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일하는 양육자의 28%는 출산휴가나 육아휴직을 사용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은 31일 오후 2시 정책토론회를 개최하고 이런 내용을 담은 ‘서울시 양육자 생활실태 및 정책 수요조사’ 결과를 발표한다고 밝혔다. 조사는 지난 6월과 7월 12살 이하 자녀를 기르는 양육자 2005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 중 임금 근로자인 1103명의 72.0%가 직장에서 일·생활 균형제도를 사용한 적 있다고, 나머지 28%는 제도를 쓴 적이 없다고 응답했다.
일·생활 균형 제도 사용 시 우려한 점으로는 직장 내 경쟁력 약화(여성 34.1%, 남성 29.8%), 동료들의 업무 부담(여성 20.7%, 남성 21.9%). 제도 사용 기간 소득 감소(여성 16.9%, 남성 16.7%) 순의 응답이 꼽혔다. 제도 사용에 대한 부정적 시선을 인식한 경우는 남성(15.8%)이 여성(11.8%)보다 많았다.
전체 응답자 2005명 중 82.8%는 ‘아이를 낳은 것은 잘한 일’이라고 생각하나 출산 이후 ‘개인 시간 부족’을 크게 느낀다고 답했다. 출산 후 12개월까지는 수면·식사 시간 부족(82.9%), 여가·문화생활 등 나를 위한 시간부족(86.0%) 등의 응답이 많았다. 영유아 및 초등 자녀 양육 시기에는 여가·문화생활 등 나를 위한 시간 부족(영유아기 85.6%, 초등기 83.1%), 아이 돌봄으로 아파도 제대로 쉬어 본 적 없음(영유아기 78.4%, 초등기 73.1%) 등이 어려운 점으로 꼽혔다.
대부분의 응답자(영유아기 84.7%, 초등기 83.9%)는 영유아나 초등 자녀가 돌봄기관을 이용해도 양육자가 일하려면 추가 돌봄 조력자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현재 맞벌이 가구의 주요 돌봄 조력자는 조부모·기타친족·이웃(영유아기 56.9%, 초등기 41.7%)인 경우가 가장 많았다. 민간 아이돌보미(영유아기 19.2%, 초등기 16.3%)와 정부지원 아이돌보미(영유아기19.2%, 초등기 15.5%)가 비슷한 수준으로 뒤를 이었다.
한편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18일 ‘엄마아빠 행복프로젝트’를 발표한 바 있다. 조부모 등 친인척에 아이 양육을 맡긴 서울 거주 부모에게 내년부터 아이 1명당 월 30만원의 돌봄수당을 준다는 ‘육아 조력자 돌봄수당·바우처’ 지급제도 등이 내용에 포함됐다.
31일 정책토론회에는 전문가 발제와 관련 기관 종사자, 양육자 등이 참여하는 집단 토론도 크게 두 세션에 거쳐 진행될 예정이다. 정연정 서울시여성가족재단 대표이사는 “이번 정책토론회를 통해 양육 스트레스, 자기 돌봄의 한계, 일·생활 균형 어려움 등 양육자가 직면한 현안을 해소할 수 있는 다양한 정책 방안이 논의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강나윤 더나은미래 인턴기자 nanasi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