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오피아 난민 엄마 A씨의 이야기
A씨의 고향은 아프리카 에디오피아입니다. A씨는 에디오피아에서 야당 당원이었습니다. 단지 정권에반대했다는 이유로 잡혀가 고문과 박해를 받았습니다. A씨가 선택할 수 있는 길은 하루 빨리 고향을 떠나 자유가 있는 곳으로 떠나는 일이었습니다.
정착과 생존을 위해 헤매던 A씨가 마지막으로 도착한 곳은 아는 사람 한 명 없는 한국. A씨는 한국에서같은 난민 출신의 남편을 만나 아이까지 낳았습니다. 두 사람이 한국에서 획득한 비자는 ‘G-1비자’. 난민으로서의 지위를 정식으로 인정 받기 전까지 거주를 포함한 일부 활동만을 한정적으로 허용하는 비자입니다. 1년마다 갱신해야 하는 이 낯선 비자만 가지고, 직장을 구하기란 하늘의 별따기 입니다. 가까스로 일자리를 구했지만, 임금조차 받지 못한 채 쫓겨나기도 했습니다. 이제 A씨에게 남은 바람은 하나. 아이를 부족함 없이 먹이는 것 뿐입니다.
카메룬 난민 엄마 B씨의 이야기
B씨가 살던 카메룬에는 ‘할례’라는 관습이 있습니다. 여자아이가 성인이 되기 전, 성기의 일부를 잘라내는 것인데요. B씨는 할례를 받은 친구들이 심한 고통과 후유증에 시달리는 모습을 봤습니다. 할례도중 피를 너무 많이 흘려 목숨을 잃은 친구도 있었습니다. B씨는 두려웠습니다. 자신의 차례가 다가왔을 때, B씨는 죽을 힘을 다해 마을을 도망쳤습니다. 강제로 할례를 시키려 하는 사람들이 없는 곳, 죽음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곳을 헤메던 B씨가 마침내 도착한 땅은 말도 통하지 않는 낯선 나라 한국이었습니다.
B씨는 이곳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아이를 낳았습니다. 하지만 가정을 이뤘다는 행복도 잠시, 남편은아이를 책임질 수 없다며 떠나갔습니다. 쓰러질 것 같았지만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아기를 데리고 할 수 있는 일을 찾자!’ B씨가 선택한 일은 ‘머리땋기’ 였습니다. 그러나 두 식구가 먹고살기에는 너무나 부족한 수입. 조금이라도 더 벌기위해 공장 일이라도 하고 싶지만, 자식을 차마 혼자 남겨둘 수 없는 엄마에게는 다른 선택권이 없습니다.
분유로 엄마들에게 희망을 선물하다
난민인권센터는 A씨와 B씨 처럼 한국에서 아기를 키우는 난민 가정을 위해 분유 프로젝트를 실시하고있습니다. 난민 엄마의 아이일 경우, 24개월이 될 때까지 분유를 제공해주는 프로젝트입니다. 하지만 해를 거듭할 수록, 찾아오는 난민의 수가 늘어나면서 난민인권센터 자체적으로 아이들의 분유값을 감당하기 어려운 처지에 놓이게 됐습니다.
“더 많은 사람들의 손길이 보태지면, 아이들에게 안정적으로 분유를 공급해줄 수 있지 않을까?” 난민인권센터는 지난해 11월 11일, ‘분유 지원 프로젝트’란 제목으로 해피빈에 모금함을 개설했습니다. 목표액은 990만원. 32가정에게 매달 마다 분유를 지원할 수 있는 금액입니다.
기대 반, 걱정 반으로 시작한 해피빈 모금. 반응은 뜨거웠습니다. 모금함 개설 후 두 달도 채 안되서 목표액 990만원을 100% 달성한 것입니다. 총 기부자 수는 무려 4609명에 달했습니다. 난민인권센터는 아이를 데리고 센터까지 방문하기 어려운 엄마들의 상황을 고려해, 1박스에 3캔으로 구성된 상품을 1~2달분씩 택배로 발송했습니다.
이 뿐만이 아닙니다. 모금함 페이지는 아이들을 걱정하는 따뜻한 댓글들로 가득찼습니다. “작은 금액이지만 아이들을 위해 쓰이길 바라요” “한 아이의 엄마로서, 세상 모든 아기가 건강히 자라기를 바랍니다^^” 마음이 담긴 댓글에 난민인권센터와 난민들은 큰 힘을 얻었습니다.
해피빈 후원으로 난민 가정에 보내진 분유, /난민인권센터 제공
“고향을 떠나 먼 타지에서 살며 외로움이 컸는데, 한국의 후훤자분들이 ‘혼자가 아니다’라며 위로를 보내주시는 것 같았어요.”
분유 프로젝트는 지난해 목표 모금액을 달성하며 성공적으로 끝났지만, 난민들은 아직도 어려움을 겪고있습니다. 난민인정지위을 받지 않으면, 일자리를 구하기도 쉽지 않고 보험이나 교육과 같은 사회서비스를 받기도 어렵습니다. 특히 박해를 경험하고 왔기 때문에 정서적으로 힘든 부분이 많습니다. 특히 난민 가정 부모님들은 아이를 잘 키울 수 없다는 무력감과 미안함에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자신들은생존을 찾아 먼 땅으로 떠나왔지만, 아이들만큼은 배고픔이나 위협에 시달리지 않고 건강하게 자라는 것이 이들의 유일한 소망입니다.
세상 모든 아이들은 희망과 미래의 상징입니다. 난민 가정 아이들이 건강하고 안정적으로 성장할수 있도록 후원자 여러분이 다시한 번 도움의 손길을 보내주세요.
이슬기 더나은미래 청년기자(청세담5기)
난민인권센터는? …
난민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함께 법과 제도의 개선을 추진하고, 난민이 한국사회에 정착할 수 있도록 긴급구호, 의료지원, 심리치료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세계시민교육과 난민을 위한 국제연대 활동도 진행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