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사상 최고 기온 기록…“기후위기 경고음 커졌다”

산업화 이후 첫 1.5도 돌파…해수면 상승·빙하 손실도 심화
온실가스 농도 최고치…“재생에너지 확대 없으면 더 심각해질 것”

2024년이 관측 사상 가장 더운 해로 기록됐다. 유엔 산하 세계기상기구(WMO)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올해 지구 평균 지표면 기온은 산업화 이전(1850~1900년)보다 1.55도(±0.13도) 상승했다. 이는 산업화 이후 처음으로 1.5도를 초과한 수치로, 175년간의 관측 기록 중 최고 온도다.

6개의 방법론으로 관측한 1850년부터 2024년까지 산업화 이전 대비 연간 지구 평균 기온은 모두 2024년에 최고점을 찍었다. /세계기상기구

2023년 기록을 넘어선 2024년의 폭염 원인으로는 온실가스 배출 증가와 기후 패턴 변화가 꼽힌다. 냉각 효과를 유발하는 라니냐에서 온난화 효과를 일으키는 엘니뇨로 전환된 영향이 컸다. 여기에 태양 주기의 변화, 대규모 화산 폭발, 냉각 에어로졸 감소 등이 예상보다 급격한 기온 상승을 부추겼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세계기상기구는 지구 평균 온도가 1.5도를 초과했다고 해서 파리협정 목표(1.5도 이하 유지)가 즉시 무산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셀레스테 사울로 WMO 사무총장은 “이는 우리가 생명과 경제, 그리고 지구를 더 큰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는 경고”라고 말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1.5도 이하 목표는 아직 가능하다”면서도 각국이 신속하게 재생 가능 에너지를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올해 각국이 제출할 2035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가 기후위기 대응의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해수면 상승·빙하 감소 각종 지표 연달아 갱신한 2024년

2024년은 기온뿐 아니라 빙하 감소·해수면 상승·해양 온난화 등 다양한 기후변화 지표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해이기도 하다. 2023년 기준으로 이산화탄소(CO₂) 농도는 420ppm(±0.1ppm)까지 상승했다. 이는 산업화 이전보다 151% 증가한 수치로, 지난 80만 년 동안 가장 높은 수준이다.

2024년에는 홍수, 태풍 등으로 인해 지난 16년간 가장 많은 이주민이 발생했다. /세계기상기구

빙하와 해빙도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2022~2024년은 기록상 빙하 질량이 가장 많이 감소한 3년으로 남았다. 남극 해빙 면적도 1979년 이후 두 번째로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빙하 손실은 자연재해 위험을 키우고, 수자원 안보를 위협하며, 생태계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해수면도 상승하고 있다. 2024년 지구 평균 해수면은 위성 관측이 시작된 1993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2015~2024년 사이 연평균 해수면 상승 속도는 4.7mm로, 1993~2002년의 2.1mm보다 두 배 빠르다.

2024년 해양의 열 함량은 65년 관측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해양 온난화는 해양 생태계 붕괴·생물 다양성 손실·해양 탄소흡수 능력 저하를 초래하며, 열대성 폭풍 강화·해수면 상승 가속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WMO는 이 같은 변화가 수백~수천 년간 지속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 2024년, 기후 재난도 최악…“16년 만에 최대 이재민 발생”

극단적인 기후 변화는 세계 곳곳에서 인명 피해와 경제적 손실을 불러왔다. WMO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발생한 홍수·태풍·가뭄 등의 기상재해로 인해 지난 16년간 가장 많은 신규 이재민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주택·기반시설·농경지·숲이 파괴됐고, 생물 다양성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특히, 기후위기로 인한 식량 가격 상승과 분쟁 심화로 인해 2024년 중반까지 18개국에서 식량 위기가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기상기구는 1993년부터 매년 세계 기후 현황 보고서를 발표하고 있으며, 올해 보고서는 세계 기상의 날(3월 23일), 세계 물의 날(3월 22일), 세계 빙하의 날(3월 21일)에 맞춰 공개됐다. 전문가들은 2024년 기후 기록 경신이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기후위기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는 신호라고 경고하고 있다.

채예빈 더나은미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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