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9일(금)

발길 뚝 끊겼던 ‘강릉 서부시장’… 하루 2000명 오는 ‘명소’ 됐다

강원 지역의 작은 전통시장 강릉 서부시장이 하루에 2000명이 다녀가는 명소가 됐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지난 3년 동안 펼친 지역재생사업으로 얻은 성과다.

지난달 28일 서부시장에서는 공식적인 새출발을 알리는 ‘그랜드 오픈식’이 열렸다. 현대차는 “지역 상권 활성화를 목표로 진행한 ‘서부시장 지역재생사업’이 결실을 맺었다”고 이날 밝혔다. 행사에는 권성동 국회의원, 김종욱 강릉시 부시장, 공영운 현대차 사장, 양진모 현대차 부사장, 이병훈 현대차 상무, 황인식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무총장 등이 참석했다.

강원 강릉 서부시장이 28일 그랜드 오픈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2020년부터 서부시장에서 ‘지역재생 지원사업’을 펼쳤다. /현대자동차그룹
강원 강릉 서부시장이 28일 그랜드 오픈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2020년부터 서부시장에서 ‘지역재생사업’을 펼쳤다. /현대자동차그룹

서부시장에서는 오픈을 기념해 28~29일 안예은·김중연·김연지 등 인기 아티스트의 공연이 펼쳐졌다. 무대가 마련된 1층 주차장은 관중으로 가득 찼다. 서부시장 곳곳에 먹을거리와 잡화 등을 파는 로컬 마켓과 전시, 체험 이벤트도 마련됐다. 이틀 동안 약 5000명이 다녀갔다. 이병훈 현대차 상무는 “오픈식에 예상보다 더 많은 사람이 방문해 진정한 축제 분위기가 났다”면서 “서부시장이 명실상부 강릉을 대표하는 ‘핫플레이스’로 자리 잡은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새로 단장한 서부시장이 상인과 지역민은 물론 강릉을 찾는 관광객에게도 지속적으로 사랑받는 공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강릉 용강동 구도심의 상가 건물 1~2층에 위치한 서부시장은 1970년대에는 지역의 중심지로 늘 시끌벅적했다. 하지만 2000년대에 구도심이 쇠퇴하면서 사람들 발길도 끊겼다. 현대차는 2020년부터 강릉시, 사회적기업 공공미술프리즘과 손잡고 상권 재활성화를 위해 서부시장에 ‘복합 문화공간’을 조성했다. 시장의 외관을 정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시장 상인과 청년 사업가들이 강릉 지역 문화를 주제로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기능 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관련기사 강릉의 핫 플레이스 ‘서부시장’을 아시나요?>

2층 빈 공간에는 ‘CCC(Culture Connect City) 라운지’를 조성했다. 지역의 청년 소상공인들이 입점해 신규 사업을 홍보하거나 상품을 전시하고 판매할 수 있는 공간이다. 기존 시장 상인들과 협업해 새로운 문화 콘텐츠를 개발할 수 있는 소통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한 달에 한 번은 ‘CCC 페스타(Festa)’를 개최한다. 먹을거리와 잡화 등을 판매하는 마켓이 열리고 각종 공연이 펼쳐진다. 올해 열린 7번의 페스타에는 총 5000여 명의 방문객이 다녀갔다. 유다희 공공미술프리즘대표는 “서부시장을 찾는 사람들이 늘면서 CCC라운지가 문화의 중심이 되고 있다”면서 “앞으로 CCC페스타 외에도 국제아트전, 크리스마스마켓 마켓 등 프로그램이 연이어 열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난 6월 열린 강릉 서부시장 'CCC 페스타' 현장. /강릉=이경호 C영상미디어 기자
지난 6월 열린 강릉 서부시장 ‘CCC 페스타’ 현장. /강릉=이경호 C영상미디어 기자

사업 추진 과정에서 현대차는 서부시장이 45년 동안 명맥을 이어온 시장인 만큼, 기존 상인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고려했다. 강릉시와 점포 임대인들이 ‘젠트리피케이션 방지를 위한 상생 협약서’를 원만하게 체결할 수 있도록 지원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현대차 관계자는 “사업 초기부터 시장 활성화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했다”고 말했다.

서부시장 상권은 점점 살아나고 있다. 이번 사업을 진행하고서 서부시장에는 35개의 점포가 신규 입점했다. 서부시장 인근에도 20곳이 새롭게 문을 여는 등 주변 지역이 모두 활기를 되찾고 있다. 공유주방, 양식 레스토랑, 미술 작업실, 베이커리, 카페 등 다양한 업종이 들어서면서 2030 방문객이 특히 많이 증가했다.

현대차의 지역재생사업은 2014년 시작됐다. 기업 사회공헌이 단순한 물질적 지원에서 나아가 사회문제 해결에 기여해야 한다는 고민에서 출발한 사업이다. 특히 각종 불평등이 ‘지역 격차’에서 비롯된다는 문제의식에서 지역재생사업을 이어오고 있다. 이전에는 ▲서울 종로구 창신동 봉제골목(2014) ▲광주 청춘발산마을(2015)을 조성했다.

최지은 더나은미래 기자 bloomy@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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