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3일(토)

기후위기 시대, 빅테크 기업의 AI 활용법

2024 클라이밋 테크 스타트업 서밋 <3>
카카오·구글의 친환경 솔루션

데이터센터는 전력을 소비하는 ‘하마’라고 말한다. 산업부 ‘데이터센터 수도권 집중 완화 방안’에 따르면 국내 데이터센터의 전력수요는 2020년 말 1762메가와트(MW)에서 2032년 7만7684MW로 폭증한다. 이중 수도권은 전체의 72.3%인 5만6149MW가 필요하다. 원전 40기가 돌아야 조달할 수 있는 수준이다.

카카오 데이터센터 안산에는 이러한 문제 대응을 위한 에너지 절감 기술이 적용됐다. 올해 1월 가동을 시작한 경기도 안산시 한양대 에리카(ERICA) 캠퍼스 내에 위치한 데이터센터는 에너지 효율화 기술 중에서도 특히 ‘물 사용’을 최소화하는 데 집중했다. 데이터센터에 사용되는 에너지 중 물은 장비(설비)의 열을 내리는 역할을 해 전력만큼 많이 사용되는 자원이다. 카카오는 물의 효율적인 사용을 평가하는 ‘물효율지수(WUE)’를 도입해 관리하고 있다.

지난 2023년 9월 준공돼 올해 1월 가동을 시작한 카카오 데이터센터 안산. /카카오 홈페이지 갈무리

조진형 카카오 CA협의체 ESG추진팀 박사는 “물효율지수를 높이기 위해 계절 변화에 맞춰 3가지 모드로 작동하는 고효율 프리쿨링(Free Cooling) 냉각기 시스템을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조 박사는 지난달 27일, 카카오임팩트와 소풍벤처스의 ‘2024 클라이밋 테크 스타트업 서밋’에서 데이터센터를 비롯해 카카오의 친환경 솔루션과 전략에 대해 소개했다. 카카오가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기후와 기술에 대해 본격적으로 고민을 시작한 건 지난 2022년이다. 그 해 4월 발표한 ‘액티브 그린 이니셔티브(Active Green Initiative)’에는 2040년까지 ‘넷 제로(온실가스 배출 제로)’ 추진, 카카오 서비스에 친환경 시스템을 접목해 직접적으로 지속가능성에 기여하는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조진형 카카오 CA협의체 ESG추진팀 박사가 지난달 27일, 카카오임팩트와 소풍벤처스의 ‘2024 클라이밋 테크 스타트업 서밋’에서 “카카오가 테크 기업인 만큼, 시대에 맞는 기술을 개발하되, 지속가능성이 뒷받침될 수 있도록 서비스마다 친환경 요소를 접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풍벤처스

◇ 카카오의 ‘지속가능성’ 전략, 이용자와 함께 만든다

카카오는 서비스 이용자와 함께 ‘지속가능성’을 만들어가는 것을 주요 전략으로 추진하고 있다. 일례로 카카오T 전기 택시와 T바이크, 카카오맵 자전거 주행, 카카오페이와 카카오톡 지갑을 통해 전환한 전자문서, 전자청구서 건수 등 카카오의 친환경 시스템을 사용한 이용자의 활동을 계량화하고 있다. 일명 ‘카카오 카본 인덱스(Kakao Carbon Index)’다.

지난 2023년 카카오가 공개한 ‘카카오 카본 인덱스(Kakao Carbon Index)’. /카카오 홈페이지 갈무리

조 박사는 “2023년에 카본인덱스가 5464만2845KUC(Kakao Users’ Carbon-reduction)이고, 사회적 탄소 감축량이 2만7000톤(tCO₂e)으로 집계됐다”며 “이 규모는 나무 약 20만 그루, 축구장 230개 규모의 숲이 흡수하는 탄소량과 같은 효과”라고 설명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지난 3월 선보인 ‘네모라이드(NEMO ride)’도 카카오의 탄소감축 솔루션 중 하나다. 네모라이드를 사용하려는 승객은 앱에서 출발지와 도착지, 승차 인원을 설정해 차량을 부르면 입력된 출발지로 자율주행 차량이 도착해 원하는 곳까지 데려다준다. 최적의 경로를 제안하는 카카오모빌리티의 ‘라우팅 기술’이 적용돼 같은 시간 내 동선이 겹치는 승객들이 일부 구간을 함께 이동하고 따로 내릴 수 있다. 별도 요금은 받지 않는다. 조 박사는 “현재까지 3500여 명의 누적 이용자가 사용 중”이라며 “교통 비용 감소와 탄소 저감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밖에도 카카오는 ▲기후테크 스타트업 투자(기후테크 기술, 초기창업가에 10억원 투자) ▲카카오페이머니로 ‘탄소중립 포인트’ 제공(전자영수증 발급, 다회용컵 이용 등의 실천하면 포인트 지급) 등으로 ‘액티브 그린 이니셔티브’를 실천하고 있다.

