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24일(현지 시각) 러시아의 침공으로 발발한 우크라이나 전쟁이 6개월 차에 접어들었다. 국제구호개발 NGO 월드비전은 27일 일부 국가의 난민 지원 축소와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난민들이 새로운 위기 상황에 놓이게 됐다고 경고했다.
이날 월드비전이 공개한 우크라이나 긴급 수요 조사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실향민의 45%는 “내가 머물고 있는 도시에서 얼마나 더 지낼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응답했다. 주거 영역 설문에서 임대료를 지불한다고 응답한 실향민 비율은 25%였다. 나머지 37%는 집주인 가족과 함께 지내고 있으며, 25%는 학교·교회 등 국내 실향민 센터에서 지내는 것으로 집계됐다. 피난민 부모의 절반 이상은 일자리와 소득 부족을 주된 걱정거리로 꼽기도 했다.
엘리너 몬비엇 월드비전 중동·동유럽 대륙사무소 총책임자는 “우크라이나 난민 수용국과 인근 국가들이 여름 휴가철을 맞이하면서 실향민들이 무료로 지내오던 루마니아와 불가리아 해변 도시의 숙박시설을 떠나야 하는 상황”이라며 “심지어 일부는 우크라이나로 귀환하고 있다는 보고도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우크라이나 내에는 630만명의 실향민이 있다”고 덧붙였다.
1일 우크라이나 난민 보호 클러스터(Cluster·업무 조정 네트워크)에 따르면, 난민들이 우크라이나로 돌아가는 이유는 ▲고갈된 재정 ▲부정적인 고용 전망 ▲향수병 ▲언어 장벽 ▲사회적 지원으로부터 독립 등이다.
특히 난민의 경제적 어려움이 가장 큰 문제로 꼽혔다. 몬비엇 총책임자는 “난민들은 숙박비를 내는 것에 큰 부담을 느낀다”며 “적당한 가격의 임시 거주지를 찾거나 위험을 무릅쓰고 자국으로 돌아가는 방법”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월드비전은 전쟁 장기화로 인한 아동의 정신건강도 우려했다. 최근 국제월드비전이 발표한 ‘우크라이나 아동의 정신 건강 위기: 노 피스 오브 마인드(NO PEACE OF MIND)’ 보고서에 따르면, 이번 전쟁으로 인해 아동 150만명이 불안, 우울증, 사회적 장애 등에 시달리고 있다.
조명한 한국월드비전 회장은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인해 난민 아동을 둘러싼 환경이 훨씬 더 복잡하고 위협적으로 조성되고 있다”면서 “국제사회의 지속적이고 폭넓은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수연 더나은미래 기자 yeo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