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화 샘솟는집 30주년…법무법인·병원 등 취업률 52%

  아시아 최초 클럽하우스, 태화 샘솟는집회원 160여명 매일 출근해 지역 주민과 소통하나로마트·국립서울병원 등 협업 취업장 60여개… 무기 계약직 전환 사례도 있어   “처음엔 간판도 제대로 걸지 못했습니다. ‘어떻게 우리 동네에 정신장애인이 160명이나 다니는 시설을 들일 수 있느냐’는 반응이었죠. 회원이 직접 갈비탕을 끓여 어르신들을 대접하고, 호기심에 찾아오는 주민에게는 시설을 소개했습니다. 첫 점심식사 자리 땐 한 분도 오지 않았어요. 하지만 멈추지 않았습니다. 부녀회·경찰서·교회 등에 공간을 빌려주고, 주민들을 대상으로 건강 강좌도 열고요. 30년이 지난 지금도 공동체와 접촉하는 과정을 계속 합니다. 알면 지식이 되지만, 모르면 두려움이 되니까요.” 서울 마포구 아현동 대형 아파트 단지 한가운데에 세워진 정신장애인 사회 복귀시설 ‘태화 샘솟는집’ 문용훈(51) 관장의 말이다. 겉에서 보면 평범한 3층짜리 살구색 벽돌 건물. 화분과 그림으로 꾸며진 로비는 여느 회사 못지않고, 3층엔 커피숍과 풀로 꾸며진 야외 테라스까지 있다. 165명의 정신장애인 회원이 이곳에 등록해 출퇴근을 한다. 이곳은 아시아에서 최초로 만들어진 클럽하우스(지역 공동체 중심의 정신장애인 사회 복귀 시설)이기도 하다.  ◇해외서 배우고 간 아시아 최초의 ‘클럽하우스’ “여기가 제 자리입니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가장 먼저 보이는 오른쪽 안내 데스크. 의자도 없이 전화기와 컴퓨터 한 대만 덩그러니 놓인 이곳이 문 관장의 집무 공간이다. 직원 26명을 위한 사무실이나 컴퓨터도 따로 없다. 책상부터 장부까지 모든 서류와 기자재를 직원과 정신장애인 회원이 함께 사용하기 때문이다. 회원의 조건은 ‘정신질환을 갖고 있으며, 3개월 이상의 정신과 치료 이력이 있는 만

60년 복지 경험으로… 개도국에 ‘할 수 있다’는 희망 전한다

해외로 수출하는 한국의 복지노하우 교육 자료·연수 제공해 현지인 직원 역량 강화 종이 공예·양철·재봉 등 직업 재활 돕고 판매 연결 현지 복지개념 아직 부족… 장애인도 배울 수 있다는 인식 개선부터 시작해야 “장애인들에게 무엇을 가르쳐야 할지도 모르는 상태였어요. 교육과정이 아예 없었어요. 그날그날 생각나는 대로 글씨 쓰기를 하거나, 그림을 그리기도 하고, 종일 낮잠을 잘 때도 있더라고요. 장애인 특수교육과정이 생기기 전인 우리나라 1980년대 수준과 비슷했어요. “지적장애 아동 특수교육 학교인 은평대영학교 김찬수 부장은 지난 2009년 베트남 ‘한베장애인재활센터’를 방문한 소감을 이렇게 설명했다. 한베장애인재활센터는 2006년 베트남 하떠이성 지역에 지어진 장애인 종합복지관이다.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NGO ‘지구촌나눔운동’이 베트남 정부와 힘을 합쳐 만들었다. 장애인 생활시설, 교육시설, 의료센터 등 국내 장애인 시설 외형을 그대로 본떠 만들었다. 문제는 ‘소프트웨어’였다. 장애인 교육·치료나 직업 재활의 전문적인 손길이 부족했다. 컨설팅을 맡은 곳이 바로 엔젤스헤이븐이었다. 엔젤스헤이븐은 1980년 은평재활원(지적장애인 재활시설)을 시작으로, 은평대영학교(지적장애 아동 특수학교), 서울재활병원(장애인 치료시설) 등 장애인 시설 운영만 30년 넘는 역사를 지닌 복지법인이다. 김미라 엔젤스헤이븐 생활지도교사는 “예전에는 장애인을 같은 공간에 가둬놓다시피 했지만, 지금은 장애 유형에 맞게 ‘개별 맞춤형 서비스’를 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재활 치료 전문가, 부모, 특수지도 교사 등이 장애 아이에 대한 개별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엔젤스헤이븐은 현지에 전문가 6명을 파견해 교육용 교재와 매뉴얼을 전수해줬다. 2009년과 2011년 두 차례에 걸쳐 베트남의 연수생들이 직접 한국을 방문해 엔젤스헤이븐을 견학하기도 했다. 김현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