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대책
“뛰고, 웃고, 섞였다”…이주배경 아동·국내 아동 함께한 축구 축제

기아대책·축구사랑나눔재단 공동 주최…9개 팀 참여해 교감·포용 강조 국제구호개발 NGO 희망친구 기아대책은 지난달 29일 충남 천안시 대한민국 축구종합센터에서 2025 이주배경아동청소년 축구대회 ‘모두의 그라운드-슈팅포호프’를 개최했다고 1일 밝혔다. 올해 처음 열린 이번 대회는 한국 사회에서 또래 관계 형성의 어려움과 차별, 고립 등 다양한 문제를 겪는 이주배경 아동·청소년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됐다. 축구를 매개로 자존감을 회복하고 국내 아동과 자연스럽게 어울리며 건강한 공동체 적응을 돕는 데 목적이 있다. 행사는 희망친구 기아대책과 대한축구협회 축구사랑나눔재단이 공동 주최했다. 대회에는 지속적인 훈련 여부, 참여 의지, 안전, 경기력 균형 등을 고려해 선발된 이주배경 팀 6곳과 국내 아동 팀 3곳 등 총 9개 팀이 참여했다. 주최 측은 이주배경 아동 팀과 국내 아동 팀의 교류가 자연스럽게 이뤄지도록 대진을 구성했고, 경기 내내 선수들은 승부보다 ‘교감과 화합’에 의미를 두고 경기에 임했다는 설명이다. 행사에는 여러 기업과 지역 후원단체도 힘을 보탰다. 본도시락은 참가자들에게 300인분의 도시락을 제공했고, 스포츠용품 브랜드 낫소는 유니폼과 축구공, 조끼, 신가드 등 다양한 용품을 지원했다. 롯데마트·롯데슈퍼는 간식을 후원했으며, 대전·천안후원이사회도 행사 지원에 참여했다. 최창남 희망친구 기아대책 회장은 “이번 행사는 한국사회 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주배경 아동·청소년들이 자신의 재능을 마음껏 발휘하고, 공동체 안에서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음을 보여준 유의미한 시간이었다”며 “출신과 배경을 넘어 모든 아이가 동등한 기회를 누릴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앞으로도 지속 가능한 지원을 펼쳐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규리 더나은미래 기자

[기자 수첩] 한국 사회에 첫 출근한 ‘이상한 인턴’의 기록

[더나은미래 x 희망친구 기아대책 공동기획]우리는 N년째 항해 중입니다 <7·끝> 10여 년 전 ‘다문화’라는 이름으로 묶였던 청소년들이 이제 청년이 됐다. 나 역시 그중 한 사람이다. 한국살이 10년째, 지난 여름 뜻깊은 제안이 찾아왔다. ‘희망친구 기아대책’에서 이주배경청년 활동가로서 목소리를 낸 경험이 계기가 됐다. 현장의 문제를 직접 취재해보는 일을 해보지 않겠느냐는 제안이었다. 그렇게 나는 ‘더나은미래’의 인턴 기자로 합류했다. 나는 흔히 말하는 ‘이상한 인턴’이었다. 채용 과정에 하나의 변수가 있었다. 바로 ‘비자’였다. 혹시 법이 허용하지 않는 근무 형태일까 불안했다. 불안은 곧 행동으로 이어졌다. 756쪽에 달하는 법무부 ‘비자 매뉴얼’을 직접 뒤졌다. 내 인생의 모든 국면에는 늘 ‘비자’라는 단어가 그림자처럼 따라다녔다. 8월 7일, 면접 당일. 지하철에서 자기소개서를 다시 펼쳐 들었다. 좋아하던 시의 한 구절을 빌려 적어둔 문장이 눈에 들어왔다. ‘가장 낮은 곳으로 따뜻한 함박눈이 되어 내리겠다.’ 기자가 되고 싶다는 마음을 가장 단정하게 표현한 문장이었다. 짧은 이동 시간 동안 뛰는 가슴을 가라앉히려고 클래식 음악을 반복해 들었다. 이번 면접은 당락을 가르는 자리는 아니었지만, 나에게는 그 이상이었다. 면접실 문을 열자, 내 자기소개서가 면접관 손에서 넘겨지고 있었다. 긴장이 바짝 올라왔다. ‘그냥 내 이야기를 하자’고 스스로를 다독였다. 한국에 온 뒤 부딪쳤던 크고 작은 어려움, 낯선 자리에서 다시 시작해야 했던 순간들이 한꺼번에 떠올랐다. 그 모든 경험이 지금 이 자리로 이어졌다는 사실만은 분명했다. 8월 13일, 첫 출근길. 시청역은 늘 학교로 향할 때 지나치던 곳이었다. 그런데

