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되면 우리 손으로”… 자력으로 해외봉사 가는 대학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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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봉사 프로젝트 모임 ‘원우’
기업·NGO봉사단 낙방에 “우리끼리 해보자” 말 나와
일일카페·재능기부 전시로 3개월 동안 680만원 모아
지난해 7월 탄자니아서 화장실 짓고 영양제 보급

“많은 대학생이 해외봉사를 원하지만 갈 수 있는 방법은 대기업이나 NGO 등에서 모집하는 해외자원봉사단이 전부예요. 수요자는 몰리는데 인원은 제한되니 대부분 낙방하죠. 저도 몇 번이나 떨어졌어요. 떨어진 친구들 사이에서 ‘정말 원하면 우리끼리 해보자’는 말이 나왔죠. 그게 시작이었습니다(정태영·24·경희대 시각정보디자인과 3년).”

해외봉사 프로젝트 모임 '원우'의 멤버 11명은 지난해 7월 23일부터 한 달간 탄자니아에서 봉사활동을 펼쳤다. /원우 제공
해외봉사 프로젝트 모임 ‘원우’의 멤버 11명은 지난해 7월 23일부터 한 달간 탄자니아에서 봉사활동을 펼쳤다. /원우 제공

대학생 해외봉사 프로젝트 모임 ‘원우’는 그렇게 만들어졌다. 2012년 봄, 11명의 동네 친구들이 모였다. ‘어디서 봉사할 것인가’와 ‘무슨 돈으로 할 것인가’란 고민이 시작됐다. 멤버들은 인터넷에서 해외사업장이 있는 NGO들을 검색해 ‘일할 곳을 찾는다’는 취지의 메일을 보냈다. 수백 통에 이르는 메일이었다. 싸늘한 시선도 많았고, 거절도 자주 당했다. 최종적으로 연결된 곳은 국제개발 NGO 중 하나인 ‘국제아동돕기연합’이었다. 탄자니아 사업장을 방문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했다. 원우와 국제아동돕기연합은 수많은 회의를 거쳐, 작년 5월부터 모금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항공료와 개인 경비는 각자 부담하되, 탄자니아 아이들과 학교를 위한 기념품 및 화장실을 짓는 비용 등을 마련해야 했다.

“친구 중에 미술 전공자가 많았어요. 30명 정도를 ‘원우 디자이너팀’이란 이름으로 모집했고, 재능기부로 전시에 참여시켰죠. 수익금은 이 프로젝트에 기부됐고요(권진우·25·서강대 경제학과 4년).”

일일카페 등을 개최하거나, 대학 축제를 쫓아 다니며 칵테일이나 팥빙수를 만들어 팔기도 했다. 독특한 아이디어도 동원됐다. 그중 하나가 ‘카메라 프로젝트’다. 일회용 카메라를 싸게 사서, ‘기부 프리미엄’을 붙여 팔았다. 일회용 카메라를 산 사람에게 곧바로 주지 않고 탄자니아에 가져가 현지 아이들에게 마음껏 사진을 찍게 했다. 귀국 후 현지에서 찍은 사진 2장을 인화해, 카메라와 사진 한 장은 초기 구매자에게 되돌려주고, 또 다른 한 장은 탄자니아 아이들에게 보내줬다. 이 밖에 종이 램프를 직접 제작해, ‘원포원(One for One·한 개를 사면 한 개를 기부)’ 개념으로 판매했다. 3개월여의 활동으로 모인 경비는 680만원에 달했다.

7월 23일, 이들은 한 달 일정으로 탄자니아 땅을 밟았다. 탄자니아 탕가시의 ‘퐁궤’라는 마을이었다. 보건의료와 문화교류 활동이 주축이 됐다. 모기장이나 비타민 영양제를 보급하기도 하고, 마을 한 곳에는 직접 화장실도 지었다. 운동회를 하거나 지역 학교를 방문해 예체능 교육을 진행하기도 했다. 정태영씨는 “아프리카를 직접 경험해보니, 한 가지로 정의되지 않더라”며 “우리가 모르고 지나치는 수백 가지의 문제들이 얽혀 고난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 같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원우의 이 같은 활동은 작년이 처음은 아니다. 2011년에 모인 6명의 원우 창립멤버들이 같은 과정을 겪었다. 당시에는 굿네이버스의 사업장을 방문했었다. 하지만 모임의 선배들은 2012년 멤버에게 아무것도 물려주지 않았다.

“하나하나 주도적으로 만들어가는 것이 우리 모임의 성격입니다. 준비 과정에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절대 1기에게 미리 조언을 구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의 틀을 따라간다면 여타의 단체들과 다를 바가 없다고 생각했어요(권진우).”

모임의 규모가 커지는 것도 경계했다. 정태영씨는 “누구나 해외봉사를 갈 수 있게 하자는 것이 본래 취지인데, 기수가 쌓이다 보면 조직이 커지고, 그럼 또 누군가 탈락하게 될 수도 있다”고 했다. 이들이 스스로를 해외 봉사 동아리가 아니라 프로젝트 모임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지난 2일 오후, 강남역에 위치한 ‘국제아동돕기연합’ 1층의 카페 ‘유익한 공간’이 북적거렸다. 2012년 원우의 활동을 마무리하는 자리다. 카페 벽면을 따라 사진이 걸려 있었다. 학생들은 들뜬 목소리로 이야기꽃을 피웠다. 자리에 놓인 팸플릿에는 ‘2012년 원우 모금내역’ ‘지출 내역’ ‘2013년 원우 모집 내용’ 등이 적혀 있었다. ‘원하는 친구’와 ‘멀리 있는 친구’를 지칭하는 모임의 이름처럼 멀리 있는 친구를 만나길 원하는 그들의 뜻은 올해도 이어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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