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기아에 처한 인구가 전년보다 약 1억6100만명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로 인해 전 세계적인 식료품 가격 상승과 소득 감소 현상이 동시에 발생하면서다.
13일 한국월드비전은 세계 식량의 날을 맞아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보고서 ‘식량 쇼크: 코로나가 야기한 식량위기’를 최근 발간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5월 세계 식료품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40% 증가했고 이는 10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여기에 대량 실직도 겹쳐 식료품 구매가 어려워지면서 지난해 전 세계 기아 수는 8억1100만명 수준으로 전년보다 약 25% 늘었다. 또 2022년까지 매일 250명의 아동이 영양실조로 사망할 것으로 전망됐다.
코로나 팬데믹이 시작된 지난해 2월부터 올해 8월까지 국가별 식료품 가격 상승률을 살펴보면 영국이 약 2.9%로 가장 낮았고, 미국 3.6%, 일본 4%, 캐나다 4.4% 등으로 나타났다. 반면 레바논의 경우 약 48%로 조사 대상국 가운데 가장 높았다. 이 밖에 시리아(29.2%), 베네수엘라(27.9%), 우간다(23.5%), 예멘(22.1%) 등도 물가상승률이 높은 국가에 이름을 올렸다.
전 세계 소득 수준은 급격히 낮아졌다. 지난해 전 세계에서 소득이 하루 2달러 이하인 ‘빈곤층’은 약 1억3100만명 늘었고, 하루 2~10달러를 버는 ‘저소득층’은 약 3100만명 증가했다. 반면 하루 소득이 10~20달러 수준인 ‘중간소득층’은 5400만명 정도 줄었고, 하루 20달러 이상을 버는 ‘중고소득층’과 ‘고소득층’은 약 9800만명 감소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개발도상국이 잃은 소득은 2200억달러(약 262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코로나19 감염 위험보다 식량 부족으로 발생하는 위험이 더 크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에 감염돼 사망하는 사람 수는 1분에 7명이었지만, 영양실조로 사망한 인구는 1분에 11명으로 더 많았다.
조명환 한국월드비전 회장은 “코로나19와 식량 가격의 폭등으로 인한 굶주림이 취약한 상황에 놓여 있는 아이들을 죽음으로 몰아넣는 비극적인 상황”이라며 “국제사회는 취약한 아동과 가정이 영양가 있는 음식을 섭취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지강 더나은미래 기자 river@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