이주배경청년을 ‘직접’ 채용하면 알게 되는 것들

[더나은미래 x 희망친구 기아대책 공동기획] 우리는 N년째 항해 중입니다 <6> 3개월의 기록 끝에 남은 질문은 ‘우리 사회의 포용성’이었다 “선배, 이주배경청년 당사자 간담회가 열렸는데요. 대학생 두 명이 기자 일을 궁금해하더라고요.” 모든 시작은 전화 한 통이었다. 기자의 삶이 궁금하다니? 이주배경청년을 늘 ‘취재 대상자’로만 떠올렸지, 같은 사무실에서 함께 취재하는 ‘동료’로 상상해본 적은 없었다. 기자 업무의 핵심은 낯선 사람과 마음을 여는 기술이다. 어쩌면 이주배경청년이 이런 일을 더 자연스럽게 해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스쳤다. 또, 현장에서 부딪히는 경험 자체가 청년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그 길로 ‘이주배경청년’ 지원에 가장 진심이라고 생각하는 비영리단체 ‘희망친구 기아대책’의 문을 두드렸다. 새로운 변화를 만들 수 있겠단 기대 덕분인지, 기획안은 빠르게 윤곽을 갖췄다. 우리가 직접 채용해보자. 그렇게 시작된, 조금은 무모하고 어쩌면 필요한 실험. ◇ “비자부터 공부해야 할 것 같은데요” 지난 7월의 마지막 날, 더나은미래 내부 회의실. 채용 담당자의 표정이 제안보다 먼저 반응했다. “이주배경청년을 저희가 직접 채용하는 거예요? 비자 종류가 뭐예요? 종류에 따라 다를 텐데… 고용노동부에 문의를 해야 하는지 법무부에 해야 하는지… 서류를 도대체 어떤 걸로 하고 어느 부처를 알아봐야 할지 그런 걸 찾아봐야 하긴 할 거예요.” 단순한 제안처럼 보였던 아이디어는, 곧바로 여러 층위의 현실적 질문을 끌어올렸다. 비자 유형별 근로 허용 범위, 행정 절차, 문의해야 할 부처까지…어느 하나 단순한 것이 없었다. “유학 비자는 근무에 어려움이 좀 있죠. 한국 체류 기간이나 한국어 능력시험

