각을 구입해 기부할 수 있다. 판매물의 가격은 1유로(약 1400원)부터 7000유로(약 980만원)까지 다양하다. 모든 기부자는 그들이 소유한 물품에 대한 증명서를 발급받으며, 레인보 워리어 돛에 이름도 새겨진다. 현재까지 선박 공정률은 53.9%에 달하며 선박구조물의 구매는 건조가 완료될 때까지 가능하다.
독일의 ‘도네이트 어 밀(Doante a Meal)’ 캠페인도 지난 2009년 칸 광고제 사이버 부문에서 금상을 수상한 대표적인 해외 퍼네이션 사례다. 독일 뒤셀도르프 지역의 1만6000명에 달하는 결식아동을 후원하고자, 지역 자선단체인 ‘뒤셀도르프 테펠 채러티(The Dusseldorfer Tafel Charity)’가 진행한 이 캠페인은 역시 후원 사이트(http://www.donate-a-meal.com)에 방문해 게임하듯 기부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사이트상의 아이들이 들고 있는 빈 접시에 기부자가 원하는 음식을 ‘드래그’하면 그 음식에 대한 후원금이 적립되고, 이를 결제하면 실제 기부가 이뤄진다. 접시에 음식이 채워지면, 화면상의 아이들이 환한 미소를 지으며 반응한다. ‘상호작용’이 가능한 온라인의 특성을 재미있게 이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일본 ‘NEC’의 ‘에코토노하’ 캠페인은 100개의 이메일 메시지가 보내질 때마다 호주 남부 캥거루 섬에 유칼립투스 나무 한 그루를 심는 방식으로, 지난 2003년부터 55억5000만원어치의 나무를 심었다. ‘NEC’는 이 같은 공익 마케팅 활동을 통해 현지 시장에서 소비자의 신뢰를 얻는 데 성공했다. 미국 아이스크림 제조업체 ‘벤앤드 제리스(Ben & Jerry's)’의 ‘공정트윗(Fair Tweet)’ 캠페인은 100개가 넘는 국가에서 1200만명에게 ‘공정무역’과 관련된 트윗을 전달했다. 올해 2월까지 총 51만8000개의 글자가 홍보에 사용돼, 공정무역의 인식을 개선했다고 평가받고 있다.
지난 2011년 4월, 미국에서 열린 ‘글로벌 소셜벤처대회(GSVC·Global Social Venture Competition)’에서 3위를 한 김형수 트리플래닛 대표는 “기부 시장이 금융, 건설 다음으로 큰 미국에서는 ‘눈물 짜는’ 기부 마케팅과 오프라인 기부 모금을 레드오션으로 본다”며 “기부의 보람에 ‘즐거움’을 더하려는 것은 이미 세계적인 경향”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