◇ 구글, 기후문제 해결 위해 서비스에 AI 탑재

스펜서 로우(Spencer Low) 구글 지속가능성 책임자가 지난달 27일, 카카오임팩트와 소풍벤처스의 ‘2024 클라이밋 테크 스타트업 서밋’에서 “구글은 기후 문제 해결에 일조하기 위한 목표를 설정하고 지난 7년 동안 각종 서비스에 AI를 활용해 왔다”고 밝혔다. /소풍벤처스

구글은 기후문제 해결에 기여하기 위해 지난 7년간 각종 서비스에 AI를 활용했다. 이날 발표자로 나선 구글의 스펜서 로우(Spencer Low) 지속가능성 책임자는 “AI가 정보 제공, 사건 예측, 대응 최적화 등 세 가지 측면에서 지속가능성에 일조한다”며 구글이 기후 문제 해결을 위해 AI를 활용하고 있는 사례를 소개했다.

대표적인 것이 구글맵의 ‘탄소 배출량 최소화 경로 제시’ 기능이다. 구글은 지난 2021년 구글맵 내비게이션에 탄소 배출량을 최소화한 경로가 안내되도록 기능을 추가했다. AI가 도로 경사, 교통 혼잡도, 차량 속도 등의 정보를 기반으로 연료를 가장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경로를 계산해 제공하는 것이다. 현재 미국, 캐나다, 유럽 등 6개국 구글맵에서 사용 가능하다.

구글맵에서 제공되는 ‘탄소 배출량 최소화 경로 제시’ 기능. /구글

케이트 브랜트 구글의 최고 지속가능성 책임자는 뉴스룸을 통해 “해당 기능을 2021년 10월 출시된 이후로 240만 톤 이상의 CO2e(온실가스를 이산화탄소로 환산한 양) 배출을 방지하는 데 도움이 됐다”며 “이는 1년 동안 약 50만 대의 연료 기반 자동차를 도로에서 없애 것과 같다”고 밝혔다.

구글의 ‘플러드 허브(Flood Hub)’ 시스템은 사건을 미리 예측해 큰 손실을 막는 데 기여한다. 2018년에 출시된 플러드 허브는 머신러닝을 통해 홍수 관련 데이터를 학습한 AI가 현재의 기상정보와 상황 및 강의 수위를 예상해 최대 7일 전에 홍수 경보를 내리는 시스템이다. 스펜서는 “지금까지 80여 개 국가에서 4억6000만여 명의 사람들이 사용 중”이라고 전했다.

구글의 ‘플러드 허브(Flood Hub)’ 시스템. /구글

2023년 추진된 구글의 ‘프로젝트 그린 라이트(Project Green Light)’는 AI 기술을 적용해 신호등 전환 타이밍을 개선하는 프로젝트다. 구글 연구팀은 미국인이 차량 이동 시에 대다수 시간을 신호등 대기에 소비하고 있다는 문제점을 발견, 구글 지도 내에 저장된 차량의 정차 및 시작 빈도, 평균 대기 시간 등 교통 흐름 데이터를 분석해 신호 체계를 최적화했다. 현재 인도네시아 발리 및 자카르타, 인도 하이데라바드, 콜카타 등 전 세계 12개 도시에서 시범 운영 중이며 올해 내 프로젝트 적용 도시를 확대할 계획이다. 스펜서는 “교차로 정차 횟수를 최대 30%까지, 배기가스를 최대 10%까지 줄일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한편, 구글은 2030년까지 전 세계 모든 운영시설과 제품 생산 과정에서의 온실가스 순배출 제로(O)와 ‘24/7 CFE(무탄소에너지)’를 달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24/7 CFE’는 24시간, 7일, 즉 연중무휴로 무탄소 에너지를 사용하겠다는 계획이다. 구글에 따르면 현재 약 64%가 무탄소 에너지로 구동되고 있다.

제주=조유현 더나은미래 기자 oil_lin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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