기아대책, ‘행복한나눔 방배점’ 새출발…북한이탈주민과 지역이 함께

북한이탈주민 고용·교육부터 친환경 클래스까지, 지역 연계 커뮤니티형 매장으로 재탄생 국제구호개발 NGO 희망친구 기아대책이 11일 서울 서초구 방배동에서 사회적기업 ‘행복한나눔 방배점’ 이전 개소식을 열었다. ‘행복한나눔 방배점’은 방배동 새순교회 내에 있던 기존 매장을 내방역 인근 중심 상권으로 옮겨 접근성을 높였다. 새 매장은 단순한 판매 공간을 넘어 ▲친환경 교육 ▲업사이클링 강좌 ▲지역 가치 활동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커뮤니티 허브형 매장’으로 꾸며졌다. 이날 개소식에는 지역 관계자와 협력기관 관계자들이 참석해 새 출발을 축하했다. 현재 방배점은 북한이탈주민이 부매니저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기아대책은 이들을 채용해 직무 교육과 현장 경험을 제공하며, 매장 수익금은 북한이탈주민의 경제·정서적 자립과 국내 취약계층 지원에 쓰인다. 이번 이전 사업은 북한이탈주민 정착 지원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기아대책은 사회적기업 행복한나눔에 1억2500만원의 개설 기금을 지원했으며, 해당 기금은 ▲매장 조성 ▲북한이탈주민 고용 및 직무훈련 ▲지역 연계 프로그램 운영 등에 활용된다. 최창남 희망친구 기아대책 회장은 “행복한나눔 방배점은 북한이탈주민이 지역사회 안에서 자립의 기반을 다지는 새로운 시작점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포용과 상생의 가치 아래 일자리 창출과 자립 지원을 지속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기아대책은 전국에 13개의 행복한나눔 매장을 운영 중이다. 이 중 북한이탈주민 자립 지원 매장은 서울대입구역점, 중화역점, 대림점에 이어 이번 방배점까지 총 4곳이다. 김지영 더나은미래 인턴기자

“위대한 엄마들”…기아대책, 여성 가장 위한 ‘원더마켓’ 연다

저소득·이주배경 여성가장 자립 돕는 가치소비 나눔 캠페인 국제구호개발 NGO 희망친구 기아대책이 오는 12월 5일부터 7일까지 서울 강서구 ‘원그로브(ONE GROVE)’에서 여성 가장의 자립을 돕는 연말 자선바자회 ‘제6회 원더마켓(Wonder Market)’을 연다. ‘생명을 지켜낸 위대한 엄마’라는 슬로건 아래 열리는 원더마켓은 국내 저소득 여성 가장과 이주배경 여성 가장의 자립을 지원하는 가치소비형 나눔 캠페인이다. 올해로 6회를 맞은 이번 행사에는 기아대책 홍보대사들이 기획 단계부터 현장 운영까지 직접 참여해 나눔의 의미를 실천한다. 배우 김혜은, 뮤지컬배우 홍지민, 방송인 이선영 등 기아대책 홍보대사를 비롯해 배우 김영선, 아나운서 이정민, 소프라노 임선혜 등 각계 셀럽들이 애장품을 기증하며 뜻을 모았다. 행사 기간 동안 홍보대사들이 자원봉사자로 현장을 찾아 판매와 안내 활동에도 나설 예정이다. 방문객들은 홍보대사와 셀럽의 기증품은 물론, 20여 개 기업이 제공한 의류·화장품·잡화 등 다양한 생활용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판매 수익금 전액은 여성 가장 및 이주배경 가정의 생계비와 자립 지원에 사용된다. 특히 이번 원더마켓은 단순한 판매 행사를 넘어, 여성 가장이 직접 부스를 운영하며 제품을 판매하고 브랜드 운영 역량을 키울 수 있는 ‘자립 플랫폼’으로서 기능한다. 또한 기증 물품을 순환·재사용하는 구조를 통해 환경 보호와 지속 가능한 소비 문화를 확산하는 데 기여할 예정이다. 한편, 행사 관련 세부 정보는 기아대책 공식 홈페이지와 행복한나눔·기아대책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채예빈 더나은미래 기자

