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3일(토)

10년째 함께하니 영등포가 따뜻해졌어요

“곱게 화장도 해주고, 사진도 예쁘게 찍어줘서 고마워요. 평생 소중한 추억으로 간직할게요.”

지난달 30일, 영등포구청 별관 내 ‘희망수라간’에 어르신 70명이 모였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메이크업을 받아본다던 90대 할아버지, 30년 만의 사진 촬영에 웃음꽃을 피운 80대 할머니…. 어르신들의 설렘이 공간에 가득 찼다. 촬영이 진행되자 카메라 앞에서 다소 긴장한 모습을 보였지만, 봉사자들의 응원 덕에 이내 풀렸다.

봉사자들이 영등포구 어르신의 장수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롯데홈쇼핑

롯데홈쇼핑이 지난 2022년부터 3년째 영등포 지역 독거 어르신을 초청해 장수 사진을 촬영하는 ‘어르신의 봄날’ 프로그램 현장이다. 전문 사진작가와 헤어, 메이크업 전문가까지 섭외하고 한복, 정장 등 촬영 의상까지 제공한다. 현장의 높은 만족도 덕에 첫해 3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행사는 지난해 50명, 올해 70명으로 늘었다.

롯데홈쇼핑이 사회공헌을 통해 영등포 지역의 동반자로 자리 잡고 있다. 대표적 사업은 2015년부터 10년째 이어오고 있는 반찬 나눔 활동 ‘희망수라간’이다. 희망수라간은 영등포구 거주 저소득 가정 중 무의탁 독거 어르신, 기초생활수급 대상자, 긴급 지원 대상자, 차상위 계층 등 지역 소외 계층에게 제철 식재료로 밑반찬을 만들어 나누는 프로그램이다.

롯데홈쇼핑은 사업 첫해에 음식을 만들 수 있는 주방 공간 조성을 돕고, 연간 8000만원가량 후원금을 지원하고 있다. 파트너 단체인 영등포구사회복지협의회는 지역 주민 봉사자를 모집하고 반찬 봉사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지금까지 반찬 8만3000통가량을 380여 회에 걸쳐 이웃에게 전달했으며, 현재 지역에서 활동하는 봉사자는 약 200명 정도다.

봉사자들이 소외계층에게 나눠 줄 무생채 반찬을 완성했다. /영등포구사회복지협의회

자원봉사단은 이웃을 정기적으로 방문해 안부를 확인하고 돌봄 활동도 수행하는 ‘사회 안전망’ 역할도 한다. 영등포구 주민 허정희(86)씨는 “반찬뿐 아니라 롯데홈쇼핑과 봉사자들이 다양한 도움을 준다”면서 “2년 전 찍은 장수 사진은 소중하게 보관하고 있고 지난 명절에 선물 받은 북어포도 감사했다”고 말했다.

10년에 걸친 롯데홈쇼핑의 사회 공헌 활동 덕에 주민들은 ‘안정감’을 얻었다. 이영수 영등포구사회복지협의회 대리는 “든든한 파트너 덕에 재정적으로 안정돼 봉사자들의 만족도가 높다”면서 “나눔을 받는 주민들 또한 꾸준히 밑반찬 등 지원을 받을 수 있어 좋아하신다”고 설명했다.

벌써 8년째 희망수라간 사업의 지원을 받는 이경숙(89)씨는 “나이가 들면 재료 준비부터 손질까지 힘에 부쳐 혼자 반찬을 해 먹기 어려울 때가 있다”며 “봉사자들이 정성껏 만들어준 반찬에 감사할 따름이다”고 말했다. 24년 차 자원봉사자 임선녀(71)씨는 “롯데홈쇼핑의 지원 덕에 어르신들께 예전보다 넉넉하게 음식과 생필품을 챙겨 드릴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함께한 시간이 길다 보니 시도할 수 있는 나눔 활동도 다양하다. 이대준 영등포구사회복지협의회 과장은 “지역 봉사 활동에 대해 지속적으로 의논할 수 있는 기업이 있는 점이 의미 있다”면서 “기업 담당자와 만나면 지역에 어떤 복지가 필요하고, 이를 어떻게 현실화할 수 있을지 적극적으로 의견을 나눈다”고 말했다. 이들은 적어도 두세 달에 한 번씩은 만나 영등포구 내 나눔 활동에 대해 논의한다. 최근에는 희망수라간 사업에서 일회용품 사용을 줄일 방안을 함께 의논하고 있다고 했다.

이동규 롯데홈쇼핑 마케팅부문장은 “앞으로도 지역 소외 이웃과 공감하고 소통해 실질적 도움이 되는 활동을 적극적으로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채예빈 더나은미래 기자 yevi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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