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 4000만명 이상 수용하는 저소득 국가들의 백신 보유량이 전 세계 공급량의 3%에 불과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고소득 국가는 전체 백신의 84%를 보유한 것과 대비된다.
15일 국제구호개발 NGO 월드비전은 ‘세계 난민의 날’(6월20일)을 앞두고 난민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불평등을 주제로한 보고서 ‘높은 위험, 낮은 우선순위’를 발표했다.
이번 보고서는 요르단, 터키, 베네수엘라, 콩고민주공화국, 우간다 등 총 8개국의 난민과 국내 실향민 1914명(339가구)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기반으로 작성됐다. 응답자 중 코로나 백신 접종자는 단 1명으로 나타났고, 응답자의 68%는 ‘백신접종 계획에 대해 전혀 들은 바 없다’고 답했다. 실제 난민수용국의 약 40%는 난민에 대한 백신 공급 계획을 세우고 있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는 코로나가 난민 및 국내 실향민 가정과 아동의 발달에 미치는 영향에도 주목했다. 지난 1년간 소득이 감소했다고 답한 응답자 비율은 73%였다. 실직을 경험한 응답자는 전체의 40%에 달했다. 소득 감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녀를 결혼시킨 가정의 비율은 우간다 50%, 콩고민주공화국 33%, 요르단 16%로 나타났다.
앤드류 몰리 국제월드비전 총재는 “오늘날 세계에는 2차 세계대전 이후보다 더 많은 난민이 있으며 그중 절반은 어린이”라며 “우리의 노력과 관심이 수백만 명의 생명을 구하고 삶을 재건시킬 수 있다고 믿는다”고 했다.
지난 11~13일(현지 시각) 개최된 G7 정상회의에 참석한 세계 정상들은 2022년까지 전 세계에 10억회 분 이상의 코로나19 백신 기부를 약속했다. 월드비전은 “난민과 국내 실향민들에게 우선적인 백신 제공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촉구하면서 세계 최대 아동옹호 NGO로서의 역할을 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명환 한국월드비전 회장은 “G7 정상회의를 통해 난민들을 코로나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대안이 마련돼 기쁘게 생각한다”며 “월드비전은 백신의 균등한 공급을 통해 전쟁으로 고국과 고향을 잃고 살아가는 난민, 특히 아동들의 기본권이 지켜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강태연 더나은미래 인턴기자 kite@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