국적이 바뀌어도, 시선은 그대로였다

[더나은미래 x 희망친구 기아대책 공동기획]우리는 N년째 항해 중입니다 <4> 편견과 차별이 만든 ‘정체성’의 벽 한국어로 꿈을 꾸고, 한국에서 자랐지만 자기소개 앞에서는 늘 망설이게 된다.  “그래서 너는 한국인이야, 중국인이야?” 김지영(22)씨는 이 질문이 가장 어렵다고 했다. “주위 사람들에게 ‘동포’라고 말하면 ‘조선족이 왜 동포냐’는 반응이 돌아올까 봐 두려워요. 어디에도 완전히 속하지 못한다는 생각이 제일 힘들었어요.” 한국에 온 지 9년이 넘은 김씨는 여전히 구직 사이트에서 ‘외국인 불가’ 문구가 눈에 밟힌다. “아르바이트 공고 중 ‘외국인은 받지 않는다’는 말을 생각보다 자주 봤어요. 대학 취업 상담에서도 ‘F-4 대졸자는 잘 안 뽑는다’는 말을 들었죠.” 이 경험은 결코 개인적인 일이 아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4 국내 체류 외국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체 체류 외국인의 17.4%가 사회적 차별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차별 이유로는 ‘출신 국가’(54.5%), ‘한국어 능력’(31.2%), ‘외모’(9.1%)가 주로 꼽혔으며, 특히 유학생(D-2)의 차별 경험률은 27.7%로 가장 높았다. 청년층에서의 차별 인식이 두드러진 결과다. ◇ 서류는 바뀌었지만, 세상은 변하지 않았다 귀화를 하면 달라질까. 고등학생 때 한국 국적을 취득한 정세원(27·가명)씨는 서류상 ‘한국인’이지만, 일상에서는 여전히 ‘외국인’이다. “외모만 보고 ‘외국인인가 보다’ 생각하는 시선이 있어요. 서류를 낼 때만 ‘한국인이었어요?’라는 반응이 돌아오죠.” 2020년 귀화한 임수현(23·가명)씨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 “면접에서 이주배경이라는 걸 드러내고 싶지 않아요. 최대한 자연스럽게 이야기하려 해도, 몇 마디면 ‘외국인이죠?’라는 질문이 나와요. ‘나도 이제 한국인’이라고 당당하게 말하고 싶은데, 겉모습만 보고 ‘외국인’이라는 생각이 앞선다는 순간 체념이 되죠.” 편견은 사실 사회 진입 이후가

정책의 언어는 멀고, 청춘은 길을 잃었다

[더나은미래 x 희망친구 기아대책 공동기획]우리는 N년째 항해 중입니다 <3> ‘정보 격차’에 갇힌 이주배경청년들 “비자 매뉴얼이 너무 자주 바뀌어요. 생계와 직결된 문제인데, 바뀔 때마다 갑자기 법의 보호 밖으로 밀려날 수도 있어요. 그런데 이런 변경 사항이 제때 전달되지 않습니다. 저도 제가 가진 비자로 제한된 직종에서 시간제 근로가 가능하다는 걸, 시행 6개월이 지나서야 알았어요.” 13살 때 중국에서 한국으로 이주해 성인이 된 뒤 F-4(재외동포) 비자를 받은 김지영(22)씨의 말이다. 그는 법무부 외국인 지원 포털 ‘하이코리아’에 들어가 “정확한 상담을 원하면 1345에 전화하라”는 안내 문구를 보고 전화를 걸었다. 오랜 대기 끝에 연결된 상담원은 “F-4 비자 소지자의 세금 신고는 우리 관할이 아니다”라며 고용노동부로 문의하라고 했다. 아르바이트 근무가 어려우니 중국어 과외라도 해볼 생각으로 “그럼 과외는 가능하냐”고 묻자 돌아온 대답은 “단순노무직이 아니면 괜찮다”는 식의 모호한 설명이었다. 결국 김씨는 스스로 법무부 매뉴얼을 찾아 하나씩 확인해야 했다. 그는 “한국어가 어려운 청년이라면 절대 혼자 해결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했다. ◇ 제도는 있는데, 정보가 닿지 않는다 이주배경청년은 수시로 바뀌는 제도 속에서도 그 변화를 따라잡기 어렵다. 지원책이 있어도 정보 접근 경로가 제한적이고, 이들을 연결해주는 네트워크가 거의 없다. 결국 ‘있는데 모르는’ 상황이 반복된다. 지난 8월, 직장 인근 여의도에서 만난 정세원(27·가명)씨는 “사실 ‘이주배경청년’이란 말을 오늘 처음 들었다”며 “그런 단어를 몰랐으니, 나에게 해당되는 지원이 있다는 것도 몰랐다”고 말했다.  ‘정보 장벽’은 단순한 행정 절차의 복잡함에서 비롯된 문제가 아니다. 사회적 연결망의 부재,

