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5일(목)

[ESG 리포트] 신세계, ESG위원회 全상장사 확대…계열사 전폭 지원 나선다

올 한해 국내외 기업의 최대 관심사로 떠오른 ‘ESG(환경·사회·지배구조)’가 기업 가치를 평가하는 새로운 기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국내에서는 대기업을 중심으로 ESG 경영을 본격 도입하겠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ESG 경영을 통해 잠재 리스크를 파악하는 동시에 재무 지표를 뛰어넘는 무형 자산의 가치를 높이겠다는 복안이다. 기업들은 ESG 이슈가 발생할 때마다 자료를 쏟아내고 있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ESG 경영은 단기 성과를 낼 수 없는 장기전과 같다”고 입을 모았다. 조선일보 더나은미래는 기업별로 쏟아내는 ESG 이슈를 중간 점검하기 위해 국내 주요 그룹사 10곳의 ESG 경영 현황을 살펴봤다. /편집자
서울 중구 신세계백화점 본점 전경. /신세계그룹 제공

신세계그룹이 다양한 사회공헌과 상생활동을 통해 ESG 경영을 그룹 전반에 걸쳐 실행하고 있다. 최근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의 ESG 평가에서 신세계그룹 상장사 7곳 중 신세계·이마트·신세계인터내셔날·신세계푸드·광주신세계 5개사가 A(우수)등급을 획득했다. 신세계푸드·광주신세계의 지난해 ESG 통합등급은 B+였지만, 올해는 A로 한 계단 올랐다. 신세계I&C·신세계건설은 B+(양호)를 받았다. 구체적으로는 7개 상장사 모두 지배구조 영역에서 A등급을 받았고, 사회 영역에서는 신세계I&C를 제외하고 A등급 이상으로 평가됐다. 환경 영역의 경우 신세계·이마트는 A등급이었으나 신세계인터내셔날·신세계푸드·광주신세계는 B+였다. 하지만 지난해보다는 1~2계단씩 상승했다. 신세계I&C와 신세계건설은 각각 B(보통), C(취약)등급을 취득했다.

신세계그룹 2021년 ESG 등급 현황

청년농부·사회적기업 지원으로 상생경영

신세계그룹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고 임직원 개인의 기부문화 확산을 위해 2006년부터 ‘희망배달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희망배달 캠페인은 임직원이 자발적으로 일정 액수를 기부하면 회사가 같은 금액만큼 추가로 지원해 기금을 조성하는 매칭그랜트 방식으로 운영된다. 모인 기금은 결연아동 후원, 환아 지원, 희망장난감도서관 건립, 희망배달마차 지원 등에 사용된다. 신세계그룹의 ESG 사회등급은 지난해 A에서 올해 A+로 한 단계 상승했다.

신세계백화점은 2013년 7월부터 청년 농부를 돕는 ‘신세계 파머스 마켓’을 운영 중이다. 신세계 파머스 마켓은 올해 9회째를 맞는 청년 농부 지원 프로젝트로, 매년 전국 각지에 있는 청년 농부들이 행사에 참여해 소비자들에게 상품을 직접 소개한다. 소비자들에게 호평을 받은 브랜드는 신세계백화점에 정식 입점할 기회도 가진다. 일례로 지난해 파머스 마켓에 참여했던 견과 업체 ‘유기샘’과 우유·치즈 업체 ‘그린그래스’는 신세계 온라인 몰에 정식으로 입점한 후 G마켓, 쿠팡 등 e커머스 업체로까지 사업을 확장했다.

신세계I&C는 2015년부터 IT 기술 기반의 사회적경제기업 성장을 지원하는 ‘미니콘테스트’를 매년 진행 중이다. 미니콘테스트는 IT기술을 활용해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사회적경제기업들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기획된 사회공헌 활동이다. 6년간 총 21개 기업이 지원을 받았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2013년부터 저소득 소외계층을 지원하는 ‘SI 희망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SI 희망 프로젝트는 저소득 가정의 아이들을 위해 지역아동센터와 작은도서관 환경 개보수를 지원한다. 또 아동 학용품·가구를 제공하고 의류 기증 등 실질적인 기부와 기증 활동을 하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여성 고용률이 높은 기업으로도 꼽힌다. 전체 직원 중 여성근로자 비율은 약 78%에 달한다. 2018년에는 주 40시간 근로시간을 주 35시간으로 단축하고 유연한 조직문화 확산, 청년 고용 증대 등의 공적을 인정받아 고용노동부에서 진행하는 2020 대한민국 일자리 으뜸 기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사회 영역, 지배구조 영역 등급은 A다. ESG 통합등급도 A다.

