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9월 23일(월)

한국암웨이 자원봉사_시골 상황극에 웃음꽃 만발… ‘태안군과 친구되기’ 5년째 이어가

갯벌 정화·고추 농사 등원하는 분야 선택해 도와
자발적 참여로 이루어져 직원들과 마을 사람 모두 화합·활력 찾는 계기 돼

해안사구 펜스에 사용할 대나무를 옮기고 있는 한국암웨이 직원.
해안사구 펜스에 사용할 대나무를 옮기고 있는 한국암웨이 직원.

“자, 1팀은 이쪽으로 모여주세요!”

“해안가 팀은 스트레칭 장소로 이동합니다!”

충남 태안군 창기리에 위치한 삼봉해수욕장 주차장. 녹색버스 두 대에서 쏟아져 내리는 인파가 본격적인 휴가철을 앞둔 피서지의 적막함에 활기를 불어넣는다.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챙 넓은 모자를 눌러쓰고, 수건을 얼굴에 두르는 손놀림에는 익숙함이 배어 있다.

지난 6월 28일 오전. 한국암웨이 200명의 직원이 자원봉사 활동을 위해 충남 태안군을 찾았다. 일명 ‘태안군과 친구되기’ 행사다. 한국암웨이는 지난 2007년 태안 앞바다 기름 유출사고를 계기로 맺은 인연을 5년째 이어오고 있다. 특히 2009년부터는 태안군 창기6리와 ‘친구되기’라는 자매결연을 하고 유대감과 책임감을 키워왔다. 이날 활동에 참여한 12개 팀은 해안사구 펜스 설치, 토종식물 보호, 갯벌 정화 등 ‘해양생태계 보전’ 활동과 고추농사 도우미, 고구마농사 도우미, 장미 곁순 따기 등 ‘농촌 일손돕기’ 활동으로 나뉘어 봉사에 참여했다. 원하는 작업 분야를 신청자가 직접 고르는 방식이었다.

사빈지역(모래가 많이 퇴적된 해안지형)에 펜스를 설치하는 해안사구 펜스 설치팀이 모래에 발을 들였다. “펜스의 구조는 브이(V)자 모양이고, 깊이는 삽 한 자루 정도”라는 이성관 태안해안국립공원관리공단 안내원의 설명에 백사장에 투입된 봉사자 20명의 손놀림이 바빠진다. 이성관 안내원은 “해안사구는 자연발생적으로 만들어지는 바닷가의 언덕으로, 해안에 모래를 저장하거나 지하수를 정화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특히 쓰나미 등이 발생하면 훌륭한 방파제가 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해안사구 펜스는 바다 쪽에서 불어오는 모래를 모아 해안사구를 더 빨리 형성하게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암웨이가 진행하는‘태안군과 친구되기’는 직원들의 자발적 참여로 이뤄지는 봉사 활동이다. 사진은 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박세준 한국암웨이 대표(왼쪽)와 직원들.
한국암웨이가 진행하는‘태안군과 친구되기’는 직원들의 자발적 참여로 이뤄지는 봉사 활동이다. 사진은 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박세준 한국암웨이 대표(왼쪽)와 직원들.

해안사구 펜스 설치팀 바로 위쪽에서는 사구에서 외래식물을 제거하는 손길이 한창이다. 최지연 태안해안국립공원관리공단 안내원은 “여기 있는 식물은 해안사구 복원을 위해 일부러 가져다 심은 것”이라며 “달맞이꽃이나 꽁보리풀, 백령풀 등 번식력이 강하고, 사구 식물의 영양분을 뺏는 잡초를 제거해주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했다.

같은 시각, 창기6리 마을 안쪽에서는 농촌 일손돕기가 한창이다. 특히 창기6리의 전략상품 중 하나인 명품 고추를 위해 60명의 인원이 투입됐다. 창기6리에서 고추를 재배하고 있는 이종범(50)씨는 “고추 농사를 위해서는 고추가 비바람에 쓰러지지 않도록 줄기를 묶어주는 작업이 필수”라며 “고추줄기가 커가면서 높이에 따라 총 5번 정도 묶어줘야 하기 때문에 일손이 부족하다”고 했다. 남자 직원들이 연결해 놓은 흰 줄을 줄기에 묶어 단단히 고정하는 역할을 맡은 강인주(36·한국암웨이 뷰티앤바디)씨는 “요즘 업무가 많아 야근을 하고 있어서, 봉사활동을 오기 전에는 부담이 됐던 게 사실”이라며 “하지만 막상 오니 뉴스에서 듣던 것보다 더 가뭄이 심한 것 같고, 이럴 때 우리의 손길이 도움이 된다는 생각이 들어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강씨는 이어 “회사를 옮긴 지 4개월 정도 되었는데, 이런 기회를 통해서 다른 부서 직원들과 친해지는 기회도 되는 것 같아 여러모로 의미 있다”고 덧붙였다.

마케팅·영업부서 10명이 모인 인근 고구마밭은 웃음소리가 끊이질 않는다. 유쾌한 영업맨들이 즉석에서 ‘시골일상’의 상황극을 만드는 등 시종일관 즐거운 봉사를 유도했다. 올해 초 귀농을 했다는 김명식(52)씨는 “고구마 순의 영양분을 빼앗는 비듬풀을 제거하고 있는데, 오전에 1000평의 밭에서 잡풀제거를 마쳤다”며 “이 정도의 작업량이면 손 빠른 시골사람들이 해도 3~4일이 걸리는 분량”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요즘 너무 가뭄이 심해서 마음도 위축됐는데, 이렇게 도와주시니 새로운 활력이 되는 것 같다”고 감사인사를 전했다.

하영숙 창기6리 이장은 “농촌 지역이 전체적으로 고령화되고 있는 가운데, 우리 마을처럼 재해까지 맞으면 회복이 쉽지 않다”면서 “한국암웨이 임직원들과 서로 정을 나누면서, 마을 내부적으로도 서로 화합하며 활력을 되찾는 계기가 되었다”고 했다.

이날 직원들과 함께 행사에 참여한 박세준 한국암웨이 대표는 “마을 입구에 공식적으로 현판도 세운 만큼, 책임감이 더 커졌다”면서 “앞으로 정기행사가 아닐 때도 직원들이 자유롭게 찾아 봉사할 수 있는 편안하고 친근한 곳이 될 수 있도록 유도해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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