“공부가 목적이 아니라, 체류를 위한 선택이었어요”

[더나은미래 x 희망친구 기아대책 공동기획]우리는 N년째 항해 중입니다 <2> 비자가 허락한 꿈만 꿀 수 있는 청년들 한국에서 태어나거나 자란 이주배경청년들은 자신을 ‘한국 사회의 구성원’으로 여긴다. 그러나 사회는 여전히 그들을 낯선 시선으로 바라본다. 법적으로는 외국인, 정서적으로는 이방인 사이 어딘가에 서 있는 셈이다.  대부분 부모의 비자에 동반된 상태로 한국에 정착하지만, 성인이 되는 순간 그 자격은 효력을 잃는다. 이후에는 스스로 비자를 새로 취득해야 한다. 그 절차는 단순한 행정이 아니라, 앞으로의 삶을 설계하는 출발점이 된다. 이에 따라 진학과 취업의 선택지도 갈린다.   <더나은미래>가 심층 인터뷰한 이주배경청년 7명은 짧게는 9년, 길게는 22년 동안 한국에서 살아왔다. 현재 체류 자격은 유학(D-2), 재외동포(F-4), 영주(F-5) 등으로 다양하다. 7명 중 2명은 이미 귀화를 마쳤다. 공통점은 ‘부모를 따라 한국에 왔다’는 점이다. 안지영 사단법인 피난처 매니저는 지난 9월 희망친구 기아대책이 주최한 ‘2025 이주배경아동, 사회적 연결을 위한 6가지 시선’ 포럼에서 “부모의 비자 종류에 따라 아동의 체류 자격이 결정된다”며 “결혼이민자나 북한이탈주민 자녀는 국적 취득 기회가 있지만, 그 외의 아동들은 대회 출전, 장학금, 인턴십 등에서 배제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이들을 단순히 ‘이주배경’으로 묶기보다 상황별 접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같은 또래 한국 청년에게 대학 진학이나 이직은 단순한 선택이지만, 이주배경청년에게는 신분이 걸린 결정이다. 휴학이나 진로 변경이 체류 자격 상실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제도가 이들의 삶을 직접 규제하는 구조다. ◇ “작가가 되고 싶지만, 비자가 허락하지 않아요” “작가가 꿈이라

