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29일(금)

대부분 일회적 강의에 그치고 조손가정에만 지원 한정 돼

조부모 손자녀 양육 교육 지원 실태

맞벌이 부부가 증가하면서 손자녀를 양육하는 조부모가 증가하고 있다. 2010년 삼성경제연구소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체가구의 64.5%가 아이 양육을 조부모에게 맡기고 있으며, 조부모의 육아조력자 역할이 확대될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2009년 보육실태조사에 참여한 설문자의 절반 이상이 부모 다음의 가장 바람직한 양육자로 조부모를 꼽을 정도로, 손자녀 양육자로서의 조부모 역할이 중시되고 있다.

취업 여성의 양육 문제가 조부모의 조력 여부에 따라 좌우되고, 이에 따라 스트레스와 갈등상황에 노출되는 조부모가 늘어나고 있지만, 이에 대한 대비나 지원은 미흡한 상태다. 지난 2월 17일, 경기도가족여성연구원이 조부모 300명을 대상으로 양육실태를 진단한 결과, 응답자 중 45%가 하루 중 9~11시간 동안 육아에 시간을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자녀를 양육했던 때와 달라진 환경 때문에, 현 부모와 양육방식에 따른 갈등(39.7%)이 가장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조부모의 긍정적인 역할을 도모하고 양육에 대한 자신감을 주는 교육 프로그램이 필요한 시점이다. 여성가족부 관계자는 “정부에서도 조부모 교육의 필요성을 인지하고는 있지만, 아직까지 정부 차원에서 손자녀를 양육하는 조부모에게 교육이나 양육비를 지원하는 사례는 없었다”고 밝혔다.

지자체 중에서는 광주시가 ‘손자녀 돌보미’ 지원 사업을 전국 최초로 시도해, 조부모에게 돌봄수당을 지급하고 있다. 그러나 소득하위 70% 이하의 가정이면서, 쌍둥이 또는 세 자녀 이상 손자녀를 돌보는 조부모에게로 대상이 한정돼 있다.

물론 구청이나 복지관, 보건소 등 공공기관에서 진행되고 있는 부모 교육 프로그램은 있었다. 그러나 일회적인 교육에 그치거나, 워크숍이나 토론 대신 강의식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또한 조부모 교육이 일반 가정의 양육을 위한다기보다는 조부모와 손자녀가 함께 살고 있는 ‘조손가정’ 지원에 한정하고 있었다.

민간 차원의 움직임은 아직 미약하지만, 저출산 대책과 맞물려 조금씩 지원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인구보건복지협회와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은 지난해 총 350명의 조부모에게 전문 육아교육과정을 제공한 데 이어, 올해 농어촌, 도심 영세지역의 600명의 조부모에게까지 그 대상을 확대한다.

세살마을연구소는 지난해 조부모교육 프로그램을 연구·개발했다. 저소득층이나 다문화 등 대상을 한정하지 않고, 손자녀 양육에 관심 있는 모든 조부모에게 열린 강의를 열었다. 서울시 건강가정지원센터와 함께 500명을 대상으로 17차의 교육을 진행했고, 강의를 들은 조부모로부터 ‘타인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만족도(M=4.59)’를 얻었다.

세살마을연구소 정미라 연구원장은 “조부모의 손자녀 양육은 시설보육과는 달리, 아이들에게 정서적인 안정감을 제공한다. 직장 여성의 양육 문제는 조부모 교육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다. 대상을 한정하거나 일회적으로 진행하기보다는, 정부 차원에서 체계적인 조부모 교육 프로그램 개발, 진행을 시도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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