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다보스포럼, ‘지구를 구하는 방법’ 주요 테마로 내세워
지난 24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막을 내린 올해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의 가장 큰 이슈는 ‘경제’가 아닌 ‘환경’이었다. ▲무역 분쟁 ▲저성장 고착화 ▲소득 불평등 확대 등 각종 경제 이슈가 산적했지만,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건 ‘기후 위기(Climate Crisis)’였다.
WEF는 ‘지구를 구하는 방법’을 주요 테마로 선정하고, 전체 350여 개 세션 가운데 약 5분의 1을 기후 위기를 논의하는 자리로 채웠다. 포럼 개막 직전에 펴낸 ‘2020년 국제위험보고서’에서 세계를 위협하는 요인 1위로 ‘기후변화’를 꼽은 것도 눈길을 끌었다. ‘기후변화 대응 실패’ ‘자연재해’ ‘생물다양성 손실’ ‘인간에 의한 환경재난’ 등이 차례로 뒤를 이었다. 기후 위기 관련 내용이 1~5위를 모두 채운 건 WEF가 연례보고서를 펴내기 시작한 2007년 이후 처음이다.
10대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 제니퍼 모건 그린피스 사무총장, UN 기후대응특임대사로 내정된 마크 카니 영국은행 총재,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 동물학자 제인 구달, 프란스 티메르만스 EU 집행위원회 부위원장, 니컬러스 스턴 런던정치경제대 교수 등은 특별 연사로 초청됐다.
최고의 스타는 단연 툰베리였다. 툰베리는 “1년 전 여기서 ‘우리 집(지구)이 불타고 있다’고 경고했지만 권력자들은 아직도 무책임하다”며 “탄소 저감이 아닌 탄소 제로를 요구한다”고 역설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툰베리를 겨냥해 “파멸의 예언자의 대재앙 예측을 거부해야 한다”며 “지금은 비관보다 낙관할 때”라고 발언했다가 뭇매를 맞았다. 모건 사무총장은 “기후 위기를 맞은 미국인의 위험도 이해하지 못하면서 ‘행복한 미국’을 만들겠다는 인식에 경악했다”고 말했다.
WEF는 올해 새로운 ‘다보스 선언’을 발표했다. 1973년 발표 이후 47년 만이다. ‘기업의 목표는 이해관계자들을 지속적인 가치 창출 활동에 동참시키는 것이며 미래 세대를 위한 청지기의 역할을 다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WEF는 새 선언의 발표 이유로 “툰베리 효과가 컸다”며 “스웨덴의 젊은 활동가는 현재의 경제 시스템을 따르는 것은 미래 세대를 배신하는 일이라는 사실을 일깨웠다”고 밝혔다.
[장지훈 더나은미래 기자 jangpro@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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