‘꿈꾸는 법’을 배우지 못한 이주배경청년들

[더나은미래 x 희망친구 기아대책 공동기획] 우리는 N년째 항해 중입니다 <1> 같은 말을 써도 다르게 들리는 사회 우리가 만날 청년 7명의 항해는 낯선 바다를 건너온 이들의 기록이자, 한국 사회가 향해야 할 항로를 비추는 나침반입니다. 부모의 이주로 시작된 여정은 이제 한 세대의 진로가 되었고, 그들의 커리어는 한국 사회의 포용력을 시험하는 무대가 되었습니다. 이번 시리즈는 이주배경청년 당사자가 인턴기자로 참여해 함께 기획하고 취재한 ‘저널 액티비즘 프로젝트’로, 보도를 통해 변화를 모색하는 공익 저널리즘의 실험이기도 합니다. 더나은미래는 희망친구 기아대책과 함께, 이 청년들의 ‘서사’를 조명하며 다문화 시대의 ‘함께 사는 법’을 묻습니다. /편집자 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전체 인구 중 외국인 비중이 5%를 넘으면 그 나라를 ‘다인종·다문화 국가’로 분류한다. 미국·캐나다·호주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2024년 4월 기준 한국의 외국인 인구는 260만2669명, 전체 인구의 5.07%. 아시아 국가 중 처음으로 다문화 국가 기준선을 넘어섰다. 그로부터 1년 반, 한국 사회는 얼마나 이들과 ‘함께’하고 있을까. 통계청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다문화가구원 중 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은 19만3814명. 전년보다 1만2636명(7.0%) 늘었다. 2012년 조사 이후 매년 증가세를 이어오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체 학생 중 비율은 약 4%. 이들이 성장하면 바로 ‘이주배경청년’이 된다. 일반적으로 이주배경청년은 ‘본인 혹은 부모 세대를 통해 국경을 넘는 국제 이주를 경험한 청년’으로 규정한다. 한국노동연구원은 인구총조사를 토대로 이주배경청년 규모를 2010년 1만7000명, 2015년 2만7000명, 2020년 3만5000명으로 추산한다. 매년 꾸준히 늘고 있지만, 이들의 성장을 뒷받침할 제도적 기반은 여전히

기아대책, ‘이주배경아동이 마주한 세 가지 장벽’ 리포트 발간

교육·돌봄·진로 영역 구조적 격차…“사회적 지지체계 강화 필요” 국제구호개발 NGO 희망친구 기아대책이 국내 이주배경 아동이 겪는 구조적 어려움을 분석한 ‘이주배경아동이 마주한 세 가지 장벽’ 리포트를 발간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리포트는 교육·돌봄·진로 영역에서의 불평등과 제도적 한계를 다층적으로 조명하며, 향후 정책·사업 방향 설정과 옹호활동의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목적으로 제작됐다. 리포트에는 2020년부터 2024년까지 5년간의 데이터 분석 결과와 함께 10개 현장기관 및 전문가 인터뷰, 이주배경 청소년·청년 225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가 담겼다. 분석 결과, 이주배경아동이 가장 큰 장벽으로 꼽은 영역은 ▲교육(50%) ▲돌봄(41%) ▲진로(34%)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42%는 “지금도 그 장벽을 넘지 못했다”고 답했다. 보고서는 이주배경 아동의 문제를 개인의 적응 부족이 아니라 사회 구조와 제도의 문제로 인식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이를 위해 ▲사회적 지지체계 강화 ▲중도입국 아동 맞춤형 지원 ▲생애주기별 맞춤형 돌봄·교육체계 구축 ▲인식 개선 캠페인 추진 등 구체적인 대응 방향을 제시했다. 장소영 희망친구 기아대책 국내사업본부장은 “이번 리포트는 한국 사회 안에서 이주배경 아동이 마주한 ‘보이지 않는 장벽’을 데이터와 목소리로 드러낸 연구 자료”라며 “아이들이 사회적 울타리 안에서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교육·돌봄·진로를 잇는 통합 지원 확대와 공공·지역사회가 함께하는 연결망 구축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이슈리포트는 기아대책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김규리 더나은미래 기자

