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2일(금)

노르웨이난민협의회 “UN 소속 선진국, 분쟁지역 구호비 3분의 1도 안 내”

극단주의 이슬람 무장세력인 ‘보코하람’의 테러를 피해 고향 나이지리아에서 카메룬으로 도망친 난민 여성. ⓒNRC

“국제연합(UN) 소속 국가들이 국제 구호활동 지원금을 충격적일 정도로 크게 줄이고 있다.”

국제구호 전문 비영리단체 노르웨이난민협의회(NRC) 17일 UN의 구호활동 축소 흐름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NRC는 보도자료를 통해 “올해 상반기 UN 소속 국가들이 구호기관에 전달한 지원금은 필요 금액의 27% 수준에 불과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에 달성한 35%에 크게 못 미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올해 구호활동에 필요한 비용은 260억 달러(약 30조5400억 원)다. 하지만 올해 1~6월 UN 소속 국가들이 내놓은 지원금은 70억 달러(약 8조2236억 원)에 불과하다.

구호활동에 필요한 비용은 매년 UN을 비롯한 국제구호단체들이 세계 분쟁 상황을 검토해 산정한다. 국제구호 분야에서는 분쟁 피해 상황이나 필요한 지원 규모를 UN이 공식적으로 인정했다는 점에서 이를 상징적인 수치로 여긴다.

NRC는 UN의 지원금 감축으로 분쟁지역 주민들이 고통 속에 방치되어 있다아이들을 조금이라도 더 먹이기 위해 대신 굶는 엄마들이 늘어나고 있고, 약만 먹으면 치료 가능한 단순한 병으로 죽어가는 사람도 많다”고 밝혔다. NRC 조사에 따르면, 현재 지원금이 가장 부족한 나라는 아이티(필요액의 16.3% 확보)다. 이어 카메룬(19.7%), 콩고(24.9%) 등도 지원금 확보에 애를 먹고 있다.

NRC 측은 “도움의 손길이 가장 절실한 지역에 대한 지원금이 제일 부족하다”며 “시리아에 대한 지원금은 씨가 마를 지경”이라고 말했다.

얀 에겔란 NRC 사무총장은 국제 사회에 돈이 부족하다거나 분쟁 피해자들을 제대로 돕기 어렵다는 주장은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구호활동에 필요한 돈은 전 세계 군비 지출의 1%에 불과하며, 구호활동 지원금이 줄어드는 것은 부자 나라들이 자국 이익만 생각하는 정책만 내놓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NRC는 난민 등 분쟁 피해자를 지원할 목적으로 1946년 설립된 노르웨이의 비영리단체다. 직원 1만4000여 명이 약 30곳의 분쟁지역에서 활동하는 세계 최대 규모 국제구호기관이다. 유엔난민기구(UNHCR)나 유엔인도주의업무조정국(UNOCHA) 등의 파트너 기관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박선하 더나은미래 기자 sona@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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