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위기 당사자는 청년들인데… 우리가 환경 문제에 목소리 내야죠”
Share on facebook
Share on twitter
Share on print

[인터뷰] 김민 빅웨이브 대표

20대가 주축인 기후변화청년모임
누구나 자유롭게 활동하는 플랫폼
‘보여주기식 간담회’ 그만해야 할 때

김민 빅웨이브 대표가 러쉬(LUSH)의 후원을 받아 제작한 빅웨이브 친환경 보디로션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지난 10일 서울 성수동에서 만난 그는 “청년이 국가의 기후변화 대응 전략 수립에 지속적으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장은주 C영상미디어 객원기자

20대 청년들이 주축이 된 시민단체가 환경 운동 분야에 새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기후변화청년모임 빅웨이브’(이하 ‘빅웨이브’)가 그 주인공이다. 빅웨이브는 상근 활동가조차 없는 설립 4년 차 단체지만, 환경 관련 국내외 주요 행사에 빠지지 않고 초대받고 있다. 지난해에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기후변화 당사국총회(COP25)에서 한국 홍보관 참여 단체로 참가해 국제 사회 전문가들 앞에서 국내 기후변화 이슈를 알리기도 했다. 지난 10일 서울 성수동 헤이그라운드에서 만난 김민(28) 빅웨이브 대표는 “기후변화 문제에 대해 우리나라가 유독 조용해서 ‘작은 목소리를 내자’며 친구들과 모임을 연 게 시작”이라며 “솔직히 이렇게 일이 커질지 몰랐다”며 웃었다.

”기후변화 스터디 모임을 2016년 열었을 때 멤버가 15명이었어요. 이후 1년도 안 돼 70명으로 참여자가 늘었죠. 그때 ‘기후변화에 관심 있는 청년들이 이렇게 많으니 할 수 있는 것도 많겠다’는 생각이 들어 빅웨이브를 설립하게 됐어요. 지금 회원은 320명이에요. 기후변화 해결에 의지를 가진 청년들이 우리의 핵심 자산입니다.”

빅웨이브는 기후변화와 관련한 연구, 캠페인,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총 61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재생에너지 관련 국내 현장을 찾아가는 ‘청년 프론티어’, 아동·청소년 대상 생태 예술 교육 프로그램, 기후변화 관련 팟캐스트 ‘기.대.라. 등이 대표적이다. 현재 빅웨이브는 우리 정부가 올해 말까지 UN에 제출해야 하는 ’2050 장기 저탄소 발전전략(LEDS)’을 구성하는 민간위원회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김민 대표는 “모든 프로젝트는 회원들이 스스로 만들고 수행한다”며 “현재 운영진 8명이 있지만 활동 지원을 할 뿐 방향을 미리 정하진 않는다”고 설명했다. “단체는 회원 중심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게 저희 철칙이거든요. 회원끼리 관심사에 대해 자유롭게 의견을 나눈 뒤에 ‘이거 한번 해볼까’ 하는 식으로 일을 진행하면 결과도 좋게 나와요. 하고 싶은 일이니까요.”

빅웨이브 운영진은 모두 본업이 따로 있다. 빅웨이브라는 플랫폼을 통해 ‘환경운동가’라는 ‘부캐’를 키우는 셈이다. 김 대표는 “직업 활동가가 되지 않아도 환경 운동에 참여할 수 있고, 개인 사정에 따라 활동을 중단하거나 언제든 다시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회원들의 만족도와 참여도가 높다”고 했다.

유연한 조직 운영의 철학은 김 대표의 경험에서 나왔다. 현재 직장에서 일하는 김 대표는 환경 단체 소속 활동가 출신이다. 환경 문제 해결이 중요하다는 생각은 변하지 않았지만, 운동 방식에 한계가 있다고 느껴 단체를 나왔다. “풍부한 네트워크와 후원자를 보유한 단체에 속하면 할 수 있는 일도 많죠. 하지만 한계도 분명히 있었어요. 조직의 이해관계를 따지게 된다거나 낮은 급여 탓에 경제적으로 불안하기도 해요. 그래서 누구나 자유롭게 드나들며 환경 운동을 벌이는 플랫폼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빅웨이브 회원 대부분은 20대다. 대학생과 사회 초년생이 전체의 70%를 차지한다. 이들의 문제의식은 ‘기후 위기 대응에 청년들 목소리가 없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기후 위기의 당사자는 미래 세대인데도 기후변화와 관련한 의사결정 자리엔 청년이 빠져 있다”며 “개개인은 힘이 없지만 플랫폼을 하나의 창구로 활용해 목소리를 내는 것”이라고 했다.

때론 기성세대의 편견이 상처로 돌아오기도 한다. “나이 지긋한 교수나 일부 활동가가 ‘기특하다’고 할 때가 잦아요. ‘너희 하고 싶은 대로 다 해’라며 선심 쓰듯 얘기하기도 하죠. 매우 무례하다고 생각해요. 청년들을 기후변화라는 거대한 문제에 대해 함께 고민할 존재로 보지 않는 거니까요.”김민 대표는 “청년이 국가 기후변화 대응 전략 수립에 상시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기성세대의 보여주기식 간담회는 이제 그만해야 할 때입니다. 청년들도 충분히 환경 문제에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청년들은 환경 문제에 무관심하다’거나 ‘수동적이다’라는 주장은 틀린 말입니다. 청년들의 목소리에 기성세대도 응답할 거라 믿습니다.”

[허정민 더나은미래 기자 hoom@chosun.com]
관련기사

Copyrights ⓒ 더나은미래 & futurechosun.com

전체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