‘가능할까?’에서 ‘해낼 수 있다’로…‘유일한 아카데미’ 청년들의 도전

유한양행 ‘유일한 아카데미’ 우수팀 후속 활동 현장 정신건강·의료 접근성·치매 실종 대응 등 솔루션 검증 “이 가이드북이 실제 현장에서 활용되려면 청년센터와 같은 기관 맞춤형으로 개발되는 것이 좋아요. 정신의학과나 심리학과 교수 등 전문가 피드백이 더해진다면 신뢰도도 높아질 것 같아요.” 사단법인 온기 조현식 대표의 말에 청년들의 눈빛이 또렷해졌다. “제가 교수님께 자문을 구할 수 있어요.” 박효민(연세대 간호학과 4년)씨가 곧바로 답을 이었다. 지난달 28일, ‘유일한 아카데미’ 우수팀으로 선정된 ‘뿌리깊은청년’ 팀은 청년 우울증 문제를 예방 차원에서 풀기 위해 청년 정신건강과 정서 지원을 돕는 비영리단체 온기 사무실을 찾았다. 최근 청년층 우울증 환자는 빠르게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20‧30대 우울증 진료 환자 비율은 2017년 23.4%에서 2021년 34.1%로 4년 만에 45.7% 증가했다. 특히 20대는 같은 기간 7만6246명에서 17만3745명으로 127.9% 급증해, 전 연령대 가운데 가장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하지만 당사자는 스스로 증상을 알아차리기 어렵고, 주변 청년들도 어떻게 도와야 할지 모른다. 치료 중심에 치우친 정책의 한계를 짚은 이들은 예방을 해법으로 삼았다. 이들이 내놓은 솔루션은 두 가지. 첫째, ‘가이드북’. 친구·연인·동료 관계별로 우울감을 겪는 청년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대화와 행동 지침을 담았다. 둘째, ‘체험형 전시’. 우울증 당사자가 일상에서 겪는 불편을 직접 체험하게 하는 전시를 기획해, 마음의 무게를 공감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현장 전문가의 피드백은 날카로웠다. 가이드북은 명칭·배포 장소·대상을 더 정교하게 설정해야 하고, 체험형 전시는 참신하지만 실행을 위해 콘텐츠를 간소화하고 기관·기업 협업이나

“삶의 신념을 다음 세대에”… 기아대책, ‘빛나는 유산’ 전시 연다

유산기부자 모임 창립 10주년 맞아 2~20일 흰물결갤러리서 전시 국제구호개발 NGO 희망친구 기아대책이 ‘유산기부의 날(9월 13일)’을 앞두고 특별한 전시회를 연다. 오는 2일부터 20일까지 서울 서초구 흰물결갤러리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는 ‘빛나는 유산, 삶의 이야기’를 주제로 마련됐다. 이번 전시는 기아대책 유산 기부자 모임인 ‘헤리티지클럽’ 창립 10주년을 기념해 기획됐다. 슬로건은 “유산은 삶의 방향과 가치를 다음 세대에 전하는 선택입니다”로, 후원자들이 남기고자 한 신념과 나눔의 흔적을 기록으로 남기려는 취지다. 헤리티지클럽은 5000만 원 이상의 유산을 기아대책에 후원했거나 약정한 유산 기부자 모임이다. 2015년 출범 이후 현재까지 65명이 부동산·현금·보험 등 다양한 형태로 참여했다. 지난해 6일간 900여 명을 불러 모은 첫 전시에 이어, 올해는 기간을 18일로 늘렸다. 전시는 ▲빛나는 추억(가족) ▲빛나는 믿음(신념) ▲빛나는 성취(커리어) ▲빛나는 희망(기부) 네 가지 주제로 구성됐다. 후원자들이 편지·유품·사진 등을 통해 전하고 싶은 삶의 철학을 공유한다. 전시장에는 헤리티지클럽 1호 회원 설순희 후원자의 표구 작품, 올해 별세한 고(故) 서혜경 기대봉사단원의 작품, 아들을 위해 간직한 김신자 후원자의 배냇저고리, 기아대책 잠비아 사업 현장에서 가져온 성경책 등이 공개된다. 성우 배한성·서혜정 씨가 재능기부로 참여한 오디오 가이드도 도입돼 관람객의 이해를 돕는다. 최창남 기아대책 회장은 “유산기부는 단순한 기부가 아니라 한 사람의 정신과 신념이 다음 세대에 희망으로 이어지는 과정”이라며 “이번 전시를 통해 ‘나눔은 곧 삶의 철학이자 사랑의 실천’임을 더 많은 분이 공감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지영 더나은미래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