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처음으로 열린 ‘제1회 글로벌 청정에너지 행동포럼(GCEAF)’에서 아시아 철강 생산국의 공공·민간기관이 탈탄소를 목적으로 협력해야 한다는 합의가 도출됐다.
기후솔루션은 지난 21~23일(현지 시각) 미국 피츠버그에서 GCEAF가 열렸다고 26일 밝혔다. GCEAF는 전 세계 22개국이 참여하는 청정에너지 이니셔티브 ‘미션 이노베이션(MI)’과 각국 정부기관이 참가하는 ‘청정에너지 장관회의’가 공동 주최한 포럼이다. 국제기구, 각국 정부, 민간과 학계 전문가 등이 포럼에 참석해 기후위기에 대응하겠다는 목표로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이번 포럼에서 기후솔루션은 오프닝 패널과 부대행사의 한 세션을 맡았다. 허해림 기후솔루션 산업팀장은 오프닝 토론에서 “철강산업의 탈탄소화를 위해 민관이 더 긴밀히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3일 진행된 부대행사에서 기후솔루션은 클라이밋 카탈리스트(Climate Catalyst), 인도 에너지자원연구소(TERI·The Energy and Resources Institute) 등 세계 기후단체와 함께 ‘아시아 철강산업의 탈탄소화를 위한 리더십 및 행동 강화: 대한민국과 인도의 경험 공유’를 주제로 원탁회의를 주관했다.
원탁회의에는 아라셀리 페르난데즈 국제에너지기구(IEA) 기술·혁신 부서 이사와 인도네시아 정부 대표자인 프라호로 율리지안토 너트자히오, 프라보다 아카리아 JSW 스틸(인도 2대 민간 철강 회사) 지속가능성최고책임자 등이 참석해 논의를 펼쳤다. 한국에서는 진윤정 포스코경영연구소(POSRI) ESG경영연구실 수석연구원과 김경식 고철연구소장 등이 참석했다. 회의는 온오프라인으로 동시에 진행됐다.
이날 회의 참석자들은 철강산업의 변화가 기후위기 대응에 핵심 요소이며 아시아가 주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기후솔루션에 따르면, 지난해 아시아는 세계 철강 생산량의 72%를 차지했다. 주요 생산국은 한국, 인도, 중국, 일본 등이었다. 엡헤이 바크리 인도 에너지효율국장은 “철강산업의 탈탄소 전환은 필수적인 과제”라고 강조했다.
철강산업의 탄소 배출량을 감축하기 위해 정교한 정책 개발과 기술적인 해법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진윤정 수석연구원은 “‘넷제로 철강’이 상용화되기 위한 시장 조건을 형성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개발을 둘러싼 불확실성을 줄이고, 녹색 철강에 대한 직간접 인센티브를 설정하는 방식 등이 정책 우선순위에 반영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경식 소장은 “수소환원제철 기술 전환을 위한 자금 확보의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대두되는 상황”이라면서 “탄소배출권 유상할당 수익을 기반으로 조성된 유럽연합(EU)의 이노베이션 펀드(innovation fund)는 좋은 참고 사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회의에서는 철강 생산국의 공공·민간 기관들이 긴밀하게 소통하고 협력해야 한다는 점도 중요하게 다뤄졌다. 페르난데즈 이사는 “철강 업계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생산 체계로의 전환을 가속하고 있다”면서 “이런 기술을 전 세계에 배포할 수 있는 강력한 시장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국제적인 협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점”이라고 했다.
이번 원탁회의를 주관한 허해림 팀장은 “한국이 철강산업의 탈탄소를 리드하기 위해선 녹색 공공조달정책의 개선이 필요하다”며 “유엔산업개발기구(UNIDO)에서 주관하는 ‘산업 심층 탈탄소화 이니셔티브(IDDI·Industrial Deep Decarbonisation Initiative)’와 같은 공공과 민간의 글로벌 연합을 지렛대로 활용하는 게 좋은 전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수연 더나은미래 기자 yeo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