신세계그룹 지분 구조

리필스테이션, 유통업 특성 살린 친환경 행보

신세계그룹은 이마트, SSG닷컴을 중심으로 다양한 친환경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마트는 올해 5월 초, 자양점에 ‘아모레스토어 헤어&바디’샵 1호점을 오픈해 샴푸·바디워시 리필 스테이션을 국내 대형마트 최초로 선보였다. 샴푸·바디워시 리필 스테이션에서는 아모레퍼시픽에서 개발한 향 특화 샴푸 3종과 바디워시 7종의 상품을 리필 형식으로 판매한다. 리필 스테이션에 처음 방문한 소비자는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해 만든 리필 용기를 구매해 원하는 상품을 충전할 수 있다.

이마트는 세탁세제·섬유유연제 리필 자판기 ‘에코 리필스테이션’도 운영 중이다. 지난해 9월 대형마트 최초로 선보인 스테이션은 현재 이마트 6개점, 트레이더스 3개점으로 확장됐다. 이용 고객도 지난해 11월 1000여명에서 올해 3월 2300여명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이마트의 ESG 통합등급과 환경 영역 등급은 A다.

SSG닷컴은 2019년 6월 말 새벽 배송을 처음으로 시작하면서 다회용 보랭가방 ‘알비백’을 도입했다. ‘알비백’이라는 이름은 ‘다시 돌아온다’는 뜻의 영어 표현 ‘I’ll be back’에서 따왔다. 이 가방은 상품을 배달할 때 쓰이는 스티로폼 박스나 종이 박스 등을 대신해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기획됐다. SSG닷컴은 “알비백을 통해 지난 3월 말까지 스티로폼 박스와 종이 포장재, 아이스팩 등 일회용품 약 2831만개를 절감할 수 있었다”고 했다.

이마트와 SSG닷컴은 종이 사용을 줄이기 위해 ‘모바일영수증’ 캠페인을 시행하고 있다. 이마트는 2017년부터 캠페인을 실시했는데 총 170만명의 소비자가 동참했고 현재까지 절감된 영수증 개수가 3억건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에는 모바일 영수증 발급 고객 수가 전년 대비 94% 증가하기도 했다. SSG닷컴은 지난해 4월부터 종이 주문 확인서를 모바일 영수증으로 대체했다. SSG닷컴은 “매달 A4용지 250만장이 넘는 자원을 절약하고 있다”며 “이를 연간으로 환산하면 약 3000만장이 넘는 수치로, 30년 수령의 나무 3000그루를 베어내지 않는 것과 같은 효과”라고 했다.

신세계그룹은 그룹 내 7개 전 상장사에 ESG 위원회 설치를 완료했다. 지난 4월 이마트·신세계에 ESG 위원회를 설립한 데 이어 5월에는 신세계인터내셔날·신세계푸드·광주신세계·신세계I&C·신세계건설에 ESG 위원회를 신설했다. 신세계그룹은 “ESG 경영을 담당하고 실행할 조직으로 대표이사 직속의 전담 조직을 설치해 지속가능보고서를 발간하고 ESG 평가에 대응하는 등 ESG 경영 전략을 수립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위원회와 사무국 신설을 통해 사회공헌 활동에서 한발 더 나아가 E,S,G 전 분야로 활동을 확대해 ESG 관련 주요 이슈와 전략을 점검하고 자문할 계획이라는 포부도 내놓았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사회공헌, 상생, 친환경 등 신세계그룹이 다양하게 실천중인 ESG 경영 활동을 더욱 체계화하기 위해 ‘ESG 위원회’와 전담 조직을 신설했다”며 “그룹 차원에서 ESG 경영 확립에 힘쓰고, 각사별로 실천 활동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했다.

문일요 더나은미래 기자 ilyo@chosun.com
김수연 더나은미래 인턴기자 yeon@chosun.com

관련 기사

Copyrights ⓒ 더나은미래 & futurechosun.com

전체 댓글

제262호 창간 14주년 특집

지속가능한 공익 생태계와 함께 걸어온 14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