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지속 가능한 임팩트 생태계의 발전 방향을 모색하는 ‘2021 넥스트 임팩트 콘퍼런스(Next Impact Conference)’가 온라인에서 생중계됐다. 다섯 번째 세션의 주제는 ‘Z세대 체인지메이커의 관점에서 본 모두를 위한 ESG’였다. 한국과 호주, 싱가포르 국적의 Z세대 대학생 8명이 패널로 참석했다.
이번 세션은 아쇼카 U 체인지메이커캠퍼스로 선정된 ▲호주 센트럴 퀸즐랜드 대학교 ▲싱가포르경영대학교 ▲한양대학교 학생들이 차례로 그동안 참여한 프로젝트를 소개하면서 시작됐다. 이들은 지역사회 홈리스 문제 해결, 사회혁신에 대한 인식 고취와 관련 프로젝트 지원, 지속가능한 임팩트 만들기 등을 위해 노력한 경험을 공유했다.
한양대학교 임팩트사이언스연구센터와 사회적가치연구원, 조선일보 더나은미래가 행사에 앞서 MZ세대 3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ESG 인식 설문 조사’ 결과를 중심으로 토론이 시작됐다. 모더레이터를 맡은 이희진(한양대)씨는 “한국에서는 ESG 용어에 대한 MZ 세대의 인지도가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응답자의 39.3%만이 ESG가 무엇인지 인지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클라리사 림 위신(싱가포르경영대)은 “싱가포르에서도 ESG 용어 자체는 잘 모른다”고 말했다. “다만 모든 Z세대는 어떤 형태로든 환경 또는 사회 프로젝트에 참여해본 적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대다수 대학생이 의무적으로 80시간의 봉사활동을 해야 하기 때문에 ESG 가치에 대한 인식이 뿌리 깊이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이다.
ESG 요소 중 Z 세대가 가장 관심 있는 분야는 ‘환경(E)’이다. 설문에서는 응답자의 82.3%가 ‘더 나은 환경적 가치를 가진 상품을 살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청년들이 누구와, 어떻게 협력해야 할지에 대한 논의도 이어졌다. 김소희(한양대)씨는 “청년층은 더 많은 기업과 협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청년이 기업들과 캠페인을 운영해서 다른 청년들로 하여금 더 적극적으로 친환경적인 소비를 하도록 장려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애슐린 포사이스(호주 센트럴퀸즐랜드대)는 “호주에서는 다 쓴 캔이나 빈 병을 가지고 가서 재활용하면 0.1달러를 환불받는 프로그램이 있다”며 “이런 작은 사회적 실천이 쌓여서 사회를 바꿀 동력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Z세대가 참여해야 할 활동에 대해서도 토론했다. 애버섹 나저라자(호주 센트럴퀸즐랜드대)는 “오늘날에는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집에서 편하게 세계 각지 사람들과 대화하고, 문제 해결을 위해 논의할 수 있다”며 “글 올리기, 좋은 게시물을 공유하거나 ‘좋아요’ 누르기, 가치 있는 활동을 하는 기업이나 비영리단체 팔로잉 하기 등을 실행할 수 있다”고 했다. 김성현(서울대)씨는 “한국의 일부 Z세대는 배달 애플리케이션으로 음식을 주문할 때도 ‘일회용품 받지 않기’를 선택하는 등 친환경적인 실천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지난 학기에 동아리 학생들과 조사한 결과, Z세대는 기업이 친환경 제품과 서비스를 더 많이 출시하기를 기대하고 있으며 ESG의 가치가 담긴 상품에는 비용을 더 지불할 의향도 있었다”고 말했다.
아난야 엘리자베스 비자이(싱가포르경영대)는 “싱가포르 기업은 환경과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충분히 노력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상장기업들은 지속가능성 보고서를 의무적으로 발행해야 하는 등 ESG 경영을 도입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지만, 중소기업·스타트업은 그렇지 않다”며 “소비자인 우리 Z세대가 더 지속가능한 명분이 있는 곳에 돈을 쓴다면 변화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노동인구에 편입돼 다음 세대를 위한 사고를 한다면 훨씬 더 평등하고 친환경적인 세상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지은 더나은미래 기자 bloomy@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