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은 윤리로, 공급망은 지속가능성으로
AI 윤리헌장과 가나 카카오 협력 사례로 전략 구체화
글로벌 기업들이 AI·바이오·모빌리티를 미래 성장축으로 삼는 가운데, 롯데가 윤리적 AI 제도화·지속가능 공급망 구축·친환경 전환을 핵심 키워드로 삼아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모색하고 있다. 단순 사업 확장에 그치지 않고, 변화하는 국제 규범과 소비자 요구에 대응하려는 흐름이다.
롯데는 지난 5월 ‘AI 윤리헌장’을 선포하고, 개발·활용 전 과정에서 임직원이 지켜야 할 6대 원칙(인간존중·안정성·투명성·공정성·책임성·연대성)을 제시했다. 이는 유네스코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가이드라인을 바탕으로 마련됐다. 윤리헌장은 “AI 활용 전 과정에서 올바른 행동과 가치를 준수해 인류의 풍요로운 삶에 기여한다”는 선언을 담고 있다.
자체 AI 플랫폼 ‘아이멤버’는 3.0 버전에서 비즈니스 맞춤형 AI 에이전트 기능을 도입했다. 실제 업무 현장에 최적화된 여섯 가지 핵심 서비스를 반영해, 윤리헌장에 담긴 원칙이 실제 활용 과정에 스며들 수 있도록 설계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ESG 기준이 점점 더 공급망 전반에 요구되는 시대다. 지난 5월 동반성장위원회가 실시한 ‘공급망 ESG 관 수준’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100대 기업 중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서 공급망 ESG 관리 정책을 마련해 공시한 기업은 불과 54%에 불과하다.
하도급업체의 인권·환경 이슈 등 공급망 내 위험 요소를 평가하고 이행하는 기업은 더 적다. 국내에서는 공급망 리스크 평가 시스템 보유 비율이 낮고, 위험군 파트너사에 대한 시정 조치 계획(CAP) 관리 시스템 보유율은 17% 수준에 불과하다는 분석도 있다. 국제적으로도 유럽연합(EU)의 CSDDD(지속가능성 실사지침),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강제노동 규제 등은 기업들에게 공급망 전반에서의 책임을 요구하고 있다.
글로벌 흐름에 발맞춰 롯데는 지난해 10월부터 아프리카 가나에서 ‘지속가능 카카오 원두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최근에는 현지 카카오 산업을 총괄하는 가나 카카오 보드에 카카오 묘목 13만 그루를 전달하며, 농장 재배 환경 개선에 나서고 있다.
친환경 비즈니스도 롯데가 주목하는 축이다. 지난 4월 ‘서울모빌리티쇼’에서는 롯데 화학군(롯데케미칼,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롯데인프라셀)과 롯데이노베이트, 롯데글로벌로지스가 참여해 배터리 소재·자율주행 로봇·수소 밸류체인 등을 공개했다. 전시관에는 수소 에너지 전환 과정과 자율주행 기술이 모형과 그래픽으로 구현돼, 그룹 차원의 친환경 전환 방향을 압축적으로 보여줬다.
한편 롯데는 글로벌 시장에서도 보폭을 넓히고 있다. 6월 네덜란드 ‘2025 소비재 포럼(CGF) 글로벌 서밋’에서는 한·일 협업 모델인 ‘원롯데’ 성과를 소개했고, 같은 달 미국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바이오 USA)’에서는 영국 오티모 파마와 항체신약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했다. 인도에서는 합병과 신공장 가동으로 현지 빙과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며 ‘돼지바(현지명 Krunch)’가 출시 3개월 만에 100만 개 판매를 기록했다.
조유현 더나은미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