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구호단체들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고, 국제 사회의 인도적 관심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24일(현지 시각)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공격을 개시하자 유엔난민기구(UNHCR)·국제적십자사(ICRC)·세이브더칠드런 등은 “민간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국제사회가 나서야 한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각각 발표했다.
유엔난민기구는 “빠르게 악화하는 우크라이나의 상황과 군사 행동에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며 “국제 인도법에 따라 시민의 생명과 사회 인프라는 항상 보호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유엔난민기구는 유엔 및 각국 정부와 협력하면서 도움이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든지 인도적 지원을 제공할 준비가 됐다”며 “이를 위해서는 인도적 노력을 위한 안전과 접근성이 보장돼야 한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주변국에도 안전한 피난처를 찾는 사람들에게 국경을 개방해줄 것을 호소했다.
국제적십자사는 “러시아의 군사력 등을 고려할 때, 이번 분쟁은 생각하기 두려울 정도로 큰 죽음과 파괴의 위험을 안고 있다”며 전쟁 피해를 최소화 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제시했다. ▲제네바조약(1949)과 제1추가의정서(1977)에 따라 국제 인도주의법을 준수할 것 ▲민간인과 포로의 안전을 보장할 것 ▲인구 밀집 지역에서는 넓은 면적을 파괴할 수 있는 무기 사용을 피할 것 ▲신기술과 사이버 수단을 활용해 공격을 할 때도 국제 인도주의법을 준수할 것 ▲민간인을 대상으로 공격하지 말 것 등이다. 특히 일반 가정, 학교, 병원 등에 전기와 물을 공급하는 사회기반시설은 반드시 보호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제구호단체가 도움이 필요한 민간인에게 접근할 수 있도록 독립적인 공간도 확보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적십자사는 “안보 상황이 허락되는 한, 우크라이나에 있는 적십자사 단원들은 망가진 사회기반시설을 복구하고 의약품·식품·위생용품을 계속 지원할 것”이라며 “전쟁 피해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분쟁 당사자들과의 대화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우크라이나 사태로 아동의 삶이 파괴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성명서에 따르면 최근 며칠간 우크라이나 동부에서만 아동 4만명을 포함해 최소 10만명의 피난민이 발생했다. 피난 행렬이 이어지면서 부모와 떨어진 아동을 보호할 시스템도 마련돼야 하는 상황이다. 우크라이나 동부에는 세계에서 손꼽힐 정도로 많은 지뢰가 매장돼 있어 피난을 가던 아동이 폭발물에 신체가 훼손될 위험도 커지고 있다.
동유럽 지역에서 활동하는 이리나 사고얀 세이브더칠드런 디렉터는 “현재 우크라이나 아동들은 집이 폭격을 맞는 건 아닌지, 친구가 다친 건 아닐지, 평범한 일상과 안전이 사라져 버리는 건 아닌지 걱정하고 있다”며 “부모들은 내일이라도 당장 아이를 데리고 버스나 기차에 올라야 할지 고민하며 밤을 새운다”고 했다. 이어 “가장 취약한 존재인 아동을 위해 지도자들이 나서야 한다”며 “평화로운 해결책을 찾기 위한 국제사회의 외교와 대화의 노력만이 아동의 생명과 권리를 보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지은 더나은미래 기자 bloomy@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