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2억명 넘는 학령기 아동이 기후변화와 식량 위기 등으로 여전히 교육권 붕괴 상황에 놓인 것으로 나타났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전 세계 182개국을 대상으로 아동의 학습권을 위협하는 요소를 분석한 ‘빌드 포워드 베터 2022(Build Forward Better 2022)’를 발간했다고 5일 밝혔다.
이번 보고서는 아동의 교육에 위협을 가하는 위기 지표 9개를 점수화해 국가별 위험도 순위를 매겼다. ▲기후변화에 대한 취약성 ▲분쟁으로 발생한 학교 공격 등 인도주의적 위기상황 ▲국가 내 난민 아동 수 ▲청년 실업률 ▲학업 성취도 ▲학령기 아동의 가정 내 인터넷 보급률 ▲학교에 가지 못하는 초등학생 연령 아동 비율 ▲코로나19 백신 보급률 ▲교사에 대한 우선 접종 대상자 지정 여부 등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여전히 많은 아동이 새롭게 발생하거나 장기화된 분쟁, 식품 가격 상승, 기후변화 등으로 충분한 교육 기회를 얻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권 침해가 ‘위험’ 수준에 해당하는 국가는 27개국이었다. 다만 지난해부터 코로나19 백신 보급률이 높아지면서 ‘극심한 위험’ 국가는 줄고 있다. 2021년에는 콩고민주공화국, 나이지리아 등 8곳이었지만 올해는 4곳으로 감소했다. 아프가니스탄·수단·소말리아·말리는 올해도 여전히 ‘극심한 위험’ 국가로 분류됐다. ‘극심한 위험’과 ‘위험’에 해당하는 국가에 거주하면서 학습권을 침해당한 아동은 총 2억2200만명에 달한다.
특히 레바논은 위험도가 크게 상승했다. 경제위기와 청년실업률의 급격한 증가로 위험 순위는 지난해 68위에서 32위로 올랐다. 지난 1년간 위험도가 가장 크게 개선된 나라는 콜롬비아였다. 콜롬비아는 지난해 28위에서 올해 58위로 내려가면서 ‘위험’국가에서 ‘중간’국가로 분류됐다.
이번 보고서 발표와 더불어 세이브더칠드런은 유엔의 긴급 교육, 장기 위기 교육 기금인 ‘교육은 기다릴 수 없다(Education Cannot Wait·ECW)’ 등과 협의해 내년 2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2023-2026 고위급 재무 회의’에 참석하는 세계 지도자들에게 국제적인 원조를 요청했다. 홀리 워렌 세이브더칠드런 인터내셔널 교육 총괄은 “팬데믹은 아동의 교육권을 악화시킨 가장 파괴적인 재앙 중 하나”라며 “분쟁이나 기후변화, 기아 위기, 빈곤 등 인도주의적 위기에 노출된 아동의 학습과 복지를 확보할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원규 더나은미래 기자 wonq@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