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6일(화)

[나눔 교육 시리즈] ① 지구촌 한 가족, 나눔으로 한마음

아픔을 나누는 공감, 나눔 교육의 시작입니다

①지구촌 한 가족, 나눔으로 한마음
②가정에서 나눔 교육, 아이들이 달라져요
③찾아가는 나눔 교육, 학교에서 배워요
④배우는 ‘나눔 전문가’ 세계

얼마 전 이명박 대통령이 ‘공생(共生) 발전’을 얘기했습니다. 어느 누구의 희생을 발판으로 하지 않고, 함께 잘 사는 사회에 대한 강조였습니다.

지금 세계 리더들도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 청소년들이 한국을 넘어 세계 속의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국어, 영어, 수학만 잘해서 되는 것이 아닙니다. 더 넓은 세상에서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학교와 가정에서 나눔 교육이 절실합니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부터 세계시민으로 잘 자라도록, 지구촌 이웃들이 겪고 있는 가난과 질병의 원인을 살펴보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찾아봐야 합니다.

이에 조선일보 더나은미래와 굿네이버스는 4회 연속 나눔 교육 시리즈를 시작합니다. 우리 아이들이 배려하고 공감하며 세계 속의 리더가 될 수 있도록 많은 격려와 지지 부탁드립니다.

5초마다 어린이 한 명이 숨지고 있는 가슴 아픈 현실을 이젠 우리가 바꿔야 할 때입니다.
5초마다 어린이 한 명이 숨지고 있는 가슴 아픈 현실을 이젠 우리가 바꿔야 할 때입니다.

일상이 무료해지거나, 힘든 일이 생길 때마다, 저는 잠시 눈을 감고 숫자를 셉니다. 하나, 둘, 셋, 넷, 다섯…. 그리고 생각합니다. 이 짧은 동안 한 명의 어린이가 또 목숨을 잃었겠구나. 굶주림에 지쳐서, 먹을 물이 없어서, 혹은 1000원짜리 예방접종 주사를 맞지 못해서 숨졌겠구나.

그러면 정신이 번쩍 들곤 합니다. 지금 제가 누리고 있는 시간에 대해 감사하고, 그 아이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없을까 고민합니다.

아이들과 나눔 교육을 시작할 때는, 이렇게 공감하는 작업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더 좋은 물건 갖고 싶은 마음은 끝이 없고, 공부 대신 TV 보는 것이 훨씬 쉽고, 먹는 밥보다 남기는 밥이 더 많은 아이들이지만, 이렇게 나눔 교육을 조금씩 하다 보면 아이들 스스로 달라집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먹을 것이 없어 쓰레기 더미를 뒤지는 아이들이 있고, 공부하고 싶어도 물 길러 하루 종일 걷는 아이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기 때문입니다. 매일 아침, 혹은 잠들 때마다, 이렇게 하나, 둘, 셋, 넷, 다섯 세어 보는 것만으로도, 아이들 마음의 키는 한 뼘씩 자랍니다.

미상_사진_나눔교육_빈곤_20115초마다 숨지는 아이가 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으시죠? 정말 그렇습니다. 전 세계 인구 70억 명 중에서 무려 12억 명이 하루 1달러 미만의 수입에 의존해서 생활하는 ‘절대 빈곤’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우리나라 인구가 약 5000만명입니다. 맥도널드 빅맥 햄버거 1개 값이 3달러 정도 됩니다. 우리나라 인구 24배의 사람들이 3일 벌어야 겨우 햄버거 하나 사 먹을 수 있을 정도로 가난하다는 얘기입니다. 우리가 아무 일도 하지 않고 그저 지켜만 보며 1년을 보내면, 무려 3200만명의 어린이가 목숨을 잃습니다. 3년 동안 우리가 손을 놓고 있으면 우리나라 인구의 2배 되는 어린이가 사라집니다.

암, 심장병 같은 큰 병 때문이 아닙니다. 모기장 하나로 막을 수 있는 말라리아모기에 물려 약도 쓰지 못한 채 죽고, 깨끗한 우물이 없어 강물을 길어 먹다가 병에 걸리고, 정말 먹을 것이 하나도 없어 굶어 죽습니다.

이렇게 지구촌 이웃의 삶이 너무 참담해서 11년 전인 2000년 9월, 전 세계 189개국 대표가 모였습니다. 그리고 약속했습니다. 2015년까지 빈곤 퇴치를 위해 모든 국가가 노력하자는 다짐을 했습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것이 ‘새천년개발목표(Millennium Development Goals)’ 8가지입니다.

①1달러 이하로 생활하는 사람의 숫자를 절반으로 줄이고 ②모든 아동이 초등학교를 졸업할 수 있도록 하며 ③양성 평등을 위해 노력하고 ④5세 미만의 유아 사망률을 3분의 2로 줄이며 ⑤산모 사망률을 4분의 3으로 줄이고 ⑥에이즈, 말라리아 등 질병을 퇴치하며 ⑦지속가능한 환경을 확보하고 ⑧개발을 위한 범지구적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것입니다. 이 8가지 목표가 2015년까지 달성되면, 6억명의 사람들이 절대 빈곤 상태에서 탈출하고, 3억명이 굶주림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그럼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내가 좀 더 여유가 생긴 후의 나눔은 늦습니다. 하나, 둘, 셋, 넷, 다섯. 이 순간에도 퀭한 눈의 아이 한 명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에티오피아에 사는 열 살 소녀, 레이첼의 가족은 가난 때문에 하루 한 끼를 멀건 죽으로 대신했습니다. 허리가 굽은 할머니가 하루 종일 쓰레기를 뒤져 폐지와 고철을 모아 보지만 우리 돈 1000원도 벌기 힘듭니다. 그랬던 레이첼이 요즘 ‘행복하다’고 얘기합니다. 굿네이버스의 한 후원자가 하루 1000원씩 모아 레이첼 가족의 식사비를 대고 있기 때문입니다.

미상_그래픽_나눔교육_진행_2011베트남 화빙성의 열 살 소년 삐뚜우는 오염된 물을 매일 마셔 늘 배가 아팠습니다. 굿네이버스의 후원자들이 마련해 준 우물로, 이제 삐뚜우는 깨끗한 물을 마시고 학교에 다닙니다.

우리의 나눔은 이렇게 아이들의 삶을 바꿉니다.오늘부터 한번 실천해 주세요. 매일 100원씩, 혹은 1000원씩 저금통에 용돈을 모아보는 것은 어떨까요? 온 가족이 함께 나눔 통장을 만들어 한 아이를 꾸준히 후원하는 것도 좋습니다. 부모가 먼저 실천하면, 아이는 보고 배우며 따라서 실천합니다.

요즘 IQ(지능지수), EQ(감성지수) 시대를 지나 SQ(영적지수·Spiritual Quotient)의 시대가 도래했다고 합니다. 저는 SQ가 나눔지수(Sharing Quotient)의 약자 같기도 합니다. 한국을 넘어 세계 속 리더로 키우기 위해, 오늘부터 나눔 교육을 실천해 보시길 적극 추천드립니다. 부모님이 달라지고, 아이들이 달라집니다. 행복감도 한층 커질 겁니다.

관련 기사

Copyrights ⓒ 더나은미래 & futurechosun.com

전체 댓글

제262호 창간 14주년 특집

지속가능한 공익 생태계와 함께 걸어온 14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