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1일(금)

상상력이 만드는 축제 ‘어린이창의페스타’

한국 암웨이

“칵테일 먹다가 죽은 사나이!”

무대 뒤 외침과 동시에 시커먼 커튼 사이로 보라색 옷을 입은 아이가 등장한다. 관객을 향해 오른손을 뻗어 보인다. 빈손이지만 무언가를 잡은 듯 동그란 모양이다. 아이가 위아래로 손을 세차게 흔든다. 칵테일을 섞는 듯한 모양새다. 조심스럽게 한 모금 마시는 연기는 “꿀꺽” 소리가 들릴 정도로 실감 난다. 아이는 이내 목을 부여잡고 쓰러진다. 익살스러운 표정과 몸짓에 관객들은 박수갈채를 보낸다. 아이가 무대 밖으로 나가자 이번에는 “시소 타기” 라는 외침이 들린다. 여자아이 두 명은 서로 마주 보며 시소 타는 몸짓을 표현한다. 호흡이 척척 맞는다. 객석에서 신기한 듯 감탄사가 나온다.

마임 워크숍에 참여한 아이 전원은‘어린이창의페스타’쇼케이스 무대를 통해 자신만의 상상력으로 만든 작품을 선보였다.
마임 워크숍에 참여한 아이 전원은‘어린이창의페스타’쇼케이스 무대를 통해 자신만의 상상력으로 만든 작품을 선보였다.

지난 21일, 서울 영등포 하자센터에서 열린 ‘어린이창의페스타’에서는 총 16개의 창의 교육 프로그램이 소개됐다. 예술기획자 제이미 부르노(Jamie Bruno)가 진행하는 창작 워크숍 ‘도시야 놀자’, 사회적기업 (주)노리단이 맡은 ‘몸벌레 워크숍’, 창작 그룹 ‘뿔난 돌고래’가 진행하는 ‘빛으로 그리는 그림’ 등 국내외 창의 교육 및 문화 예술 전문가가 대거 참여해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이날 가장 눈길을 끈 것은 ‘마임 워크숍’이었다. ‘마임’을 통해 삶의 다양한 모습을 창의적으로 표현해 보는 예술 창작 워크숍이다. 실험극과 마임 분야의 권위자로 꼽히는 ‘제프와 리사(Jeff Glassman & Lisa Fay)’씨가 일주일 동안 25명의 아이를 직접 지도했다. 제프 글래스만씨는 “처음에는 단순한 놀이로만 여겼던 아이들이 점점 놀이에 의미를 담기 시작하더라”고 말했다. 마임 워크숍에 참여했던 소지훈(가명·12·신월초6)군은 “몸을 유연하게 하는 것과 마임의 기본동작부터 시작했다”며 “나중에는 선생님들이 하고 싶은 것을 상상해서 만들어보라고 하셔서 칵테일 마시는 걸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날 프로그램은 한국 암웨이 사업자들이 모은 장학 기금으로 진행되는 창의 인재 육성 사업 ‘생각하는 청개구리’의 철학을 사회적으로 알리고, 더 많은 학생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마련된 행사다. ‘생각하는 청개구리’는 서울시, 연세대 등 다양한 기관과 함께, 아동의 감수성과 창의성을 키울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하자센터 박형주 교육기획팀장은 “장학금을 전달하고 마는 기존의 장학 사업 방식에서 벗어나, 강한 삶의 동기를 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 창의 교육을 선택하게 됐다”고 했다. 그 결과 인디밴드가 참여하는 음악 워크숍이나 미술 작가들이 진행하는 디자인 워크숍 등 상반기에만 8개의 창의 교육 현장이 만들어졌다. 박형주 팀장은 “최근에 초·중·고에서 창의적 체험 활동을 강조하면서 창의 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반면, 그 내용 면에서는 한계를 갖고 있었다”면서 “창의 교육이 큰돈을 들이거나 어려운 게 아니라는 인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그를 위해 유쾌한 축제처럼 진행할 수 있는 이번 행사를 꾸몄다”고 했다.

한국 암웨이 사업자대표 김일두 의장은 “사업자의 자발적인 기금 마련으로 첫 장학사업을 하게 돼 보람을 느낀다”며 “이 프로그램을 통해 어린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창의력을 증진할 기회를 제공해 창의 인재 육성에 보탬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관련 기사

Copyrights ⓒ 더나은미래 & futurechosun.com

전체 댓글

제262호 창간 14주년 특집

지속가능한 공익 생태계와 함께 걸어온 14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